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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한국형 챗 GPT 개발…3兆 AI스타트업 펀드 조성"
정치 정치일반 2025.02.20 11:37:08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독자적인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고 인재 확보, 인프라 구축, AI 산업화를 전면 추진해야 한다”며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범정부 정책을 발표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빌딩에서 국가AI위원회 3차 회의를 주재하고 “민관이 힘을 모아 국가 AI 역량 강화를 빠르게 추진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이 천문학적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에 나선 것에 맞서 우리 정부도 인프라, 인재, 산업화 등 AI 육성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 개발을 집중 지원하겠다”며 “빠른 시일 내 한국형 챗 GPT가 개발될 수 있도록 ‘월드 베스트 대형언어모델(LLM)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월드 베스트 LLM 프로젝트’는 AI 국가대표 정예팀을 선발해 세계 최고 수준의 LLM 개발을 목표로 데이터·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구 자원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이어 “범용 AI 독자 기술 확보를 위해 약 1조 원 규모의 R&D프로젝트도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했다. AI 개발에 필수적 자원인 AI 인프라 확충에도 속도를 높인다. 최 권한대행은 “총 2조 원 규모의 국가AI컴퓨팅센터를 조속히 구축하고, 연내 첨단 GPU 1만 장을 우선 확보해 컴퓨팅 자원 제공 서비스를 조기에 개시하겠다”며 “AI와 클라우드 분야에 대한 세제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AI 공급 역량 강화를 위해 AI 스타트업의 성장 지원도 추진한다. 최 권한대행은 “기업 간 협력을 통한 AI 모델 공동 개발을 지원하고, 제조 AI 전문 기업 100개의 인력, 자금 판로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며 “2027년까지 3조 원 규모의 AI 스타트업 집중형 펀드를 조성해 대기업 수요 연계를 통한 스케일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외 글로벌 AI 챌린지 개최 등으로 AI 인재 양성 및 유치에도 적극 나서겠단 계획이다. 최 권한대행은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혁신을 통해 미국 빅테크 수준의 AI 모델을 개발을 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며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AI 환경이 급변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라고 확신한다”며 “국가AI위원회가 AI 3대 강국 도약을 이끌어가는 구심점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 가세한다…LLM·AGI 개발 집중지원
산업 IT 2025.02.20 11:30:57정부가 전 세계 인공지능(AI) 주도권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각자 수백조 원을 들여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형언어모델(LLM)과 범용AI(AGI) 등 차세대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국가AI위원회는 20일 서울 중구 회의실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3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통한 국가AI역량 강화방안’ 등 3개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국가AI위원회는 지난해 9월 출범해 AI 정책방향을 정하고 2027년까지 최대 2조 5000억 원, 그래픽처리장치(GPU) 3만 장 규모의 인프라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이날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추진과 인프라 활용 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중국 AI스타트업 딥시크의 위협과 함께 미국이 720조 원, EU가 300조 원 규모의 대형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면서 우리 정부도 국가AI컴퓨팅센터 관련 후속조치를 서두르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통한 국가AI역량 강화방안’은 민간이 국가AI컴퓨팅센터를 활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LLM과 AGI 등 차세대 AI모델을 개발하도록 집중 지원하는 등 인프라 활용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GPU 자원을 집중해 새로운 LLM을 개발하는 ‘월드 베스트 LLM’ 사업을 추진한다. 오픈AI의 GPT, 구글의 제미나이 등 빅테크들의 LLM에 맞서 삼성전자, 네이버, SK텔레콤, LG AI연구원 등 국내 기업들도 자체 모델을 개발하고 있지만 지금의 각자도생 방식으로는 글로벌 경쟁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AI정예팀’을 선발하고 LLM 개발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조만간 사업 기획과 예비타당성 조사 추진을 통해 예산 규모 등을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LLM에 이은 차세대 AI모델로 꼽히는 AGI 개발을 위해 7년간 1조 원가량을 투입하는 신규 사업도 최근 예타 착수를 통해 추진한다. 인재 양성도 강화한다. 과기정통부는 기업과 대학이 공동으로 설립해 AI 응용 분야 인재를 집중 육성하는 ‘AX(AI 전환) 대학원’ 신설을 추진한다. 국가AI컴퓨팅센터를 활용해 다양한 AX 서비스를 발굴하고 기업 연구자가 교원을 겸직해 학생들의 AI 실전 경험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과기정통부는 또 ‘흑백요리사’처럼 AI 인재들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실력을 겨루고 AI 석학들이 이를 평가하는 경진대회 ‘글로벌 AI 챌린지’를 개최하기로 했다. 챌린지 입상자에게는 기업 채용, 월드 베스트 LLM 사업 참여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지난해 미국 뉴욕대에 개소한 공동연구소 ‘글로벌AI프론티어랩’은 프랑스 등 다른 국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AI 디지털교과서, 맞춤형 치료‧건강관리 서비스, 창작 활동 보조 및 영상 편집 AI 서비스, 대국민 법률 정보제공‧서류작성 지원 및 전문가 업무보조 AI 서비스 등 분야별 AI 활용을 위한 선도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국회 협의를 통해 AI를 조세특례제한법상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세제지원을 늘리고 비수도권에 항만배후단지 등에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26년 상반기까지 고성능 GPU 1만 8000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국가AI컴퓨팅센터의 국산 AI반도체 비중을 50%까지 늘린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7년까지 AI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 5곳 육성을 목표로 AI 스타트업을 집중 지원하는 ‘AI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AI 활용 확산방안’을 추진한다. 