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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4.0시대] '톱다운'식보다 자발적으로 천적과 싸우는 '흰개미'식 조직 필요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7.01.11 17:54:07종의 총 무게를 비교해 종족의 성공을 가늠하는 기준에 따르면 지구에서 가장 성공한 개체는 흰개미다. 흰개미의 생물량은 인간(약 3억5,000톤)의 30배가 넘는다. 미국 뉴멕시코주 샌타페이 복잡계 연구소는 흰개미의 생존력을 ‘창의적 조직문화’에서 찾았다. 흰개미는 계급이나 명령과는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천적과 싸우고 집에 구멍이 나는 즉시 팀을 꾸려 구멍을 메운다. 이를 통솔하는 최고경영자(CEO) 흰개미조차 없다. 생식능력이 있는 여왕 흰개미는 인간의 관점에서 붙인 명칭에 불과하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톱다운 방식에 익숙한 우리 기업들의 경우 권한 위임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창의적 인재가 활보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정착해나가고 있다”며 “흰개미 집단의 자율성이 융통성과 위기대처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사실은 지능이 더 높고 기업조직의 혁신을 고민하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례”라고 말했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4차 산업혁명이 기업을 생존과 죽음의 갈림길로 내모는 가운데 ‘창의적 조직문화’가 우리 대기업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조건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경영진이 ‘시키는 것만 잘하면 되는’ 대기업의 경직된 조직문화는 과정보다는 결과, 소통보다는 복종을 우선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창의·혁신 등의 가치가 뒤로 밀렸다. 최근 해체 수순을 밟는 전국경제인연합회나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폭발,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등은 박정희 정부 시절부터 국내 기업문화 전반에 스며든 톱다운 방식의 조직문화가 한계를 맞았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이 인재를 담아내는 그릇 역할을 못 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인 국내 인재들의 해외 유출은 심각한 상황에까지 왔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한 지난 2015년 세계 인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두뇌유출(brain drain)지수’는 10점 만점에 3.98로 10명 중 6명이 다른 나라를 위해 일하러 떠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지수는 조사 대상 61개국 가운데 44위로 최하위권이었다. 한국은 ‘기업 임원이 평가한 노동자 의욕’이 54위로 저조한 성적을 보였고 ‘직원 교육’은 33위에 그쳤다. 2013년 미국과학재단(NSF)의 조사에서는 미국 내 한인 박사 중 60%가량이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한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은 “재벌 또는 대기업은 거대한 물고기가 아니라 작은 물고기 조합으로 네트워크화해 빠르고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한국 기업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최근 들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우리나라 대기업도 조직과 기업문화를 재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기는 하다. 국내 기업들은 스타트업 문화 이식 등으로 조직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선포하며 비효율적 야근·회의, 직급체계 등을 개선하기 시작했고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7월 팀장 이상 임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현대차 워크 스마트 리더십 설명회’를 열어 리더들이 일상 업무에서부터 변화를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스타트업 흉내 내기에 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적에 따른 ‘보상과 위협’의 알고리즘에 익숙해진 임직원들이 단순히 직급체계와 유연근무제 등의 소극적 변화만으로 실패할 수 있는 사업에 과감히 손을 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여전히 제조업 등 기존 먹거리 중심으로 짜여 있는 점도 창의적 기업문화와 충돌한다. 스마트폰·자동차·조선·철강 등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구조에서는 효율성이 최우선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 맞게 조직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데는 대부분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실패를 용납하는 문화 등 성과제도 개선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비즈니스 모델과 조직구조를 함께 바꿔나가며 작은 성공 사례를 확대해나가는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
[리더십4.0시대] GE '10% 룰' 버렸더니..."협업 늘고 아이디어 발굴 도움"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7.01.11 17:54:01제너럴일렉트릭(GE)은 근현대사의 굴곡을 겪으면서도 살아남은 대표적인 글로벌 장수기업이다. 지난 1878년 토머스 에디슨이 설립한 전기조명 회사가 GE의 모태로 2차 산업혁명과 3차 산업혁명을 거치며 수많은 기업이 스러지는 가운데도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GE의 생존은 끝없는 조직혁신으로 가능했다. GE는 이제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넘기 위해 100년 넘게 일궈온 제조기업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바꾸는 대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GE의 대표적 조직혁신 사례는 30년 넘게 고수해온 ‘10% 룰’을 지난 2015년 8월 포기한 것이다. 10% 룰은 20세기 경영의 귀재로 불린 잭 웰치가 1981년 GE를 맡으면서 도입한 3등급 상대평가로 상위 20%에게는 성과급과 승진 기회를 제공하고 중위 70%는 격려하며 나머지 10%에게는 퇴출을 권고하는 제도다. 