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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탄 中증시…기술주 이어 소비주까지 뛴다
증권 국내증시 2025.04.04 17:54:49올 초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등장으로 촉발된 기술주 중심의 중국 증시 상승세가 소비 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며 내수 소비 활성화에 나서자 소비재 기업들의 주가가 나란히 오름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글로벌 X 차이나 소비재(CHIQ)’ 상장지수펀드(ETF)는 올 들어 15% 가까이 상승했다. CHIQ ETF는 상품명처럼 중국 소비재 기업들을 주로 편입하고 있다. 알리바바·핀둬둬(PDD)·메이투안·징동닷컴·염차이나 등 중국 내수 소비 관련 기업 전반에 투자한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 소비 촉진을 위해 도입한 ‘이구환신(以舊換新·중고 제품을 새것으로 바꿀 때 구매 가격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정책)’의 효과가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중국 소비재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2위 기업인 징동닷컴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와 34% 증가한 3470억 위안(약 68조 5672억 원)의 매출액과 105억 위안(약 2조 74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호실적에 힘입어 징동닷컴의 주가는 올 들어 13% 가까이 상승했다. 업계 1위인 알리바바는 호실적과 더불어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의 경영 복귀 기대감까지 맞물리며 올해 주가가 50% 가까이 상승했다. 또 다른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 PDD 주가도 올 들어 17.20% 상승하며 호조를 보였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전면적 정책 전환은 중화권 주식시장 재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 소비 반등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글로벌 외식 프렌차이즈 KFC, 피자헛, 타코벨의 중국 지역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염 차이나 홀딩스의 주가는 올 들어 9.26% 상승했다. 대표적인 중국 소비재 기업으로 평가받는 구이저우마오타이(귀주모태주)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7% 가까이 올랐다. 중국 소비 활성화에 ‘KIWOOM 차이나내수소비TOP CSI’ ETF는 올 들어 7.8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잇달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중국 정부의 전면적인 정책 전환 기조에 주목하며 올 2분기 상해종합 지수가 최대 3500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란 분석도 내놓았다. 이는 이날 기준 상해종합 지수(3342.01포인트) 대비 10% 더 높은 수치다. 3일과 4일 트럼프 관세 여파로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급락해도 중국 시장은 탄탄함을 보여주고 있다. 긍정적인 전망에 투자 자금도 몰리고 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중국 펀드 설정액은 5조 9291억 원으로 한 달 새 3593억 원 증가했다. 이에 운용 업계도 중국 ETF 출시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거시·산업 정책을 ‘내수 자극’으로 집중시키고 있다"며 “소비 촉진을 통해 수입을 정상화하고 수출 물량을 내수 시장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중국, 딥시크처럼 반도체를 재정의할 것”…전 TSMC 부사장의 전망
국제 경제·마켓 2025.04.03 16:52:34미국의 제재를 뚫고 반도체 기술 자립에 나서고 있는 중국이 인공지능(AI) 분야의 딥시크처럼 반도체 분야에서 기존 방법과는 다른 양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린 번젠 대만 칭화대 반도체 연구소 소장은 3일 중국 매체 관찰자망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투자와 발명에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아마도 딥시크처럼 모두를 완전히 놀라게 할 무언가가 나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TSMC의 전 연구개발(R&D) 부사장이자 ‘침지 리소그래피의 아버지’로 불리는 린 소장은 “중국을 계속해서 핍박하며 밀어붙이고 있지만 그들에겐 (발명에 나서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중국이 반도체를 새롭게 정의하고 딥시크와 비슷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중국이 반드시 7나노미터(㎚·10억분의 1m)와 5㎚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방식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린 소장은 “7nm 공정을 통해 동일한 기능을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재료와 설계를 사용할 수도 있고, 기존의 첨단 공정 트랙에 진입해 5㎚ 또는 그보다 더 진보된 공정을 위해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을 투자할 필요 없이 딥시크처럼 기존의 경로를 따르지 않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5㎚에서 3㎚로, 3㎚에서 2㎚로 줄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증가한다”며 “달리 말해 5㎚ 기술이 할 수 있는 일, 또는 미래에 필요하게 될 일, 새로운 재료와 새로운 구조를 사용하는 일을 7㎚ 기술을 사용해서 할 수 있다면 기존에 필요했던 크기를 줄이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린 소장은 중국 본토가 반도체를 재정의할 수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외부 세계가 중국 본토에 R&D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도록 계속 강요한다면, 미래에는 ‘반도체 산업의 딥시크’가 탄생해 TSMC가 5nm, 2nm, 3nm를 만드는 데 들인 노력이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부연했다. 이 경우 “우리는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본토의 가격은 낮고 시장은 거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본토의 파운드리 업체들의 수익성에 대해 폭스콘의 반도체 전략 책임자이자 TSMC의 전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치앙샹이는 “정부의 보조금 없이도 현지 파운드리 업체들의 수익성이 한눈에 드러날 것”이라며 “그러나 핵심은 반도체 자율성이 중국 본토의 확고한 발전 방향이며, 반도체 회사들은 필연적으로 자신들에게 적합한 생존 및 발전 모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치앙 전 COO는 인텔이 어려움을 겪는 것에 대해 TSMC의 도움을 받는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성숙한 공정 제조업체를 인수해 상호 보완적인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린 소장은 TSMC가 경쟁사들이 갖지 못한 장점을 지녀 “따라잡기 매우 어렵다”고 인정했다. 그는 인텔과 삼성에 비해 TSMC가 수백 개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량의 제품을 빠르게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업체들이 따라잡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중국 투자할 땐 'TIGER'…미래에셋운용 항생테크 ETF, 순자산 1조 돌파