산업 분야별 특화 AI모델 개발을 지원하고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분야 수요기업들과 매칭해준다. 데이터 학습 지원을 위한 ‘데이터 생성 랩’을 구축한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는 제조 AI 전문기업 100개사를 지정해 최대 100억 원의 정책 자금과 인력 양성을 지원한다. 2027년까지 12개 업종별 200개의 제조 AI 과제를 수행하는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도 확대해나간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데이터 개방을 위한 규제 완화를 맡는다. 그간 자율주행 분야에만 허용됐던 원본 영상 등 비정형 원본데이터를 여러 분야에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AI 연구에 필요한 기간동안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활용특례를 마련하고 범죄 예방 등 공익적 AI개발을 위해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확대한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글로벌 AI환경이 급변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민관이 힘을 모아 국가 AI역량 강화를 빠르게 추진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라며 “정부는 빠른 시일내에 세계 최고수준의 AI모델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고, AI 핵심인재 양성과 해외 우수인재 유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네이버, 딥시크 대항마 될 '저비용·고효율' 하이퍼클로바X 신모델 구축
산업 IT 2025.02.20 10:07:21네이버가 모델 크기는 작지만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새로운 버전의 하이퍼클로바X를 사내에 공개했다고 20일 밝혔다. 네이버는 고도화된 하이퍼클로바X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해 전 사업 영역에 인공지능(AI)을 붙이는 ‘온 서비스 AI’ 전략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가 독자적으로 구축한 AI 모델이다. 이번에 네이버가 새롭게 개발한 하이퍼클로바X 신모델은 파라미터 수가 기존 대비 약 40% 수준으로 크기는 작지만 더 강력한 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주요 학습 데이터인 한국어, 영어, 코딩·수학에 대해 19개 벤치마크로 종합적인 성능을 비교한 결과 모든 분야의 평균 점수가 기존 모델을 앞질렀다. 특히 이들 중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대표적인 벤치마크인 ‘MMLU’에서는 정답률 79.6%를 기록해 유사한 규모의 해외 빅테크 AI 모델에 필적하는 언어이해 능력을 보였다. 텍스트 뿐만 아니라 이미지 데이터 등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 모달리티 능력도 고도화됐다. 기존 모델의 시각적 질의응답, 차트·도표 이해 등 역량을 글로벌 최고 수준 모델의 성능까지 끌어올렸다. 이미지를 넘어 영상까지 이해할 수 있는 기능도 새롭게 추가됐다. 성능이 개선된 반면 운영 비용이 절감된 것 역시 또 다른 특징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하이퍼클로바X 신모델의 운영 비용은 기존 모델 대비 50% 이상 개선됐다. 네이버는 다음 달 중으로 새로운 하이퍼클로바X 파운데이션 모델을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에 탑재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의 하이퍼스케일 AI 개발 도구 ‘클로바 스튜디오’에 출시해 기업 고객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는 검색·커머스 등 주요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접목하는 온 서비스 AI 전략의 실현을 위해 이번 저비용·고성능의 하이퍼클로바X 모델을 이용할 방침이다. 동시에 자체 AI 모델 강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한다. 네이버는 현재 계획 수립, 추론 능력을 고도화해 사용자가 요청한 작업을 체계적·종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가 가능한 하이퍼클로바X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최근 적은 비용으로 고성능의 AI 모델을 운영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으며, 매일 수천만 명이 사용하는 서비스에 안정적으로 AI를 접목해야 하는 네이버 역시 이러한 기술을 꾸준히 연구·개발해왔다”며 “새로운 하이퍼클로바X 모델이 더 많은 사용자에게 차별화된 AI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엔진이 되길 기대하며, 향후 추론 능력 향상, 모달리티의 확장 등 주력 모델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글로벌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AI 기술을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View&Insight] 美모방 넘어선 中딥시크…韓 머나먼 'AI G3' 도약
산업 IT 2025.02.20 06:00:001997년 11월 환란(換亂)이라는 미증유의 국난 속에 집권한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정보통신기술(ICT)과 벤처·스타트업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다. 당시 경제위기에도 국가적 인프라에 많은 예산을 써 ICT·벤처 강국 도약의 토대를 만들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DJ에게 “새마을운동 시절 고속도로처럼 ‘정보 고속도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 회장은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인공지능(AI)은 다소 늦은 상태”라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I”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의 ‘AI 성숙도 매트릭스’에 따르면 주요 2개국(G2)인 미국·중국을 비롯해 영국·캐나다·싱가포르가 ‘AI 선도국’인 데 비해 한국은 프랑스·일본·대만·독일·이스라엘·호주·이탈리아·스페인·말레이시아 등과 ‘AI 안정적 경쟁국’으로 분류됐다. 그럼에도 정부는 2027년 AI G3 수사(修辭)를 되뇌는 형국이다. 신냉전 속 가열되는 미중 패권 전쟁의 초점은 관세 등 무역 전쟁을 넘어 첨단 전략산업 경쟁에 있다. 그중 AI가 핵심이다. 경제·사회의 패러다임 혁신뿐 아니라 안보에서 가공할 파괴력을 보인다. 냉전기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우주 경쟁처럼 AI 경쟁이 불붙는다. 중국의 딥시크 R1 모델이 지난달 가성비와 성능 측면에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자 일론 머스크의 xAI가 18일 “오픈AI·딥시크보다 우월하다”며 그록3 모델을 공개했다. 