수많은 기업이 벤치마킹한 10% 룰을 GE가 버린 것은 구성원의 지적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경쟁을 부추겨 아이디어 공유나 협업을 막고 단기성과주의, 숫자에 집착하는 문화 등을 만든다는 것이다. 제니스 셈퍼 GE 조직문화혁신팀 총괄 부사장은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 룰은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옛날 얘기”라며 “신상필벌 제도는 장기적으로 조직 내 두려움을 촉발하고 사내정치를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GE는 10% 룰과 ‘연 1회 보상 방식’의 인사 시스템을 버리는 대신 성과개발 제도를 도입했다. 연말 실적만으로 상벌을 주던 기존 방식과 달리 1년 동안 관리자와 직원이 전용 앱에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보상·승진·교육훈련 등을 판단하는 것이다. 과거보다 더 자주, 더 다양한 사람들이 직원을 평가하지만 ‘해고자’를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를 가치 있게 만드는 게 목표다. 결과적으로 협업이 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GE는 관리자급의 역할도 새롭게 규정했다. 통상 관리자는 부하 직원에게 명령을 내리고 평가하는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새 시스템에서는 관리자를 ‘팀원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영감을 부여하는 존재’로 정의한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변화 주도하는 조직문화 구축”
부동산 건설업계 2017.01.02 10:12:52박창민(사진) 대우건설 사장이 2일 신년사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과 새로운 성장을 위한 동력개발 및 변화를 주도하는 조직문화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SOC 예산 지속감소와 11·3 대책 등 규제 강화로 인한 국내부동산 경기 하락 반전 및 정부의 건설업 구조조정 리스크 등 그 어느 해보다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회사 내부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회복, 수주 절벽에 대비한 새로운 상정동력 발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먼저 수주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은 어렵다고 판단해 수익성 중심의 내설경영을 제시했다. 실행방안으로 핵심사업을 선별 추진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재무안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도급형 사업은 강화된 리스크 관리체계 아래 선별적 수주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또 베트남 신도시 개발사업과 같은 양질의 투자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중장기 신성장 동력개발에도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의 규제 강화와 장기적으로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현재와 같은 호황을 기대하기 힘들어서다. 이를테면 단순 도급 사업을 지양하면서 베트남 시공법인 설립 사례처럼 투자개발사업으로의 진출이다. 박 사장은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라면 주도적으로 앞서나가는 것이 효율적으로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으라’는 삼국지의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를 언급하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는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그에 발 맞춰 개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
[2016 지역경제 리더] 메츠, 탄탄한 기술력에 조직문화 혁신…국내 석유화학 설비 독보적 1위
사회 전국 2016.12.22 17:55:26국내 석유화학 장치 관리와 기술 부문에서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메츠는 외환위기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던 지난 2001년 설립된 회사다. 메츠는 당시 삼성석유화학 울산공장장이었던 이중희 대표가 회사의 구조조정 대상이던 부하 직원 37명을 위해 공장장 자리를 내놓고 분사한 회사로 4~5년가량을 한계수명으로 봤다. 분사와 함께 보장된 계약 기간이 그 정도였기 때문. 하지만 메츠는 15년이 지난 현재까지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초기 100억원의 매출은 현재 400억원대로 늘었고 직원도 크게 늘었다. 석유화학 장치 산업의 설비 관리 분야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각 부문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메츠는 공정 기계 및 각종 설비의 유지보수, 셧다운 공사 수행, 플랜트 신설 공사 수행, 설계·구매·시공(EPC) 업무를 주 사업으로 하고 있다 초기 성공 비결은 기술력이었다. 삼성석유화학 울산공장의 기술공정을 총지휘하던 공장장으로 관련 공정을 꿰뚫고 있는 이 사장의 20여년 기술 노하우가 분사 이후 최단 기간에 성공 경영을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 됐다. 이 사장은 “임직원들 대부분이 석유화학 관련 기술을 충분히 체득하고 있는 등 전사적으로 탄탄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이 회사의 경영 자립 기반을 구축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기술이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분사 직후 연공서열을 과감히 폐지하고 능력 위주의 인사를 단행해 국내외에서 알아주는 석유화학 플랜트 엔지니어링 업체로 거듭났다. 모기업 의존도가 30% 안팎으로 자생력이 충분하고 차별화와 경쟁력도 갖췄다. 메츠는 특히 수주산업만으로는 기업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2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지난 2008년 인공지능형 다기능 디지털 가스안전밸브(헤스타)를 개발해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석유화학 분야에서 터득한 기술을 가정용 가스기기에 접목한 것으로 기존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가스 밸브와는 성능이 비교되지 않는다. 