증권 해외증시 2025.04.03 11:05:24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자사 상품인 ‘TIGER 차이나항셍테크’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이 1조 원을 돌파했다고 3일 밝혔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종가 기준 TIGER 차이나항셍테크 ETF 순자산은 1조 438억 원이다. 현재 국내 상장된 항셍테크 투자 ETF(레버리지 제외) 전체 순자산의 83.7%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등장 이후 중국 테크 기업들의 경쟁력이 재평가 받기 시작하며 해당 ETF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TIGER 차이나항셍테크 ETF를 981억 원어치 사들였다. 개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순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5779억 원에서 3개월 만에 약 2배가량 성장했다. TIGER 차이나항셍테크 ETF는 중국 혁신 성장 산업을 대표하는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에 투자한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테리픽10(Terrific10’ 종목에 투자 가능하다. 테리픽 10에는 샤오미, 알리바바, SMIC, 텐센트, 징동닷컴, 메이퇀, 넷이즈 등 중국 대표 기술주들이 포함돼 있다. 중국 테크 기업 주가 상승에 당국의 적극적인 부양 의지가 뒷받침되면서 갈수록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2일 기준 해당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9.0%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 본부장은 “지난달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AI+ 행동을 통해 혁신 테크 분야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원을 강조했다”며 “올해 성장률 목표 5% 달성을 위한 하나의 축으로 첨단 테크 분야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며 중국 테크 기업에 대한 기대감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中 주문 폭주하는데…엔비디아는 '딜레마'
산업 IT 2025.04.03 09:20:53엔비디아가 중국발(發) 인공지능(AI) 가속기 주문 폭주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제재가 강화될 경우 생산한 칩셋이 소용없어지는 탓이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재무제표에 선반영된 거액의 매출 채권이 증발해 지지부진한 주가에 부담을 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일(현지 시간) 디인포메이션은 “올 1분기 엔비디아가 중국 전용 칩 H20을 160억 달러나 주문받았다”며 “횡재에도 미국이 대(對)중국 H20 판매를 금지할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의 지난 회계연도 중국 매출(170억 달러)과 맞먹는 규모다. 딥시크가 중국 전용 칩셋으로 뛰어난 성과를 내자 중국 기업들이 주문량을 대폭 늘린 데 따른 것이다. H20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판매할 수 있는 AI 가속기 중 최신 제품이다. 엔비디아는 3년 전 H100의 중국 판매가 금지되자 전용 칩 H800을 냈고, 이마저 수출 길이 막히자 지난해 한 단계 성능을 낮춘 H20을 내놓았다.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거대 기술기업(빅테크)’들의 주문이 쏟아지며 1년 치 중국 매출을 한 분기 만에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H20이 현 주력 칩셋인 ‘블랙웰’보다 15배 느리다는 데 있다. 중국 기업들 외에는 H20을 구매할 고객이 없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수출을 막아선다면 재고를 떠안게 된다. 엔비디아 칩셋을 만들어내는 대만 TSMC의 반도체 생산량이 제한돼 있다는 점도 골치다. TSMC는 1분기 주문받은 H20을 소화하기 위해 생산라인 증설이 필요한 상태다. 디인포메이션은 “가용량을 늘릴 수는 있으나 이렇게 많은 양을 만들어내는 데는 6개월 이상이 걸려 배송이 일러야 올 4분기에나 이뤄질 것”이라며 “엔비디아가 라인을 예약한 후 수출 금지령이 발표되면 중국 밖에서 구매자를 찾아야 하고 재고 처리를 위해 가격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 금지로 이미 주문받은 제품의 납품이 불가능하다면 엔비디아 회계에 반영된 미래 매출이 사라질 수도 있다. 엔비디아의 올 1월 말 기준 미수금은 230억 달러로 1년 새 2.3배 늘었다. 디인포메이션은 “매출보다 미수금 증가 속도가 빨라 일부 투자자들은 엔비디아가 너무 일찍 매출을 장부에 올렸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갖고 있다”며 “고객사는 칩이 제대로 작동하기 전까지는 대금을 지불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M7' 지고 'T10' 뜬다…中 펀드, 한달 새 3600억 원 유입
증권 국내증시 2025.04.02 11:14:58지난해 한 해 동안 20% 넘게 오르며 주요국 내에서도 압도적인 수익률을 자랑했던 미국 증시가 주춤하자 대안으로 중국 증시가 부상하고 있다. 중국 대표 기술주인 ‘T10’이 미국의 ‘매그니피센트(M7)’를 대체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해까지 줄곧 순매도를 보이던 중국 주식형 공모펀드에 올 들어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2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최근 1개월간 중국 주식형 펀드에는 3587억 원이 순유입됐다. 지난달 말 설정액(7조 9278억 원) 대비 4.7%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2.6%)과 북미 주식형(4.1%)가 기록한 설정액 증가율을 모두 웃돈다. 한 달 순증분으로는 2022년 4월 이후 최대치에 해당하는 수치기도 하다. 중국 펀드가 자금 순유입을 기록한 것은 13개월 만에 일이다. 중국 기술주를 향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대표 기술주 T10이 주목받고 있다. T10이란 ‘Terrific 10(대단한 10종목)’ 약자로 미국 자산운용사 위즈프리덤 주식 전략 책임자인 제프 웨니거((Jeff Weniger)가 미국 M7에 대응해 꼽은 중국 대표 기술 기업 10곳을 의미한다.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메이퇀, BYD, SMIC, 지리차, 바이두, 넷이즈, 징동닷컴 등이 포함돼 있다. 제프 웨니거는 올 2월 14일 X를 통해 “중국의 T10이 미국의 M7의 성과를 압도하고 있다”며 “미국의 M7이 그랬듯이 대중들이 이들 기업이 주도권을 깨닫고 인정하고 수용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저비용 인공지능 가성비 인공지능(AI) 딥시크의 등장 이후 상승세를 보였던 중국 증시는 최근 중국 정부가 전방적인 지원 의지까지 드러내며 기대를 키우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그간 자행했던 테크 기업 때리기를 중단하고 기술 자립을 선언하는 등 관련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증시 자체 기초체력(펀더멘탈)도 좋아지고 있다는 점 역시 추가 상승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중국은 지난해 4분기 예상치를 웃도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별 국채 발행 등 소비 진작 정책 실시도 장기 성장률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배당금 상향 및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독려하는 정부 주도의 중국판 밸류업 정책 강화도 주식시장에 호재로 간주되고 있다. 글로벌 기관 투자가들이 지난해 9월 이후 중국 주식 순매수에 나서면서 수급 상황도 좋아지고 있다. 2020년 15%까지 늘렸던 글로벌펀드 내 중국 비중은 2023년 5%로 바닥을 찍고 지난해 말 6.3%로 높아졌다. 단기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표는 타국가 대비 매력적이다. 12개월 전망 주가수익비율(PER)은 11.4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4배로 역사적 고점 대비는 낮은 수준에 있다. 중국 증시 호조에 관련 펀드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설정액 500억 원 이상의 공모 중국 주식형 펀드를 기준으로 KCGI차이나펀드(설정액 1860억 원)가 최근 6개월 수익률 33.8%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당 펀드에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최근 1개월간 89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해당 펀드는 중국 본토뿐 아니라 홍콩, 대만 등 범중국 기업에 투자한다. T10 주요 종목 등 중국 기술주에 투자하면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내수 소비주에 동시에 투자하는 바벨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바벨 전략이란 위험과 수익을 균형 있게 관리하기 위해 상반된 전술을 결합하는 투자 전략을 말한다. -