생성형 AI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인간과 비슷한 범용 AI(AGI)를 개발하려는 게 G2의 전략이다. AI로 로봇·스마트공장·빅데이터·자율주행·바이오헬스·교육·방산 등의 혁신을 꾀하는 AI-X 에 가속도를 낸다. 2016년 ‘알파고 쇼크’로 한중 모두 AI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으나 지금은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중국은 극도의 경기 침체에도 2030년까지 약 2000조 원을 쏟아붓는 ‘AI 굴기’로 미국을 추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40만~50만 명의 AI 연구자들은 안면인식·의료·결제시스템 등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한다. 수학 천재인 량원펑은 2023년 딥시크를 창업해 한국의 전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맞먹는 1만여 개의 GPU를 활용해 성과를 냈다. 중국에는 즈푸·문샷·미니맥스·바이촨·제로원AI·제웨싱천 등 ‘6마리의 AI 작은 호랑이’도 있다. 바이트댄스·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의 약진이 놀랍다. AI 최강국인 미국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프로그램에 빗대어 AI에서 ‘제2의 맨해튼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구글·애플·메타·테슬라·아마존·팰런티어는 물론 수많은 벤처·스타트업이 선두에 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직후 데이터 수집 제한 행정명령을 폐지해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 측과 같이 발표한 5000억 달러 AI 데이터센터 계획(스타게이트)을 뒷받침했다. AI 규제에 방점을 두는 유럽에서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미친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약진, 영국의 저력, 일본의 자존심, 싱가포르의 질주 등 AI G3 경쟁이 가열된다. 우리도 정치 리스크를 빨리 걷어내고 AI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GPU·데이터센터·반도체·전력망에 집중 투자하고 데이터 규제를 풀어야 한다. 내년 시행되는 ‘AI 기본법’도 시행령에서 고영향 AI 모델 개발 때 기업의 투명성 입증 등의 규제보다 진흥에 무게를 둬야 한다. R&D 예산 급감의 후유증과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위축에서 벗어나고 의대 광풍 및 이공계 기피 현상, 인재 유출을 막아야 한다. 실패를 용인하고 퍼스트 무버를 격려하는 R&D 생태계도 시급하다. 량원펑은 “중국 AI가 미국보다 1~2년 뒤처졌다고 하나 실제 격차는 ‘창의적 혁신’과 ‘모방’의 차이”라고 일갈했다. 중국 테크몽(夢) 기업인의 말이 마치 한국을 염두에 둔 것 같다. -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딥시크 이슈에 "AI 보급에 큰 역할…HBM에 기회"
산업 기업 2025.02.19 20:20:09곽노정 SK하이닉스(000660) 사장이 중국 딥시크 출현 이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 "(딥시크가) AI 보급에 큰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훨씬 큰 기회가 올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곽 사장은 1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 행사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정한 제품(딥시크)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딥시크 이후) 새로운 시도들이 많이 나올 것이고, 이는 AI가 사회에 스며들고 퍼지는 계기가 되면서 반도체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사장의 발언은 지난달 딥시크의 등장으로 HBM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 속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을 끈다. 중국 인공지능(AI) 업체 딥시크는 단 2000장의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로 고성능 AI 모델 'V3'를 구현해 화제가 됐다. 업계에서는 'AI 대중화'의 신호탄이라는 평가와 함께, 구글·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딥시크보다 수십 배 많은 자금과 GPU를 투입해 AI를 만들던 트렌드가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시각도 고개를 들었다. 이러한 우려가 가시화할 경우 SK하이닉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AI 업체들이 사용하는 반도체에는 SK하이닉스의 HBM이 상당히 많이 장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는 AI 반도체 1위 엔비디아의 최첨단 반도체에 들어가는 HBM 공급을 독식하고 있는데, AI 업체들이 투자를 줄일 경우 HBM 공급량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곽 사장은 딥시크 출현 이후 고객사들의 움직임과 장기적 HBM 시황 변동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대세에 큰 지장은 없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딥시크 출현 이후 AI 분야의 확장성 △빅테크 회사들의 더 나은 AI를 선보이기 위한 공격적인 설비 투자 지속으로 HBM 수요는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또 곽 사장은 엔비디아의 새로운 AI PC용 D램 표준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캠(SOCAMM)에 대해 "(AI 반도체가) GPU, TPU 등으로 나뉘듯이 D램의 용도 역시 다변화하려는 것 같다"며 "성능과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객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곽 사장은 수년 째 침체를 겪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에 대해서는 "과거의 공급 초과 현상을 미뤄봤을 때 올 연말 정도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
[목요일 아침에] 신화 속 AI , 문명의 선물로 진화하려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2.19 20:06:03그리스 신화에는 최초의 인공지능(AI) 로봇이 등장한다. 신들의 왕인 제우스가 지혜의 여신 메티스 사이에 아테나를 낳자 아내 헤라가 샘이 났다. 헤라는 제우스 몰래 혼자서 헤파이스토스를 낳는다. 불의 지배자이자 대장장이 신이 된 헤파이스토스는 올림포스 신들을 위해 솜씨를 발휘했다. 아킬레우스에게 갑옷과 투구를 만들어줬고 아르테미스에게 활과 화살을 선물했다. 헤파이스토스의 걸작품 중 하나는 인간 형상을 닮은 자동기계장치다. 그는 탈로스라는 청동 거인을 만들었는데 오늘날 AI 로봇의 원형에 가깝다. 스스로 움직이는 안드로이드(인간 형태 동작 로봇)인 탈로스는 크레타섬을 방어하는 임무를 맡아 자신의 몸을 뜨겁게 달궈 적의 함선을 불태우거나 병사를 태워 죽이는 능력을 발휘한다. 미국의 고전학자 에이드리엔 메이어는 저서 ‘신과 로봇’에서 탈로스를 최초의 AI 안드로이드로 평가했다. 중국의 스타트업이 내놓은 생성형 AI 모델 ‘딥시크’가 전 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저비용·고성능의 딥시크 출시에 자극받은 챗GPT 개발사 미국 오픈AI는 AI 전용 단말기와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딥시크의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커지자 차단령을 내리는 국가와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서비스 중단 및 보완 조치를 권고하자 뒤늦게 딥시크는 서비스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이미 유출된 개인정보가 중국의 거대 플랫폼 ‘틱톡’에 넘어간 사실이 확인됐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공산당의 통제를 받는 중국 기업의 특성상 유출된 정보가 중국 정부에 넘어갈 가능성이다. 