메츠가 개발한 헤스타는 우선 디자인 부분에서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외관이 마치 최첨단 MP3를 연상하게 한다. 첨단 인공지능의 자동 밸브제어 기능을 갖춘 헤스타는 화재 발생 시 밸브가 자동 차단될 뿐 아니라 원터치 가스누설 점검 기능, 자동 밸브 상태 복귀 기능, 디지털 타이머 기능까지 갖춰 각종 사고를 막아준다. 게다가 주부들의 눈높이에 맞춘 세련된 디자인과 편의성까지 갖춰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다. 메츠의 또 다른 강점은 내부에 있다. 고객만족도 조사로 정례적인 조사를 통해 발주처의 만족도와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안전과 품질, 관리 부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심층 조사를 통해 스스로의 한계를 이겨내고 있다. 실적에 합당한 인센티브로 직원 개개인의 능력도 최대한으로 이끌어냈다. 전체의 단결된 힘이 기술 개발과 성과로 연결된 것이다. “사람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하는 이 대표가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바로 직원 교육이다. 그는 “대기업 같은 경우 각 직급에 따라 여러 가지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만 중소기업은 체계적인 교육이 쉽지 않다”며 “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지원하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
일하는 이유를 아는 직원이 성과 낸다, '총 동기' 조직문화가 일류기업의 비밀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6.12.12 17:31:31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6년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두 저자는 20여년간 수많은 기업 현장을 찾아 조직문화 변화를 이끈 컨설턴트들이다. 이 책에서 그들은 세계 최고 기업들이 고성과를 내는 비밀은 아주 단순한 데서 시작한다고 주장한다. ‘왜 일하는가’ 하는 이유가 직원들의 성과를 좌우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두 저자는 사람들이 일하는 이유를 6가지 동기로 분류했다. 일의 즐거움, 의미, 성장이라는 ‘직접동기’와 경제적 압박감, 정서적 압박감, 타성이라는 ‘간접동기’가 그것이다. 그들은 일에서 즐거움, 의미, 성장 동기를 찾는다면 일의 성과는 당연히 높아질 것이라며 ‘일의 본질’과 ‘성과’의 연관성을 짚었다. 또 저자들은 숫자에 집착해 생산성과 효율성만 강조하는 기존 성과법칙은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특히 ‘포춘 500대 기업’의 사례를 들면서 조직의 적응성을 높이려면 ‘총(總) 동기’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총 동기’라는 개념을 통해 모호하고 추상적인 조직문화 개념에 과학성을 부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김윤현 기자 unyon@@hmgp.co.kr -
[복합위기, 신사업에 길 있다] '명동'에서 '소공동'으로..기업 조직문화 혁신바람
산업 기업 2016.11.16 17:55:33위기 속에서 신사업을 찾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전략은 조직쇄신 작업에서 발견할 수 있다. 유연하고 열린 조직문화로 무장해야만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고 위기일수록 이런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 대부분이 구성원 개개인의 다양성을 살리는 문화 이식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올해 초 대한상공회의소가 맥킨지와 함께 발표한 한국 기업문화 종합보고서에서는 “국내 기업 77%는 조직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100개사 임직원 4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 보고서에서 100개사 중 77개사의 조직건강도가 글로벌 기업 평균 조직건강도에 비해 낮게 나온 것이다. 그 중 52개사는 최하위 수준이었다. 중견기업은 91.3%나 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상명하복식 문화, 지속적인 야근, 비생산적 회의 등 후진적 기업문화가 경쟁력을 좀먹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국내 대기업들은 기존 권위주의적 기업문화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스타트업 기업문화 도입에 나서고 있다. 삼성 등이 신사업으로 삼은 바이오 산업과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분야는 유연하고 자율적인 조직구조와 임직원 개인의 성과와 창의를 존중하는 문화를 갖춘 미국·독일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한국 기업들이 조직문화 변화에 나서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회사를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실행하고 열린 소통문화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지난 3월 선포했다. 야근과 특근, 비효율적 회의와 보고 문화를 조직 전반에서 걷어내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2012년부터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워크스마트’를 시행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7월 팀장 이상 임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현대차 워크 스마트 리더십 설명회’를 열어 리더들이 일상 업무에서부터 변화를 보여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기업 총수가 직접 나서 조직문화 혁신을 주요 과제로 강조하기도 한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각 계열사의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열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각사별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는 직급 체계를 단순화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의사결정 체계를 간소화하고 복장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달 “창업시대의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안의 ‘젊은 한화’를 깨우자”고 강조하며 ‘젊은 조직’으로 거듭날 것을 주문했다. 