낸드 값 또 10% 올라…메모리 바닥 찍었나 [biz-플러스]
산업 기업 2025.04.02 07:57:12낸드플래시 반도체 가격이 3개월 연속 오르며 메모리 ‘바닥론’에 힘을 보탰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정보기술(IT) 기기 수요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카드·이동식저장장치(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전월보다 9.61% 오른 2.51달러를 기록했다. 낸드 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인 뒤 지난 1월 반등해 3개월 연속 상승했다. 3월 증가율은 2017년 3월(13.87%) 이후 8년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PC용으로 쓰이는 DDR4 D램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1월 1.35달러 이후 5개월 째 보합세를 보였다. 메모리 가격 회복세는 업체들이 불황 속에 고용량 낸드 생산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I 산업 발전으로 데이터센터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일시적인 조정 후 올해 2분기에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 딥시크의 출시가 AI 애플리케이션 대중화와 데이터센터 구축을 확대해 기업용 SSD 등의 수요를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개인 소비자들의 AI 모바일 기기 구매가 늘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 늘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생성형 AI에 대한 글로벌 시장 지출이 지난해보다 76.4% 증가한 6440억 달러(약 9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체 지출의 80%를 AI 스마트폰·PC 등 IT 기기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수요 반등이 예상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메모리 업체들도 칩 가격을 인상하거나 생산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 D램 3위 업체 마이크론은 지난달 25일 가격 인상을 알리며 “메모리 반도체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예상치 못한 수요 증가가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샌디스크 역시 이번 달부터 낸드 값을 10% 이상 올렸고 중국 YMTC도 가격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바닥 찍은 메모리…낸드값 또 10% 올라
산업 기업 2025.04.01 17:40:37낸드플래시 반도체 가격이 3개월 연속 오르며 메모리 ‘바닥론’에 힘을 보탰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정보기술(IT) 기기 수요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카드·이동식저장장치(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전월보다 9.61% 오른 2.51달러를 기록했다. 낸드 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인 뒤 지난 1월 반등해 3개월 연속 상승했다. 3월 증가율은 2017년 3월(13.87%) 이후 8년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PC용으로 쓰이는 DDR4 D램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1월 1.35달러 이후 5개월 째 보합세를 보였다. 메모리 가격 회복세는 업체들이 불황 속에 고용량 낸드 생산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I 산업 발전으로 데이터센터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일시적인 조정 후 올해 2분기에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 딥시크의 출시가 AI 애플리케이션 대중화와 데이터센터 구축을 확대해 기업용 SSD 등의 수요를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개인 소비자들의 AI 모바일 기기 구매가 늘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 늘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생성형 AI에 대한 글로벌 시장 지출이 지난해보다 76.4% 증가한 6440억 달러(약 9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체 지출의 80%를 AI 스마트폰·PC 등 IT 기기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수요 반등이 예상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메모리 업체들도 칩 가격을 인상하거나 생산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 D램 3위 업체 마이크론은 지난달 25일 가격 인상을 알리며 “메모리 반도체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예상치 못한 수요 증가가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샌디스크 역시 이번 달부터 낸드 값을 10% 이상 올렸고 중국 YMTC도 가격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오픈AI, 사상 최대 투자 유치에 무료 추론AI로 딥시크 대응
산업 IT 2025.04.01 12:26:07오픈AI가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400억 달러(약 59조 원)에 달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 벤처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반년만에 2배가 뛰어 3000억 달러(약 442조 원)에 달한다. 오픈AI는 거액의 자금을 수혈하는 한편 ‘오픈 웨이트’형 추론 인공지능(AI)의 무료 공개를 예고하며 일론 머스크의 비판과 딥시크 등 경쟁자에 대응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31일(현지 시간) 오픈A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3000억 달러 기업가치로 400억 달러 규모의 새 자금 지원을 받았다”며 “혁신 기술을 확장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소프트뱅크그룹과 협력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오픈AI는 “AI 연구 경계와 컴퓨팅 인프라를 확장하고 매주 챗GPT를 사용하는 5억 명의 사람들에게 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하겠다”며 “모든 인류에게 이로운 일반인공지능(AGI)로 가는 길을 닦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신규 자금은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함께하는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쓰인다. 스타게이트에 예정된 금액은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 상당이다. 오픈AI가 유치한 금액은 단일 투자로 벤처 역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10월 1570억 달러이던 기업가치는 단번에 2배 상당으로 뛰었다. 이에 따라 오픈AI는 피치북의 ‘가장 가치 높은 벤처캐피탈(VC) 지원 기업 순위’에서 틱톡 개발사 바이트댄스(2200억 달러)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1위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3500억 달러)가 유지 중이다. 