딥시크를 쓰면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중국 플랫폼은 물론 공산당 정부에 악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경고는 기우(杞憂)가 아니었다. AI로 무장한 로봇이 신화 속 허구가 아닌 현실이 돼가고 있는 지금, 인류는 엄청난 도전 앞에서 고민에 빠졌다. AI는 인류에게 행복과 번영을 가져올 문명의 선물인가, 아니면 파괴와 멸망으로 이끌 악의 전령사인가. 국내에서는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지난주 프랑스 파리에서는 AI 정책 변화와 관련한 중요한 회의가 열렸다. 전 세계 여러 정상과 주요 인사들이 모인 ‘제3차 AI 행동 정상회의’는 11일 파리 선언문을 채택하고 막을 내렸는데 ‘사람과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AI에 관한 선언문’에 프랑스·중국·독일·한국 등 58개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서명했다. 정작 주목을 받은 건 선언문에 서명을 거부한 미국의 J D 밴스 부통령이었다. 그는 폐막 세션 연설에서 “AI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막 도약하려는 혁신 사업을 죽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I 주도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중국·EU 등 후발 주자의 추격을 허용할 수 있는 규제안에 순순히 서명하지 않으리라는 건 충분히 예상 가능한 대목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남들이 전진하는 상황에서 규제법 시행을 위해 노력하는 결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냉정히 생각해보라”며 EU의 행태를 비난했다. 행사를 주최한 프랑스와 유럽은 미국·중국에 뒤처진 AI 기술 개발에 올인해야 한다는 절박한 현실을 깨달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AI에 164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AI에 300조 원을 동원하겠다고 했다. 냉혹한 AI 생태계는 우리도 엄정하게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다. 올해 AI 분야에 쓰일 예산은 1조 8000억 원으로 전체 예산(673조 3000억 원)의 0.27%에 그친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은 에릭 슈밋 전 구글 CEO 등과 함께 쓴 ‘AI의 시대: 그리고 인류의 미래’라는 저서에서 AI가 1940년대 원자폭탄 개발보다 더 큰 충격파를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AI가 전 세계의 이슈로 떠오르기 전에 그 파장과 의미를 지적한 키신저의 통찰이 놀랍다. 국정 리더십 공백 상황에서 쥐꼬리만 한 예산과 지원으로는 미래의 충격파에 제대로 대비할 수 없다. AI는 경제·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역량으로 부상했다. AI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인류의 과제이자 기회다. 여야는 물론 정부는 말잔치에 그치지 말고 한마음 한뜻으로 AI 혁신 생태계 지원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
[투자의 창] 중국이 가르쳐준 답안지
증권 국내증시 2025.02.19 20:00:06전 세계 금융시장이 관세 부과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투자자들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전 세계에 미친 파장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미국 ‘매그니피센트 세븐(M7)’을 비롯한 미국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의 주가 흐름은 여전히 견조하다. 하지만 과거보다 상승세가 꺾인 건 분명하다. 올 1월 24일 이후 이달 18일까지 미국 나스닥 지수는 0.44% 상승에 그치며 정체에 빠졌지만 같은 기간 홍콩항셍 지수는 14.51%, 항셍테크 지수는 21.07% 오르며 호조를 보였다. 종목별로 보면 격차가 더 뚜렷하다. 지난달 24일 이후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M7 주가는 기업 간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반면 샤오미, 알리바바, 비야디(BYD), 텐센트 등 중국 대표 테크(기술) 업체들의 주가는 모두 10%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카카오, 네이버(NAVER) 등 국내 인터넷 업체들의 주가도 상승했다. 딥시크 등장 후 소위 미국 예외주의와 빅테크에 대한 쏠림이 조금 약해진 점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 빅테크가 혁신을 독점하고 있다는 믿음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무(無)’에서 ‘유(有)’을 창조해 내는 혁신에 탁월하다. 하지만 ‘1’에서 ‘100’으로 확대하고 확산시키는 능력은 중국 기업들이 더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미국과 중국 테크 업체들 간 기업 가치와 시가총액 차이는 너무 벌어져 있다. 테슬라의 12개월 후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65배인 것에 비해 BYD PER은 28배에 불과하다. 시가총액 규모에서도 차이가 크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1조 달러가 넘는다. 반면 BYD 시가총액은 테슬라의 10분에 1에 불과하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미국 빅테크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균열이 생겼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는 인식 속에서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관세 위협에도 중국 AI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 약간의 안도를 할지 모른다. 중국 정부는 딥시크 성과를 계기로 중장기적인 기술 개발을 통한 해결에 더 초점을 둘 것이다. 2023년 4월과 지난해 11월에 중국 정부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육성 지침과 자율주행 상용화 목표가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의 방침은 향후 AI 개발이 향하는 다음 단계를 보여준다. 중국 정부는 과거 전기차를 개발했던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집중적으로 투자한 뒤 선두 업체들을 중심으로 재편해 세계에 진출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한때 2000여개가 넘었던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현재 100여개로 감소했다. 중국 정부는 선두 업체 10개 내외로 줄일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딥시크 이후 각국에서 AI 주권과 다음 혁신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해지고 있다. 이는 관세 등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에 휘둘리던 금융시장 입장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인터넷 소프트웨어(SW) 업체들 뿐 아니라 자율주행, 로봇 등 AI가 활용될 수 있는 산업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트럼프 이후 미국 우선주의 시대로 피곤하고 갈 길 바쁜 세상에서 중국 딥시크의 성과는 나름대로 국가와 각 기업들이 가야할 길을 알려준 것으로 판단된다. -