이에 한화는 국내 10대그룹 가운데 최초로 모든 계열사에 안식월 제도를 도입하고 유연근무제·복장자율화·정시퇴근 등을 담은 ‘파괴적 문화혁신 계획’을 밝혔다. LG·포스코 등도 조직문화 혁신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 구성원과 경영진 간 격의 없는 소통문화를 만든다는 취지로 ‘우리 틉시다’ 활동을 실시했다. 이는 변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구성원이 익명이나 실명으로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제안하면 회사가 내용을 검토해 변화를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직원들의 상황에 따라 출퇴근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시차 출(퇴)근제’도 도입했다. 포스코는 8월 회사 안팎의 ‘갑질문화’를 뿌리 뽑겠다고 선언했다. 포스코그룹은 회사 안팎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갑질을 △고객에 대한 갑질 △협력회사에 대한 갑질 △그룹 내 계열사 간 갑질 △사내 갑질 등 네 가지로 분류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갑의식 혁신을 통한 상호존중 문화 실천’이라는 내용의 교육도 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박삼구 회장의 특별 지시 아래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특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신사업과 이에 맞춘 조직문화 혁신작업에 들어갔다. 한국2만기업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속 가능한 기업 경쟁력을 가지려면 조직문화 혁신이 우선 해결과제라고 꼽았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 소장은 “부서 간 소통이 강조되는 조직문화로 탈바꿈하기 위한 변화 모색이 예전보다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직문화 혁신의 큰 방향은 ‘명동’에서 ‘소공동’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는데 ‘명동’이 (명)령해서 행(동)하게 하는 군대식 조직문화를 상징한다면 ‘소공동’은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행(동)하게 하는 열린 조직문화를 뜻한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
[기획- 불붙은 소프트파워 혁명] "현 조직문화론 4차혁명서 낙오"...총수가 '혁신' 진두지휘 나섰다
산업 기업 2016.10.11 18:10:27올해 제조업 현장에서는 노사가 합의해 불변의 법칙처럼 여겨지던 생산직 호봉제 완화를 선언한 SK하이닉스·LG이노텍이 집중 조명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연 단위로 개인별 직무·성과를 평가한 뒤 급여 책정에 반영하는 식으로 호봉제를 점차 폐지하기로 했다. LG이노텍은 호봉제를 폐지하는 대신 공정평가위원회와 이의신청제도를 설치해 생산직 근로자들이 정당한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업계는 중국 기업들이 반도체 등 전자산업 전반에서 빠르게 치고 나오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조직을 혁신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기업의 조직변화가 절박해진 또 다른 요인은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한 신산업이다. 사업구조의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는데 정작 이를 뒷받침해야 할 조직은 전통 제조업에 맞춘 구시대적 모형으로 돼 있다는 것이다. 관료주의식 조직문화가 신산업의 착근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최고경영자(CEO)들 스스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산업 공룡’된 한국 기업들…신산업 선점하려면 조직 환골탈태해야=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부터 4년 연속 매출 200조원대에 머무르며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3년 23조원대였던 LG화학의 매출은 올해 20조원도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이 과거 1위를 달리던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 등의 분야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반면 삼성 등이 새로운 사업군으로 삼고 있는 바이오 산업과 친환경차,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고부가 산업은 유연하고 자율적인 조직구조와 임직원 개인의 성과와 창의를 존중하는 문화를 갖춘 미국·독일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돌파구를 찾으려는 한국 기업들은 이 같은 기업문화를 이식하는 데 여념이 없다. 상명하복·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경직된 조직으로는 선진 기업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한 전문가는 “최근 ICT 시장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막론하고 흉내 내기 힘든 혁신 제품을 보유한 기업이 개별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장악하는 구조”라며 “기존 한국 기업들은 빠른 의사결정이 강점이지만 혁신적 신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임직원의 창의성·자율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올 3월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을 열고 △직급체계 단순화△불필요한 회의 축소△장시간 근무문화 개선△권위주의 문화 타파 등 대대적 조직혁신안을 내놓은 것은 이런 흐름 때문이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을 필두로 SK㈜·SK텔레콤·SK네트웍스 같은 주요 계열사들은 12일 열리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앞두고 이미 결재 라인 간소화, 복장 자율화, 직급 간소화, 호칭 파괴를 포함한 혁신안을 공개했다. 