투자에는 소프트뱅크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 스라이브 캐피털 등이 참여했다고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가 초기 단계에 75억 달러를 대고, MS 등 컨소시엄이 25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말까지 소프트뱅크가 225억 달러, 컨소시엄이 75억 달러를 각각 추가하는 구조다. 같은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오픈웨이트 추론 AI를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오픈웨이트란 프로그램 설계도가 완전 개방된 오픈소스와 달리 일부 코드와 AI 훈련의 가중치를 공개하는 형식이다. 사용자는 이를 무료로 내려받아 일부 수정해 사용할 수 있다. ‘인류를 위한 AGI 개발’을 목표로 설립한 오픈AI가 AI 소스를 공개하는 것은 2019년 GPT-2 이후 처음이다. 오픈AI의 결정 뒷편에는 “오픈소스로 AI를 무료 제공하겠다는 최초 사명을 배신했다”는 머스크의 공격과 오픈웨이트로 등장해 충격을 준 딥시크 추론모델 R1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는 물론 메타 ‘라마’ 등이 오픈소스 생태계를 장악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의지다. 올트먼은 “다른 모델과 마찬가지로 안전성과 유용성 여부를 기준에 따라 철저히 검토할 예정”이라며 "아직 결정해야 할 사항들이 남아 피드백을 모으고 초기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기 위해 개발자 행사를 열겠다”고 했다. -
[청론직설] “전력 못 끌어와 AI칩 있어도 쓰지 못해…연구 인프라 확충 절실”
산업 IT 2025.03.31 18:01:58인공지능(AI) 기술을 둘러싼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의 오픈AI가 2022년 11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챗GPT’를 공개해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주더니 올해 1월에는 중국의 AI 스타트업이 그에 버금가는 성능의 ‘딥시크 R1’을 출시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 기술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성배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특훈교수는 3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AI 연구 인프라와 인재는 미국·중국에 비해 양적으로 매우 부족하다”며 “우리나라가 보유한 AI용 반도체칩 총량이 미국 빅테크 한 곳에도 미치지 못하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칩으로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전력 소모량이 매우 크므로 데이터센터에 전력 공급 시설을 함께 지어야 하는데 아직 미흡하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대학 연구소는 AI 연구를 위해 GPU를 구해놓고도 전력선을 끌어오지 못해 해당 AI 칩을 쓰지 못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하고 있다”며 관련 기반 시설 확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구글의 AI 알파고 등장 쇼크 이후 10년째에 접어들었다. 그간 AI 기술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알파고가 2016년 바둑계의 인간 최고수인 이세돌 9단을 이기면서 AI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커졌다. 컴퓨터가 스스로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측하는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이 알파고 개발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정확히 말하면 머신러닝의 일종인 딥러닝(심층 기계학습)과 강화 학습을 바탕으로 삼았다. 이 기술은 ‘언어모델’ 방식의 AI 개발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언어모델이란 어떤 단어들이 순차적으로 나열됐을 때 그다음에 무슨 단어가 나와야 가장 자연스러운 문장이 될지 추정하는 것이다. 언어모델 알고리즘에서 파라미터(매개변수)들을 엄청나게 늘려주면 AI가 더 복잡하고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람과 대화하면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챗봇과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 AI가 탄생했다. 근래에는 LLM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계획을 세워 작업하고 다른 AI들과도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에이전트 AI’를 개발하는 데 연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딥시크 쇼크가 또 다른 기술 트렌드의 물꼬를 트는 것 같다. △그동안 기술 개발의 기본 추세는 AI가 더 복잡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학습용 데이터 투입량을 확대하고 알고리즘의 파라미터를 늘려가는 방식이었다. 이를 위해 방대한 데이터를 병렬 연산할 수 있는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했다. 엔비디아의 GPU가 각광받았던 것은 병렬 연산 방식으로 많은 데이터를 고속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의 딥시크는 미국 빅테크들이 사용했던 고성능 칩보다 성능이 낮은 저사양 칩을 사용해 고성능을 낸 것이어서 놀랍다. 개발사 측은 딥시크 개발에 불과 약 560만 달러만 들어갔다고 했다. 오픈AI가 챗GPT 등을 개발하는 데 1억 달러 이상을 들인 것을 감안할 때 딥시크는 미국 빅테크의 10%도 안 되는 비용으로 비슷한 성능의 AI를 개발한 셈이다. -딥시크 개발은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주는가. △딥시크는 미국 빅테크들의 대용량인 AI와 달리 경량으로 설계됐다. 알고리즘 크기와 데이터양이 적기 때문에 성능이 낮은 반도체칩으로도 빠르게 연산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AI를 만들어낸 것이다. AI 개발의 물적·인적 인프라가 미국에 비해 매우 부족한 우리나라도 고성능 AI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한국의 AI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단순 비교는 쉽지 않지만 미국 스탠퍼드대가 발표하는 글로벌 AI 인덱스에서는 우리나라가 7위 정도 했다. 이 정도면 그런대로 잘하는 수준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1위 미국, 2위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국들의 기술은 올망졸망 수준이다. 영국·프랑스·캐나다·싱가포르에 이어 우리나라가 비슷한 수준에서 뒤따라가고 있다. 우리가 조금 더 AI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면 기술 순위를 지금보다 더 올릴 수는 있다. 그러나 단순히 평가지표의 순위를 높이려고 ‘우리나라에는 이런 기술도 있고 저런 기술도 있다’면서 백화점식 연구개발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순위를 떠나서 실질적으로 사회적·산업적으로 파급효과를 낼 수 있는 기술에 집중해 선도해야 한다. -우리가 선도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원천 기술을 응용해 상용화 서비스로 개발하는 것도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다. 그런 차별화된 분야에서 한국이 연구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가령 우리나라는 의료 분야에서 의료보험을 통해 양질의 데이터를 갖고 있다. 제조업 분야에서도 많은 경험과 데이터, 물적 기반을 갖췄다. 이런 분야들에 특화된 AI를 개발해 세계시장을 겨냥한다면 충분히 기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AI 연구 인력 부족이 심각한데 해외 인재 영입을 위한 여건이 갖춰져 있는가. △전 세계적으로 AI 연구 인력의 몸값이 많이 높아져서 쓸 만한 사람을 채용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AI 분야 연구자에게 주는 연봉이 우리 대기업들의 평균 3~4배가량 된다. 