“S&P500, M7보다 중형 기업 눈여겨보라” [여의도 고수의 한수]
증권 해외증시 2025.02.19 18:14:05“투자자들의 인식과는 달리 올해 미국 증시 흐름은 나쁘지 않습니다. 미국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올 들어 4.45%의 수익률을 보이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상승세와 견줄 만한 수치입니다. 올 들어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미국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 주가도 이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 증시 투자 전략은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정한섭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리서치센터 본부장은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애플·엔비디아·구글·아마존·메타·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M7)’을 제외한 나머지 493개 종목을 주의 깊게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미국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여전히 튼튼한 가운데 상대 수익률 측면에서 지난 2년간 주가가 많이 오른 빅테크보다는 나머지 업종들의 올해 주가 상승 폭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 본부장은 “M7과 나머지 493개 종목 사이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격차는 2023년 40% 수준에서 지난해 30%대로 감소했고 올해 전망치는 약 7%대로 대폭 준 상황”이라며 “M7보다 성장률이 높은 기업들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시가총액으로 보면 1000억 달러 이상 1조 달러 미만 중형 기업들의 약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올 들어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인 M7을 비롯한 빅테크 주가도 침체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하는 ‘M7 총수익 지수’는 올 들어 1% 상승에 그치며 S&P500지수의 수익률을 한참 밑돌고 있다. 정 본부장은 빅테크의 실적이 여전히 탄탄한데다 중국 ‘딥시크’ 사태 이후에도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는 등 긍정적인 모습이 많이 포착되는 만큼 반등 여력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영향 등은 지켜봐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본인들이 직접 제조까지 도맡아 하는 테슬라 투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 본부장은 올해 미국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전력, 에너지 등 인공지능(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산업을 꼽았다. AI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이유에서다. 정 본부장은 “지난주 미국 하이퍼스케일(대형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시장 예상치(2700억 달러)보다 높은 3300억 달러 규모의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며 “딥시크 이슈로 AI 관련 투자가 줄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줄어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 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도 향후 주가 상승세를 기대했다. 바이오 업종에 대해선 종목별 투자를 권했다. 최근 취임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약가 인하 기조를 계속해서 내비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당부다. 정 본부장은 “지금 상황에선 섣부르게 들어가기 보다는 기업 개별 실적을 살펴보며 투자하는 게 좋다”고 짚었다. -
빅테크 AI 투자 열풍…"반도체 시장 5년후 1조弗 돌파"
산업 기업 2025.02.19 17:39:57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5년 안에 1조 달러(약 1443조 원)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구글·아마존·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앞다퉈 투자하면서 필수 반도체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의 가우라브 굽타 애널리스트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세미콘 코리아 2025’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이나 2031년이면 전 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이 1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GPU와 AI 프로세서가 성장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3년부터 2028년까지 GPU 및 메모리가 이끄는 반도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이 9.4%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 시장의 팽창은 구글·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의 천문학적인 AI 투자에서 비롯된다.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규모를 늘릴수록 내부에 탑재되는 GPU·HBM 등 AI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세인 HBM의 성장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굽타 애널리스트는 “올해 HBM 시장이 66.9% 성장하면서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지난달 딥시크 출현 이후 AI가 더욱 확산되면서 HBM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봤다. 곽 사장은 딥시크 이슈에 대해 “AI 보급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HBM을 포함한 반도체 시장에 더 큰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콘 코리아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단체인 세미(SEMI)가 매년 개최하는 한국 최대의 반도체 산업 전시 행사다. 21일까지 열리는 세미콘에서는 약 500개 기업이 2301개 부스에서 첨단 반도체 제품 및 솔루션을 소개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개발을 총괄하는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첫날 기조연설자로 나서 AI 발전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AI 시대에서는 여러 개의 칩을 마치 하나의 반도체처럼 연결하는 ‘칩렛’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CTO는 “칩렛은 한 군데 회사에서 만들 수 없다”면서 “설비·소재 업체, 칩 제조사, 고객 등 모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연구개발(R&D) 허브인 벨기에 아이멕의 뤼크 판덴호버 최고경영자(CEO)도 연단에 올랐다. 그는 “유럽의 칩 생태계 강화를 위해 25억 유로(약 3조 7000억 원)를 들여 새로운 시험라인을 구축할 것”이라며 “하이-NA EUV 장비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與, 연일 반도체 드라이브 "野, 현장 모르는 탁상공론"