다소 보수적 문화로 알려졌던 LG·포스코·한화그룹도 동참을 선언했다. LG 계열사는 회의를 줄이고 장시간 근무를 줄이는 등의 인사제도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는 8월 회사 안팎의 ‘갑질문화’를 뿌리 뽑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한화는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최초로 모든 계열사에 안식월 제도를 도입하고 유연근무제, 복장 자율화, 정시퇴근 등을 담은 ‘파괴적 문화혁신 계획’을 꺼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이 ‘젊은 한화’를 주창한 것은 이런 흐름에서 주목할 만하다. ◇구호만 요란하면 역효과, 실질적 변화 중요=물론 대우조선해양처럼 생존의 기로에서 조직혁신이 불가피한 기업도 있다. 대우조선은 노조와 경영진이 함께하는 인사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최근 구성했다. 조직에 쌓인 비효율을 철저히 걷어낸다는 목표다. 구체적인 개선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사무직 성과연봉제 적용 같은 급여체계 수술이 핵심이다. 생산직도 어떤 일을 하는지에 따라 급여를 달리 받는 직무급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임직원 자녀를 우선 채용하는 제도도 폐지된다. 대우조선 고위관계자는 “그간 비효율적으로 설계된 급여·인사제도 탓에 핵심 인력들의 불만이 심각했다”며 “10년, 20년 뒤에도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전면적인 대수술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직혁신을 꾀하는 기업도 실질적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혁신이 요란한 구호에만 그쳐서는 조직원들의 위화감만 도리어 부추길 수 있다는 경고다. 한상린 한양대 교수는 “전 세계 일류를 달리는 기업들의 문화를 흉내 낸다고 똑같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류 기업의 공통점인 수평적 문화와 창의성·자율성을 존중하는 업무 환경은 한 번의 구호가 아닌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조금씩 가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
직제 단순화...자율근무제...SK, 조직문화 확 바꾼다
산업 기업 2016.10.03 18:12:16SK그룹 계열사들이 직제를 대폭 단순화하고 자율근무제를 도입하는 한편 성과별 보수를 확대하는 등 조직문화를 확 바꾼다. ‘변화를 느끼려면 찢어진 청바지도 입어봐야 한다’는 모토로 진행되고 있는 SK의 일하는 문화 바꾸기 직업은 생존을 위해 ‘파괴적 혁신’에 나서라라는 최태원 SK 회장 지시에 따른 것으로 SK는 물론 재계 전반의 조직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이와 함께 계열사별로 글로벌 협력(합작·M&A)을 강화하는 등 신사업 추진상황을 토대로 미래에 새롭게 추진해나갈 사업군을 그룹 단위에서 선별해 세부전략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대대적인 경영혁신안을 3개월여의 준비작업 끝에 마무리했다. 계열사별 조직혁신 방안은 오는 12일 최태원 회장 주재로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수펙스추구협의회 최고위 임원들이 참석하는 CEO 세미나에서 공개된다. 일부 계열사들은 그룹 및 내부조율 과정에서 일부 사업이나 계획 등을 취소·보류하는 등 혁신안 발표를 일주일여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룹 계열사들은 우선 조직혁신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SK네트웍스의 경우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 5단계로 나뉘었던 평직원 호칭 체계를 2단계(팀장-팀원)로 간소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팀원의 호칭은 ‘매니저’로 통일해 수평적 조직문화를 장려하고 구성원의 자율·창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는 SK텔레콤과 SK E&S 같은 계열사들이 앞서 시행한 방안이기도 하다. 다만 호칭파괴와 함께 기존 직급별 수당·승진체계까지 뜯어고칠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 지주회사인 SK㈜도 자율근무제와 자율복장제를 골자로 한 ‘조직문화혁신안’을 마련했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호칭뿐 아니라 수당·승진까지 ‘팀장-팀원’ 인사제도의 틀에 맞춘 실질적 직급체계 개편안을 내놓았다. SK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정보통신기술(ICT)처럼 SK가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분야에서 자산을 효율화하고 세부전략을 조정하는 등의 사업개편안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안팎에서는 데이터센터 사업과 관련한 ICT 계열사 협업 확대 등 신사업역량 확보를 위한 다양한 혁신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
"甲 의식 버리자" 포스코, 조직문화 혁신 가속
산업 기업 2016.08.28 17:59:42포스코가 ‘배려하는 마음 존중받는 당신’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 의식’을 뿌리 뽑기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전개한다. 글로벌 사회에서 존경받는 국가와 기업이 되기 위해 이에 걸맞은 품격과 모범적인 조직문화가 갖춰져야 한다는 배경에서다. 포스코는 28일 선진 국민, 모범 기업으로서의 품격을 정립하기 위해 ‘배려하는 마음 존중받는 당신’ 슬로건을 제정하고 캠페인을 벌인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슬로건 제정에 앞서 지난 5월부터 선진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전사적인 의식 혁신에 나선 바 있다. 포스코는 무엇보다 ‘갑 의식’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조장하고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는다고 판단했다. 슬로건을 ‘배려하는 마음 존중받는 당신’으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은 “갑 의식은 기업 이미지 손상과 고객 불신으로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갈등으로 보이지 않는 경제적 손실도 유발한다”면서 “전 직원이 갑 의식을 완전히 버리고 신뢰와 존중의 기업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캠페인 전개에 앞장서고 있는 권 회장은 지난 27일 열린 토요학습에서 포스코 계열사 임원과 협력사 대표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갑 의식을 없애야 이해관계자들 간의 시너지가 나타날 수 있다는 내용의 퍼포먼스도 시청했다. 포스코는 29일에는 전 임직원들이 ‘상호존중문화 실천’ 온라인 서약도 실시할 계획이다. 서약서에는 △사내외 이해관계자를 동반자로 인식하기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기 △자유로운 토론문화 조성하기 △직급에 관계없이 경어 사용하기 △잘못된 관행이나 프로세스 개선하기 등의 실천 지침이 담겨 있다./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