우리가 그런 고액을 주고 외국인들을 데려온다고 해도 실제로 그가 몸값에 걸맞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우리 연구기관들이 미국뿐 아니라 인도에서도 공대 출신들을 데려오기 힘들어서 파키스탄 등에서 AI 전공자들을 수소문하기도 한다는데. △제3세계에서 2~3류 인재들을 데려와 머릿수를 늘린다고 인재 육성이 될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렇다고 1류 인재들을 데려오기에는 우리의 정주 여건이 부족하다. 언어 장벽, 비자 문제 등 사회 여건을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우리가 고급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중국은 딥시크를 외국인 투입 없이 순수 자국 인력만으로 개발했다. 투입된 인력 규모는 미국의 어지간한 빅테크 대비 9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도 국내에서 전문 인력들을 잘 육성하면 중국처럼 미국 기술을 따라갈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주요 대학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인공지능대학원 10곳을 설립했다. 젊은 과학자를 키우는 ‘스타펠로우십’ 사업과 인공지능센터 건립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다만 무조건 AI 분야 인력을 양적으로 늘린다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현재 AI 기술 판도는 상위 1% 이내의 인재들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우리도 이런 점을 감안해 인재 육성 정책을 투트랙으로 짜야 한다. 핵심 선도 기술을 연구하는 소수 정예 엘리트를 길러내는 트랙, 그리고 AI 기술을 응용해 이용자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는 트랙으로 나누어 교육과 평가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물적 인프라 여건이 어떤지 궁금하다. △미국의 상위 빅테크들이 보유한 GPU 칩은 회사별로 최대 수십만 장에서 수만 장에 달한다. 우리 정부도 매년 국내 기업·기관들의 GPU 보유 현황을 조사하는데 보유량이 미국 빅테크 1개 회사만큼도 안 된다고 한다. 그나마 네이버·카카오·삼성전자 등이 많이 보유한 편인데도 각각 수천 장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주요 대학이나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은 각각 10여 장 정도 보유하고 있다. 물량으로 보면 미국에 비해 중과부적이다. 전력망 공급도 아직 미흡하다. GPU 한 장당 가격이 보통 4만 달러 이상인데 점차 가격이 내려가고 있어 앞으로는 다소 사정이 나아질 수는 있겠다. -엔비디아의 비싼 GPU 외에 국산 칩이나 다른 반도체를 AI 칩으로 쓸 수 없는가. △엔비디아 이외에도 AI 칩을 개발·제조하는 회사들이 있지만 아직은 운용 안정성 측면에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그래도 국내 기업 중에서는 리벨리온 등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GPU를 대체할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을 개발하고 있다. 물론 NPU는 주로 추론 기능에 특화돼 있다 보니 GPU 기능을 모두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그럼에도 앞으로 AI 개발에서 추론 기능이 점점 중요해지는 만큼 해당 분야에서만이라도 우리가 1등을 점유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해야 한다. -AI 기술 연구 과정의 제도적 걸림돌을 제거하는 방안은. △고성능의 AI를 개발하려면 방대한 학습용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개인정보 보호 규제는 미국보다 높아 연구자들에게 제약이 되고 있다. 최근 만들어진 인공지능기본법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AI 관련 제도는 주로 유럽의 법 체계를 참조했다. 유럽은 미국보다 규제 장벽이 높아 AI 기술이 뒤처져 있다. 정부가 신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위해 법적 제한에 관한 특례를 주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AI에 대해서는 이 같은 특례를 좀 더 광범위하게 적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술 개발과 상용화, 기술 기반 창업의 길을 터줘야 한다. ◆He is…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전산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에서 신경망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의 ATR 인간정보통신연구소 연구원과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방문교수를 지냈다. 연세대에서는 인지과학연구소장과 인공지능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데이터마이닝학회 회장으로 활동했고 지난해 9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에서 기술분과위원장을 맡았다. -
[투자의 창] 외면해서는 안될 중국시장
증권 국내증시 2025.03.31 17:29:262020년 11월 3일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창판과 홍콩에 동시 상장 예정이었던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 업체 알리페이의 공모주 스케줄이 상장 바로 이틀 전날 갑자기 무기한 연기됐다. 시가총액이 350억 달러(약 51조 48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던 빅딜이 정부의 급작스러운 규제로 무산됐다. 이로 인해 당시 모기업인 알리바바의 주가는 순식간에 20% 이상 급락했다. 시장은 중국 당국의 플랫폼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불공정 조사와 제재 시작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내 플랫폼 기업들의 독점 거래에 대한 규제 가이드라인이 발표됐고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각각 50만 위안(약 1억 116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2021년 7월에는 국무원의 반독점 위원회가 플랫폼 경제 반독점 지침서를 발표했고 이후 데이터·네트워크 보안법을 차례로 발표하면서 규제 범위를 확대했다. 당시 항셍기술 지수는 고점 대비 40% 전후로 폭락했다. 2020년 11월 이후 하락세로 접어든 중국 주식시장은 지난해 7월까지도 국내 투자자들에게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 그런데 올해 들어 중국 주식시장은 극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들이 포진돼 있는 홍콩 항셍 기술 지수는 20% 넘게 상승하며 다른 주요국 증시를 압도했다. 중국 증시 활황에 대한 여러가지 배경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올 1월 하순 공개된 중국의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DeepSeek)의 등장이다. 이를 계기로 시장에는 중국과 미국 기업 간 AI 기술 격차가 크지 않다는 인식이 피어났다. 뒤바뀐 중국 당국의 기조도 기대감을 키웠다. 올 2월 중순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중국의 대표적인 기술 기업들과 시진핑 주석이 만나는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로 중국 정부는 기술 기업, 특히 민간기업에 대한 국가적 통제 관련 정책기조를 바꾸겠다는 뜻을 시장에 분명하게 전달했다. 이와 같은 정부의 지원 신호에 화답이라도 하듯 중국 민간 기술 기업들의 비전 발표가 이어졌다. 알리바바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분야에 3년간 약 75조 원을 투자할 것으로 밝혔는데 이는 알리바바의 지난 10년 간 총투자액을 뛰어넘는 수치다. 다수의 회사가 합작해 추진 중인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투자규모가 150조 원 수준인데 그 절반을 단일 회사가 투자하는 셈이다. 여전히 중국 시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미중 패권 갈등은 물론 부동산 문제, 내수 침체 등에 대한 개선 신호도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주가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드러난 이후 상승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5년간 역사적 평균의 30%이상 할인된 가격과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20% 가까운 저평가 구간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