정치 정치일반 2025.02.19 16:40:10국민의힘이 연일 반도체 관련 의제를 띄우며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포함한 반도체특별법 처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반도체 펩리스 업체 텔레칩스를 찾아 반도체특별법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청취했다. 권 원내대표는 “반도체 산업은 이미 국가 간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할 정도로 총력전이 전개되고 있다”며 “모두가 윈윈하는 생태계 만드는 데 정치권이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는 “반도체 산업과 경제는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경쟁에서 이기고 싶은 만큼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며 ‘주 52시간 예외’ 조항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권 원내대표는 “반도체특별법의 핵심은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고 그들이 역량을 펼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반도체특별법이 특별법다울 수 있는 필수 조건인 근로시간 특례 조항이 꼭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의 주장은) 글로벌 상황을 모르고 현장의 목소리도 듣지 않는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하며 “반도체특별법이 2월 중에 반드시 원안통과 될 수 있도록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여야는 반도체 산업 지원의 필요성에는 의견을 일치했지만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주 52시간 근로’ 예외 조항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당과 노동계의 반발을 이유로 여야 합의를 이룬 직접 보조금 지원 등의 내용을 우선 처리하자는 방침이다. 여야는 2월 임시국회에서 상임위 법안소위를 열어 추가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며 법안 처리 불발에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편 당 인공지능(AI)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20일 ‘국가 AI 연구 거점’을 찾아 현장 연구진들의 애로 사항을 수렴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딥시크 쇼크’로 AI 산업에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만큼 현장 의견을 수렴해 향후 입법이나 추경 편성에 반영할 예정이다. -
최상목 대행 “딥시크 젊은 연구자가 주도…우리도 지원 아끼지 않겠다”
산업 IT 2025.02.19 13:30:00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의 젊은 과학자들을 만나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40세의 량원평 창업자 주도로 기술 혁신을 이뤄냈듯 우리 정부도 젊은 과학자의 창의적 성과 창출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 권한대행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서민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고아라 포스텍 교수, 문종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성준 서울대 교수, 김근수 연세대 교수, 김세희 한국화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송성혁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젊은 과학자 7명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이 동석했다. 최 권한대행은 딥시크 쇼크를 계기로 AI 등 신기술 분야에서 젊은 과학자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고성능·저비용 AI모델 출시로 큰 파장을 가져온 딥시크 개발을 젊은 연구자가 주도한 점은 큰 의미가 있다”며 “젊은 과학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이 대한민국 미래를 이끄는 힘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젊은 과학자들이 마음껏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혁신적 아이디어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정책 제안들은 향후 정책 수립 과정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유 장관은 이와 관련해 AI 분야 대형 연구개발(R&D) 신사업으로 1조 원 규모의 범용AI(AGI) 개발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에 최근 착수했다고 소개했다.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디바이스들에 폭넓게 쓰일 피지컬(물리적) AI를 포함한 신기술 분야를 개척해 젊은 과학자들의 기회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피지컬 AI는 지난달 미국 소비자가전쇼(CES)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차세대 AI로 점찍은 기술이다. 유 장관은 또 양자대학원, 글로벌 R&D 법률 지원 서비스, 기술사업화 생태계 확대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
최수연 네이버 대표, 국회에 "절박한 시기…규제보다는 AI 진흥을"
산업 IT 2025.02.19 11:39:19"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규제보다는 인공지능(AI) 산업 진흥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드립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9일 오전 경기 성남 본사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절박하고 중차대한 시기에 서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오픈AI ·구글과 중국의 딥시크 등이 AI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AI 3대 강국(G3)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규제를 강화하는 대신 산업 진흥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국가적으로 그리고 정부와 국회 주도로 큰 결단이 세워진다면 산업적으로, 기술적으로 리더십을 잘 지켜갈 수 있는 중요한 때"라며 "네이버도 기술과 리더십, 인재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책임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과방위는 AI 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여야 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과방위는 △AI 대규모 투자·인프라 조성 △소통 강화 △AI 법·제도 정비와 국제협력 확대 △예산 투입 등 조치를 신속히 추진한다.