全 계열사 1개월 안식휴가제…조직문화 바꾸기 동참한 한화
산업 기업 2016.08.16 18:46:14최근 한국 대기업들은 조직문화 바꾸기에 집중하고 있다. 경직된 상하관계, 지나친 야근, 자유롭지 못한 휴가 사용 등 기존 조직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해야 임직원의 만족도가 올라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자유롭고 창의력을 존중하는 문화가 배경에 깔려야 바이오·소프트웨어 등 각종 첨단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점도 기업들의 조직문화 바꾸기 운동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재계 8위로 도약한 한화그룹도 이처럼 ‘부드러운 기업 만들기’에 동참했다. 한화는 최근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1개월짜리 안식휴가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내년 과장급 이상에 오르는 신규 승진자가 첫 수혜 대상이다. 이미 시행을 결정한 계열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안식휴가제 도입 논의는 이제 시작한 단계”라며 “구체적 계획을 마련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식휴가제는 임직원의 재충전과 자기계발을 위해 회사가 제공하는 복지의 일환이다. 국내에서는 카카오를 포함한 일부 회사에서 시행 중이다. LG전자도 지난 4월 대대적 인사혁신안을 발표하며 안식휴가제를 포함시켰다. 한화 역시 최근 실시한 사내 투표에서 직원들이 안식휴가제에 대거 찬성표를 던지면서 실제 시행을 고려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조직문화를 한결 자유롭게 바꾸기 위한 각종 운동을 펼치면서 이들의 움직임이 기업들의 높은 성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3월 ‘스타트업 삼성’을 주제로 문화 혁신을 선포했다. 직급체계도 크게 단순화시켰다. LG그룹도 직급체계 조정과 수평적 조직문화 가꾸기를 포함한 다양한 인사 혁신 실험을 시작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6월 말 기업이 ‘서든데스(sudden death·갑작스런 죽음)’를 맞이할 수 있다며 계열사 경영진에 조직 문화를 비롯한 고강도 혁신안을 오는 10월까지 기획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
[가장 매력적인 직장] 케이스 스터디/ 페이스북코리아 | '해커먼스·해커톤' 등 특유의 조직문화 눈길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6.08.16 15:44:27글로벌 1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은 전 세계 구직자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페이스북이 갖고 있는 역동적이면서도 유연한 조직문화, 원활한 소통체계, 다양한 복지제도가 구직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춘코리아가 글로벌 기업 페이스북의 특별하고 남다른 기업문화를 소개한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전 세계 창업가들의 롤 모델이자 스타 CEO다. 당연히 저커버그를 만나려면 수개월 전부터 미팅 약속을 잡아야 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저커버그를 볼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팰러 앨토 Palo Alto 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를 방문해 사무실에 들어서기만 하면 된다(물론 예외가 있긴 하다). 저커버그에겐 개인 집무실이 없다. 그는 전 직원이 사용하는 투명한 컨퍼런스 룸에 앉아 업무를 본다. 페이스북은 투명하고 개방된 환경에서 직원들과 원활한 소통을 하려는 저커버그의 경영 철학이 상징적으로 녹아 있는 사무실 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페이스북코리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서울시 역삼동에 위치한 페이스북코리아 본사 사무실에서도 칸막이는 찾아볼 수 없다. 조용범 지사장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열린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페이스북의 기업 미션은 개방되고 투명한 환경을 통해 더 많은 혁신을 이뤄내는 것”이라며 “빠른 의사결정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미국 본사의 사무실 환경을 그대로 벤치마킹했다”고 말했다. 이번 ‘가장 매력적인 직장’ 순위 선정 과정에서 유니버섬은 조사 대상 학생들에게 ‘국내 기업과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는 것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다수 학생들은 외국계 기업의 특징으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유연하고 즐거운 근무 환경’과 ‘복지제도’를 꼽았다. 이 같은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회사가 바로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1월부터 전 세계 페이스북 사무실에 근무하는 모든 남녀 직원을 대상으로 4개월의 육아 휴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동성 부부를 비롯해 자녀를 입양한 직원도 육아 휴직 제도를 누릴 수 있다. 이 밖에도 모든 직원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근무시간을 정할 수 있다. 헬스, 필라테스 같은 건강관리에 드는 비용도 일정 금액 한도 내에서 지급하고 있고, 원하는 경우 심리 상담도 받을 수 있다. 건강검진, 치과치료, 일부 병원치료비 등도 보험을 통해 보장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편견관리 교육(Bias Management)’ 제도도 주목할 만하다. 전 직원이 성별, 인종, 학력, 경력 같은 다양한 차이에서 벗어나 한데 어울려서 근무할 수 있도록 공평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 교육은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가 직접 주도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페이스북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최대한 편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이 조성돼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 있는 복지제도와 근무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혁신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해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윗사람의 지시 때문에 억지로 내는 아이디어는 결코 창의적일 수 없다. 