딥시크 '상표 알박기' 한국에서 재현되나
산업 IT 2025.03.30 17:43:19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사 딥시크가 국내에서 상표권 출원에 나섰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 상표 분쟁에 휘말린 딥시크가 국내에서도 비슷한 선점 시도가 발견되자 서둘러 상표권 확보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특허청에 따르면 딥시크는 최근 자사의 영문명인 ‘deepseek’와 고래 모양의 회사 로고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국내에서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가 금지되는 등 정상적인 사업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상표권 확보부터 시도한 것이다. 상표 출원 업무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위임했다. 딥시크는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상표권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딥시크는 1월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자사 이름에 대한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델슨 그룹이라는 회사가 먼저 같은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회사의 설립자는 윌리 루라는 인물로, 딥시크 창업자인 량원펑과 같은 중국 저장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약 20여 건의 상표 분쟁에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의도적인 상표 선점 시도일 수 있다는 의심이 나온다. 중국에서는 더욱 노골적이다. 중국 국가지식재산국에 따르면 중국에서 ‘딥시크’ 및 로고 그래픽의 상표 등록 시도가 무려 63건 확인됐다. 지식재산국은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딥시크가 글로벌 AI 업계에 파란을 일으키며 화려하게 등장하자 상표를 선점해 부당 이익을 챙기려는 시도 또한 덩달아 늘어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분쟁 가능성이 예상된다. 특허정보검색 서비스 키프리스(KIPRIS)에 따르면 딥시크에 앞서 지난달 10일 박모 씨가 ‘DeepseeK’라는 이름과 고래 꼬리 모양의 로고를 출원했다. 앞·뒷글자만 대문자로 바꿨을 뿐 철자가 같고 로고 또한 딥시크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한글명인 ‘딥시크’ 또한 지난달 18일 한 농약·농자재 업체가 상표를 출원해 심사대기 중이다. 업계에서는 앱 차단으로 국내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상표 리스크까지 불거지면 딥시크의 국내 사업 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껏 ‘상표 알박기’는 주로 중국이 해외 기업을 겨냥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중국 기업이 표적이 됐다”며 “기업 체계가 온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인기를 얻다 보니 상표 확보 등 다방면에서 약점을 노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
급증하는 AI, 펑펑 쓰는 전기, 그리고 온난화 ‘레드라인’[페트로-일렉트로]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3.30 11:44:55※석유(Petro)에서 전기(Electro)까지. 에너지는 경제와 산업, 국제 정세와 기후변화 대응을 파악하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기사 하단에 있는 [조양준의 페트로-일렉트로] 연재 구독을 누르시면 에너지로 이해하는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전기가 없는 세상은 더 이상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전기가 필요한 경우는 앞으로도 늘면 늘었지 줄어들 일은 없겠죠. 세상을 그야말로 뒤바꾸고 있는 인공지능(AI)이 우리의 삶을 고도화할수록 인간은 훨씬 더 많은 전기를 필요로 합니다. 물론 첨단 기술은 기후변화라는 매우 값비싼 대가를 요구하고 있죠. 인간도, 데이터도 열은 전기로 식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달 발간한 글로벌 에너지 리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는 1년 전보다 2.2% 증가했습니다. 앞선 10년(2013~2023년) 동안의 연 평균 전력 수요 증가율(1.3%)보다 크게 오른 것인데요. 이 증가를 주도한 것이 전력 부문입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사용된 전력은 1년 전에 비해 1080 테라와트시(TWh) 증가했는데요, 이는 지난 10년 동안 연간 평균 증가율(562.5 TWh)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합니다. 지난해 전력 소비를 주도한 것은 미국과 유럽, 한국, 호주 등을 포함한 선진국이었습니다. 2024년 선진국의 전력 소비량은 230 TWh 증가했는데, 직전인 2023년만 해도 140 TWh 감소했던 것에서 큰 변화가 있었던 것입니다. IEA는 냉방과 데이터센터, 산업 생산에서 전력 사용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건물 부문에서 사용한 전력은 629 TWh로 산업(407 TWh), 수송(40 TWh) 등 다른 분문에 비해 월등히 많았는데, 건물 부문에 포함되는 냉방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때문이라고 하네요. 구글, MS, 메타 같은 미국 빅테크부터 전 세계에 ‘쇼크’를 안겨준 중국 딥시크까지 그야말로 AI가 급증하는 세상이죠. 그 AI를 지탱할 데이터센터를 구동하는데도, 데이터센터가 받은 열을 식히는 냉각 시스템도 전기로 돌려야 하는 만큼 말 그대로 ‘전기 먹는 하마’입니다.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 가운데 절반은 냉각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SK엔무브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가 전기가 필요 없이 비전도성 액체로 서버의 열을 식히는 액침 냉각에 진출한 것도 전기를 대신할 대안을 찾는 냉각 수요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밖에 최근에는 증가 폭이 전보다 감소하기는 했습니다만 중국과 유럽 등에서 꾸준히 전기차 비중이 늘고 있는 것도 전력 수요를 부추기는 요소입니다. ‘가스의 시간’ 그렇다면 그 많은 전기는 무엇으로 만들고 있을까요? 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발전량 증가의 80%는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으로 채워졌습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22년 연속 신기록을 세웠고, 원자력 발전 용량도 지난 30년 가운데 다섯번 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하네요. 화석연료 사용도 증가했습니다. 특히 가스 발전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2024년 가스 수요 증가 폭은 1150억 입방미터로 앞선 10년 평균(750억 입방미터)보다 50% 이상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가스 수요 확대를 예상하고 있는데요.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셸은 15년 뒤인 2040년까지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지금보다 60%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탄소 감축을 위해 석탄∙석유와 재생에너지를 잇는 브릿지 전원인 가스 사용이 증가하고 있고, 또 앞서 말씀드린 AI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발전원으로서 가스의 활용도가 갈수록 높아진다고 합니다. 