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은 국회가 AI 해외 인재 유치, AI 반도체 인력에 대한 병역 특례, 기업 세액공제 등 여러 인센티브를 고민하고 있다며 "국회는 기업 활동을 하는 데 민폐 끼치지 않고 과학기술 발전을 제도가 막아서는 안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과방위가 앞장서서 정부, 기업과 협력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대한민국이 늦었다고 하지만 발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화상으로 "AI 관련 추가경정예산을 늘리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네이버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AI 기술력이 오픈AI , 딥시크 못지않게 확장하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
'딥시크 쇼크' 한국의 생존 전략은?…"핵심 인재 확보·해외 진출 지원 필요"
산업 IT 2025.02.19 05:30:00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오픈AI 등 미국 기술 기업과 딥시크 같은 중국 기업이 인공지능(AI) 패권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이 AI 3대 강국(G3)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1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최로 열린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바람직한 인공지능 정책 대응 토론회'에서 하정우 네이버 퓨처AI센터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AI 기업들이 연방정부에 안전성 데이터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바이든 행정부의 ‘AI 행정명령’을 폐지했고 유럽연합(EU)도 강력한 규제에서 AI 발전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며 "혁신을 위한 규제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태언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부의장 겸 법무법인 린의 테크총괄 변호사도 정부가 혁신 촉진형(light-touch) 접근 방식으로 규제 방향을 조정하고 다양한 지원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부의장은 “EU와 같이 강한 규제를 도입할 때 AI 스타트업이 초기부터 과도한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며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규제 완화를 비롯한 데이터 접근성 확대·투자 지원·AI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 종합적 정책이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인재 확보 정책도 시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핵심 AI 인재가 국내로 발길을 돌릴 수 있도록 이끄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가 AI 과학자 제도가 해결책 중 하나로 꼽혔다. 국내 연구진의 보수도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 센터장은 "교수가 기업이 풀어야 하는 문제를 연구 주제로 삼아 학생을 지도하는 형태로 한다면 양쪽에서 돈을 받을 수 있다"며 "기업에서 1억 5000만원을 지원하면, 학교에서 7000만~8000만 원, 또 나머지 7000만~8000만 원을 정부에서 지원한다면 매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등 인프라 투자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센터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7년까지 3만 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더 확대하고 추경 예산에서도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더욱 빠르게 확장하고, 국내 신경망처리장치(NPU) 산업도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국내 AI 기업의 해외 진출도 지원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AI 아마겟돈, AI 유니콘이 미래다' 토론회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시장 진출을 실질적으로 달성하려면 정부 지원이 신속하고 과감하며 실패를 전제로 한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3개월 준비·6개월 단기 지원이라는 속도전식 프로그램은 급변하는 AI 시장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동남아·중동·남미 국가를 아우르는 AI 연합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 센터장은 "전체 생태계나 AI 밸류체인 기준으로 보면 이 많은 것들을 우리 혼자서 다 하는 게 쉽지 않다"며 "동남아·중동·남미 등 얼라이언스의 리더가 되는 형태로 AI G3 국가에 다가갈 수 있다"고 밝혔다. 하 센터장은 글로벌 AI 리더로 거듭남으로써 미국과 중국에 종속되지 AI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산업 진흥을 중심으로 두고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정책관은 “AI 기본법은 분명히 산업 진흥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시행령이나 가이드라인도 진흥을 중심으로, 윤리와 신뢰 기준은 자율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과 김현 더불어민주당 간사·최형두 국민의힘 간사 등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이 네이버 제2사옥 1784를 찾는다. 과방위 위원들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하 센터장 등 네이버 임원들과 AI 관련 입법과 제도적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
[사설] 딥시크 개인정보 유출, 잠정 중단 넘어 AI 경쟁력 강화가 해법