직원 스스로 열정을 가지고 업무에 임할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페이스북 경영진들은 직원들 스스로 일을 사랑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열정이 나온다고 믿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열정을 갖고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지원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각 직군의 직원들이가지고 있는 관심 분야를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해커먼스(Hackamonth)’ 와 ‘순환 근무 프로그램(Rotational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 임직원 전체가 참여하는 ‘해커톤(Hackathon)’ 프로그램은 회사의 미래를 이끄는 중추적인 힘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다. 해커톤은 엔지니어들이 밤을 새워 작업하는 일종의 코딩 세션이다. 누구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를 기반으로 밤샘 토론과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디어에는 제한이 없다. 본인의 원래 업무와 무관한 아이디어도 낼 수 있고, 이를 타 부서 직원들과 협력해 실제 제품화도 할 수 있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페이스북 한국어 서비스 내 음력 생일 표시 기능과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비디오챗 서비스가 이 해커톤을 통해 탄생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페이스북에는 주목할 만한 것들이 많다. 특유의 소통문화도 그중 하나다. 페이스북 직원들은 6개월에 한 번씩 회사와 근무환경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바로 자신과 자신의 직속 상사에 대한 평가 부문이다. 이 평가에선 자신과 직속 상사가 실제로 성과를 낸 부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놓쳤고, 그것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막내 직원까지 가감 없이 의사를 전달하는 등 매우 적극적인 분위기 속에서 토론과 회의를 진행한다”며 “자유로우면서도 심층적인 평가 회의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페이스북은 다양한 복지제도, 원활한 소통에 따른 유연한 조직문화, 일하고 싶은 근무환경 조성 등을 기반으로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성별, 전공을 불문하고 국내 대학생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글로벌 기업 중 한 곳으로 자리매김한 이유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
[삼성전자 어닝서프라이즈]매출 정체·SW 역량·수직적 조직문화는 아킬레스건
산업 기업 2016.07.07 18:00:08“고층빌딩을 짓는데 기초는 초가집.” “문제해결 능력으로만 보면 삼성 인력의 1~2%만 구글에 입사할 수 있는 수준.” 삼성그룹 사내방송 SBC는 최근 연이어서 ‘삼성 소프트웨어 경쟁력 백서’라는 2부짜리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이 같은 냉정한 자기비판을 이어갔다. 삼성이 그동안 소프트웨어(SW)에 대해 양적 투자를 늘렸지만 질적인 수준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은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1위지만 스마트폰 운영체제(OS)나 인공지능(AI) 등 SW 시장에서는 뒤처져 있다. 삼성전자가 올 2·4분기 8조원대의 깜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부족한 소프트웨어 역량은 삼성이 갖고 있는 ‘아킬레스건’이자 삼성전자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정체된 매출액 역시 이런 흐름에서 지적할 부분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52조~53조원까지 예상됐던 매출이 50조원에 그친 것은 아쉬운 점”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강세였다고는 하지만 매출액의 성장이 크게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은 지난해부터 47조~53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스타트업 삼성’을 선포하며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사내 문화를 위해 나서고 있는 것도 결국은 ‘삼성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직급 체계를 4단계로 단순화하고 호칭은 ‘∼님’으로 통일하는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삼성 안팎에서는 회의론도 여전하다. 삼성전자의 10조원대 이익 시대는 보다 과감하면서도 ‘소프트웨어 삼성’에 걸맞은 사업 구조와 조직 문화를 얼마나 조기에 안착시키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
GE, 인사실험 나선다…"연말평가 없애고 앱 이용해 수시평가"
국제 기업 2016.06.08 20:52:55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수시평가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인사 시스템을 도입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GE는 직원을 5등급으로 나눠 평가하는 현행 인사시스템을 곧 폐기하기로 했다. GE는 그간 매년 말마다 관리자들이 직원의 성취도를 ‘롤모델’에서 ‘불만족스러움’까지 총 다섯 단계로 나눠 평가했다. 이 인사평가가 시작돼서 최종 결재를 받을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최대 다섯 달에 달했다. GE가 도입을 고려 중인 새 인사평가의 특징은 수시성과 속도성이다. 직원들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서로에게 칭찬과 지적 등 피드백을 줄 수 있다. 또 연봉 인상도 정해진 시기마다 하는 대신 진급과 보너스 지급을 제각기 다른 시기에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