우드맥킨지는 한국과 일본의 AI 붐이 아시아 LNG 수요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산업화 대비 1.5℃’ 마지노선 깨져 전기를 포함한 에너지 사용은 이처럼 팽창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한 가지 소식이 더 눈에 띕니다. UN 세계기상기구(WMO) 연구 결과 지난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사상 최초로 산업화 이전보다 1.55℃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화 대비 1.5℃’는 지구의 온난화 정도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이자 기후변화 ‘레드라인’입니다. 1.5℃ 이상인 해가 한 번 있었다고 해서 파리 협약 위반은 아니지만, 기후변화 상황이 엄중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최근 확정된 우리나라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발전 공급을 늘리는 대신 전력 수요를 줄이는 전력수요관리(DR) 비중 확대가 포함됐죠. 에너지 수요 관리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제 성장과 에너지 사용 확대 문제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인 만큼 계속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기사 하단에 있는 [조양준의 페트로-일렉트로] 연재 구독을 누르셔서 에너지로 이해하는 투자 정보를 만나보세요. -
이재용도 딥시크·BYD는 못 참지…10년만에 中시진핑 만났다 [글로벌 모닝 브리핑]
국제 정치·사회 2025.03.29 05:00:00※[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이재용 만난 시진핑…"中, 이상적 투자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8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회동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다른 사람의 길을 막는 것은 결국 자신의 길만 막을 뿐”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 많은 말을 쏟았는데요.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의 대외 개방 의지를 강조하며 ‘우군’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읽힙니다. 특히 이날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날 시 주석을 만나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 회장이 시 주석을 만난 건 2015년 3월 중국 보아오포럼 기업인 간담회 이후 10년 만입니다. 딥시크, 비야디(BYD) 등 중국의 첨단 기술이 세계의 각광을 받는 상황에서 이 회장이 시 주석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관심이 쏠리는데요. 이 회장은 지난 23일 중국발전포럼(CDF)부터 일주일이나 중국에만 머물면서 샤오미, BYD 등 다수의 잠재 고객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카니 “미국과 오랜 관계 끝났다”… EU는 美 빅테크 ‘타격’ 준비 우군을 늘리려는 시 주석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동맹들이 하나둘 등을 돌리고 있는데요. 25% 자동차 관세 직격탄을 맞은 캐나다는 미국과의 관계 단절까지 불사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유럽연합(EU)도 역내에서 미국 거대 기술기업(빅테크)의 지식재산권을 제한하는 조치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다만 관세 부과 조치로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관측되는 일본과 멕시코는 일단 협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美자동차 사장들에게 가격 인상 경고…"中만 이득" 비판도 자동차 관세 부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패닉에 빠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완성차 기업 수장들에게 가격을 올리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는데요. 관세 정책이 미국인의 생활비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르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가격 인상 움직임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2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주요 자동차 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전화 통화를 갖고 ‘관세 때문에 자동차 가격을 인상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에게 가격 인상을 곱지 않게 볼 것이라고 경고했고 CEO들은 크게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자동차 관세 조치가 판매 가격을 최대 1만 달러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고 웨드부시는 자동차 평균 가격이 5000~1만 달러가량 인상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미얀마 내륙서 규모 7.7 강진…태국 방콕 고층빌딩도 붕괴 한편 내전 중인 미얀마에서는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해 큰 피해를 입었는데요. 진앙 지점은 인구 120만 명인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와 수도 네피도에서 각각 서남서쪽으로 33㎞, 북북서쪽으로 248㎞ 떨어진 곳이라고 합니다. 독일지구과학연구센터(GFZ)는 진원의 깊이를 10㎞로 관측했습니다. 이번 지진으로 네피도의 도로가 휘고 아바와 사가잉을 잇는 다리가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진앙지에서 1000㎞ 이상 떨어진 태국 수도 방콕의 중심 업무 지구에서는 강한 진동으로 짓고 있던 한 고층 빌딩이 붕괴하는 일도 일어났는데요. 진동은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중국 남서부 윈난성에도 미쳤습니다. 태국과 미얀마는 ‘비상사태’까지 선포했습니다. -
習 "中기업과 동등한 대우 보장"…트럼프 맞서 우군확보 나서
국제 경제·마켓 2025.03.28 18:02:53갈수록 격화하는 미중 관세 전쟁 속에서 출구를 찾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직접 만나 투자 유치전을 벌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주요 무역 상대국의 반발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대외 개방 의지를 재차 강조하며 경제적 ‘우군’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수장들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시 주석과의 이번 만남에 적극적이었다는 후일담도 나왔다. 시 주석은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에 참석했던 글로벌 CEO들과 ‘국제공상계 대표 회견’을 갖고 “중국은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외국 기업인들에게 이상적이고 안전하며 유망한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고속 성장 시대를 지나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3년째 5% 안팎의 성장 목표를 제시한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중국은 개혁 개방을 진전시키고자 확고하게 전념하고 있다”며 “개방의 문은 더 넓게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견이 진행된 인민대회당 동대청은 각국 정상과의 회담 등 주요 행사가 이뤄지는 곳으로 시 주석이 글로벌 CEO들을 그만큼 예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만큼 중국이 내수 침체와 미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간절하게 여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지난해 CDF 후 미국 기업 CEO 및 학계 인사들과 만난 데 이어 이번에도 2년 연속 기업인들과 회동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한국 기업 대표들을 비롯해 프레더릭 스미스 페덱스 회장, 스튜어트 걸리버 HSBC홀딩스 CEO, 히가시하라 도시아키 히타치 회장, 아민 나세르 아람코 사장 등 40여 명의 글로벌 CEO들과 약속된 자리였다. 