오피니언 사설 2025.02.19 00:05:00중국 스타트업이 내놓은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 R1’ 애플리케이션의 국내 다운로드가 잠정 중단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7일 “딥시크 이용자 정보가 중국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로 넘어간 것을 확인했다”며 “딥시크가 개인정보보호법상 미흡한 부분을 인정해 앱 신규 다운로드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딥시크 측에 중단·보완 조치를 권고했고 딥시크가 뒤늦게 다운로드 제한 조치를 내린 것이다. 딥시크 앱 주간 사용자는 1월 말 기준 121만 명에 이른다. 딥시크가 사용자 개인정보를 중국 대형 플랫폼이나 공산당 정부에 유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AI 기술은 경제·안보 분야 등에서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중국 등 각국이 AI 첨단 기술 주도권 경쟁에 나서는 이유다. 딥시크의 출현은 저비용·고효율 AI 기술 개발의 기폭제가 됐지만 당국의 철저한 통제를 받는 중국 기업 특성상 우리의 개인정보와 핵심 기술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인정보위는 딥시크에 보완 조치를 권고했지만 그 정도로는 재발 방지가 어렵다. 정보 유출 여부를 조사해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과징금·과태료 부과와 시정명령 등 행정조치는 물론 민·형사상 책임까지 묻는 강력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딥시크 파동을 계기로 개인정보 보호 관련 규제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미룬 국가사이버안보기본법 통과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AI에 의한 정보·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근본 대책은 미국 수준의 고효율 AI 초격차 기술 개발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빌리티·의료·교육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세부 응용 분야를 바탕으로 온디바이스 AI 시장 본격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글로벌 AI 전쟁에서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정부와 국회가 기술 개발 및 인재 육성을 위해 세제·예산 등의 전방위 지원과 규제 혁파 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근 잇따라 AI 정책 협의회·간담회를 열고 있는 여야 정치권은 말로만이 아니라 입법으로 AI 혁신 생태계 지원에 본격 나서야 한다. -
[여명] 공든 탑은 하루 아침에 세워지지 않는다
산업 기업 2025.02.18 18:30:0017일 중국 관영 매체 CCTV가 공개한 짤막한 동영상.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재한 ‘민영기업 좌담회’ 영상이다. 짧은 시간 스쳐간 참석자들의 면면을 보니 충격적이었다. 글로벌 전기자동차 1위 BYD의 왕촨푸 회장,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 CATL의 쩡위췬 회장, 최근 전 세계에 쇼크를 남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량원펑 최고경영자(CEO).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레이쥔 샤오미 회장 등 내로라하는 중국 기업인들이 화면에 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미국 빅테크에 전혀 뒤처지지 않는 라인업이었다. 시 주석이 민영기업 좌담회를 주재한 것은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그는 공산당 간부들을 대거 대동하고 연설을 했고 기라성 같은 기업인들은 경청하며 메모했다. 참석자들 중 특히 눈에 띄는 사람은 마 창업자였다. 그는 5년 전 중국 정부의 금융 규제를 전당포에 비유하며 비판했다가 사실상 쫓겨나 일본·태국 등을 떠돌았다. 그런 마 창업자를 시 주석이 주재한 좌담회에 초대한 것은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을 위해 민간기업 지지를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보였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자체 기술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아 첨단 기술 역량을 끌어올려왔다. 레드테크(Red Tech)로 불리는 중국의 기술 굴기는 역설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가 10년까지 길어지면서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딥시크(DeepSeek) 쇼크’가 대표적. 미국 오픈AI의 ‘챗GPT’ 개발비의 약 5%에 불과한 비용으로 이에 맞먹는 AI 모델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아직 멀었다고 얕잡아 봤던 중국의 저력이 확인된 순간이다. 비록 개인정보 유출 등의 우려와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견제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 국가들이 사용을 금지해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중국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사건’이었다. 레드테크의 약진은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감지된다. 중국 기업들은 올 초 미국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 1339곳이 참여해 30%를 차지했다. 1509곳이 참여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중국 기업들이 선보인 기술들도 플라잉카와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등 최첨단이어서 감탄을 자아냈다. 역시 올 초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주인공은 단연 중국이었다. 심지어는 삼중항체 항암제를 미국 애브비에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5000억 원)에 기술이전했고 이노벤트는 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을 10억 달러에 스위스 로슈에 수출했다. 중국의 제약·바이오 분야 경쟁력은 탄탄한 기초과학 역량 덕분이다. 영국이 최근 발표한 생명과학 경쟁력지수(LSCIs)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의 의학 논문 피인용 점유율은 24%로 미국(31.6%)에 이어 2위다. 2011년 6.2%에 불과했지만 지난 10여 년간 4배가량 급성장했다. 한국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3.1%로 10년 넘게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면서 10위에 머물렀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이 보고서에 대해 “향후 중국의 연구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 대목은 뼈 아프다. 중국의 영향력은 의약품의 기초인 원료의약품 시장에서도 막강하다.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원료의약품 545개 중 중국산은 152개로 28%를 차지했다. 저렴한 가격과 안정된 품질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등에도 상당한 원료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다 보니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물론 최근까지도 원료의약품이 부족해 각종 약들이 품절되는 사태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국민 건강과 직결된 ‘의약 주권’조차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이를 바득바득 갈며 칼을 벼려왔다. 콧대 높은 중국 정부마저 정부 중심 기술 발전의 한계를 인정하고 과감하게 민간기업들을 지원했다. 한국 정부·과학자·기업인들 모두 반성해야 할 지점이다. 지금이라도 기술 인재 확보, 연구개발(R&D) 지원, 규제 완화 등 장기 플랜을 세워 ‘K테크의 역습’을 준비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는 공든 탑은 하루 아침에 세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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