"꼰대·무개념 불통 조직문화, 한국기업 경쟁력 갉아먹어"
산업 기업 2016.06.01 14:00:30“‘하면 된다’ 정신으로 무장한 임원급 세대는 Y세대를 ‘무개념’이라며 무시합니다. 삶의 질을 추구하는 Y세대는 임원급 세대를 ‘꼰대’라고 부르며 불신합니다.” 최원식 맥킨지코리아 대표는 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기업문화와 기업경쟁력 콘퍼런스’에서 한국 기업 조직건강의 취약점이 바로 이 같은 ‘불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다수 국내 기업이 서로를 ‘꼰대’와 ‘무개념’으로 바라보는 임원급 세대와 Y세대 간 불통으로 조직문화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꽉 막힌 불통을 뚫어내려면 팀장급 ‘낀 세대’의 적극적인 소통과 조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 대표는 “빠른 실행력에 기반을 둔 과거 성공공식만으로는 저성장시대 극복이 힘들다”면서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빠른 실행력을 기반으로 따라잡는 성장모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대안으로 권위주의적 리더십의 합리적 재정의, 혁신친화적이고 민첩한 조직풍토 등을 제시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낡고 병든 기업문화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대한상의가 콘퍼런스 참가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98.4%가 ‘기업 경쟁력은 기업 문화의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91.0%는 ‘현재의 기업문화로는 경쟁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답해 기업문화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정동 서울대 교수는 최근 조선·해운업의 위기를 예로 들어 내적 성찰 없이 선진국 따라잡기에 올인해온 국내 기업문화의 한계를 지적하며 관행화된 업무방식과 과감히 결별할 것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창의와 혁신은 실패에서 시작해 축적으로 완성되는 만큼 실패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인식해 시행착오를 독려하고 경험을 축적하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날 SK텔레콤·유한킴벌리·구글코리아는 기업문화 선진화 사례를 발표했다. SK텔레콤은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3∼4인 스타트업 캠프를 구성, 자율권을 부여하고 성과에 과감한 보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한킴벌리는 자기 자리가 없는 스마트오피스와 스마트워크센터를 구축했다. 그 결과 직원의 직무몰입도는 76%에서 87%로, 일과 삶의 만족도는 77%에서 86%로 올랐다. 구글코리아는 “구글의 경쟁력은 개개인이 가치를 공유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나누며 소통하는 문화에서 나온다”며 가치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
팀장·회의없는 날 이어 자율출퇴근제…조직문화 바꾸기 속도내는 LG전자
산업 기업 2016.05.25 18:05:08LG전자가 삼성전자에 이어 자율출퇴근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는 시범 조직을 운영해 성과를 보고 전면 도입을 결정할 방침이다. 틀에 박힌 출퇴근 시간을 개선해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직원들의 창의력을 끌어 올리는 한편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LG전자는 자율출퇴근제 도입을 위한 파일럿 조직(시범 운영 조직)을 선정, 다음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자율출퇴근제를 시범 운영한다. 주로 연구 인력이 대상이다.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차세대 표준 연구소, 소프트웨어(SW) 센터, 한국 영업본부 일부 조직이 자율출퇴근제를 운영한다. LG전자는 올해 초 직원들의 건의사항을 통해 자율출근제 도입을 검토해왔다. 6개월간의 시범 운영을 통해 효과를 분석, 조직문화 개선 및 효율성 등에 도움이 될 경우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파일럿 조직의 운영 방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와 비슷한 주 40시간이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13일부터 생산직 등 일부 직군을 제외한 전 직군에 대해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주 5일 오전6시부터 오후10시 중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하루 최소 4시간 이상만 근무하고 주 40시간만 채우면 된다. 정상적인 업무가 수행 가능한 범위 내에서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정하는 대신 성과로 평가 받는 방식이다. 자율출퇴근제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침 러시아워 시간을 피하고 저녁 시간을 활용해 자기 계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9시 출근, 6시 퇴근으로 틀에 박혀 있는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이나 애플 등의 자유롭고 유연한 근무 문화를 벤치마킹해 직원들의 창의력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LG전자의 자율출퇴근제 시범 운영은 최근 조직문화 개선 및 인사혁신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이달 초 황호건 LG전자 최고인사책임자(CHO)는 올 초 사내 게시판 ‘우리틉시다’를 통해 접수한 직원들의 건의 사항의 진행사항을 중간 보고한 바 있다. 약 50가지의 세부 사항들에 대해 그래프까지 그려 진행사항 및 향후 계획들에 대해 자세히 표기,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에 나섰다. LG전자는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 직원들의 건의 사항을 반영, 팀장 없는 날, 회의 없는 날, 유연 출퇴근제, 안식휴가제 등을 시행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자 업계가 요동치는 상황인 만큼 조직 내부에서부터 변화를 통해 혁신을 이루려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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