당초 CDF에 참석했던 CEO 20여 명과 만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 주석과의 만남을 위해 별도로 중국을 찾는 기업인들이 늘면서 규모가 예상보다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약 1시간 20분간 이어진 면담에선 곽 사장 등 7명의 기업인이 중국 시장의 현실과 전망에 관해 발언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중국 당국이 업종·국가별로 대표성을 띠는 외자기업을 일일이 배정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시 주석은 CEO들의 발언을 들은 뒤 자신과 그 기업의 개인적인 인연, 해당 국가와 중국의 관계를 따로 언급하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시 주석은 글로벌 기업 수장들에게 “중국 내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동등한 대우를 보장하고 공정한 시장 경쟁을 유지할 것”이며 “외국 기업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중국 내 무역과 투자를 위해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며 법에 따라 외국인투자기업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올해 클라우드 컴퓨팅, 바이오 기술, 외자 독자 병원 개방 시범 구역을 만들었고 앞으로 문화·교육·인터넷 등 영역 개방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국경 간 데이터 이동과 지식재산권 보호, 법 집행 검사, 녹색 인증 등에서 규제를 완화·철폐해달라고 요구하자 “진지하게 연구해 문제가 있으면 제때 해결할 것”이라고 약속하며 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시 주석의 이 같은 행보는 중국의 제반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위축된 소비로 인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7% 하락하며 1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고 기업들의 경영 환경도 악화돼 고용 불안까지 이어지며 외국인직접투자(FDI)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대(對)중국 FDI 규모는 8262억 위안(약 167조 원)으로 전년 대비 27.1%나 급감했다. 올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1~2월 FDI 규모는 2150억 9000만 위안(약 43조 400억 원)으로 2685억 4000만 위안(약 54조 1800억 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1∼2월에 비해 19.9% 감소했다. 중국 상무부가 “여전히 적지 않은 다국적 기업이 중국 투자를 선택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지만 중국 시장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시장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글로벌 CEO들도 당국의 눈에 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중국 정부의 연이은 부양책으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딥시크 쇼크 이후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중국 첨단 기술 기업과의 교류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시 주석과 글로벌 CEO들과의 회동이 예상보다 규모가 커진 원동력으로 풀이된다. 이날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자동차 회사 CEO들은 중국에 대한 장기 투자를 약속하는 등 더욱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한 직후인 데다 중국은 여전히 독일 자동차 제조사에 가장 큰 시장이라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
AI인프라 투자 열기 식나…코어위브, IPO 규모 축소
국제 국제일반 2025.03.28 17:42:22엔비디아가 투자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 업체 코어위브(CoreWeave)가 당초 목표했던 기업공개(IPO)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월가의 투자 수요가 흔들리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2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코어위브는 이날 주식 공모를 통해 15억 달러(약 2조 2000억 원)를 조달했다. 이는 당초 목표했던 40억 달러에 한참 모자란 규모다. 코어위브는 지난주 IPO를 위한 로드쇼를 시작하면서 이미 조달 목표액을 27억 달러로 한 차례 낮춘 바 있는데 하향 조정된 금액에도 못 미친 셈이다. 코어위브는 당초 주당 47~55달러에 약 4900만 주를 공모하려 했으나 시장의 반응이 미온적으로 나타나면서 공모 규모를 3750만 주로 축소하고 주당 가격도 40달러로 내렸다. 코어위브는 AI 열풍을 주도 중인 엔비디아의 AI 칩을 이용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이를 임대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주 고객으로 하며 최근에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5년간 119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주목받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상장은 2021년 이후 미국 최대 규모의 테크기업 IPO로 꼽혀왔다. 이런 의미가 있는 만큼 코어위브의 상장 규모 축소는 AI 인프라 시장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AI 열풍에 따른 데이터센터 구축을 두고 버블 가능성이 제기되는 흐름도 무관하지 않다. 앞서 전 세계 2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MS가 과잉공급을 이유로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알리바바그룹 이사회 차이충신(조지프 차이) 의장은 데이터센터 건설이 AI 서비스 초기 수요보다 많을 수 있다며 거품 조짐을 지적했다. 중국의 저비용 AI 기업 딥시크의 부상도 데이터센터 지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IPOX의 루카스 뮬바우어 연구원은 “코어위브 IPO에 대한 투자자들의 미온적인 반응은 AI 인프라 시장에 대한 신뢰 감소를 시사할 수 있다”고 짚었다. 머저마켓의 수석분석가인 사무엘 커도 “(엔비디아 주가가 최근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에 잔혹한 시기였다”며 “이번 공모 축소는 시장에 ‘위험한 거래’를 진행할 의욕이 거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 등이 겹치며 주식시장 침체 우려가 커지는 것도 부정적인 재료로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회사의 재무와 사업 모델을 둘러싼 의문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코어위브에는 지난해 기준 약 80억 달러의 부채가 있으며 32개의 데이터센터와 일부 장비를 소유하는 대신 임대하고 있어 26억 달러의 운영 리스 부채도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어위브의 매출 4분의 3 이상이 MS와 엔비디아에서 나오고, 특히 MS에 대한 의존도가 커 지속 가능한 성장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한편 현지 언론들은 코어위브 지분 약 6%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주당 40달러씩 약 2억 5000만 달러어치의 주식을 추가 매입할 예정이라고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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