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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있으면 도수치료비 2배 뻥튀기…“비급여 부르는게 값”
경제·금융보험 2024.11.21 17:48:22부산의 한 한의원은 70세가 넘은 고령의 양의사를 고용했지만 사실 이렇다 할 진료를 하지 않는다. 한의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도수 치료 처방을 내주기 위해 고용한 의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한의원이 실제 도수 치료를 한 것도 아니다. 환자들에게 도수 치료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해 실손보험을 청구하게 하는 대신 미용 시술을 해주거나 보약의 한 종류인 공진단을 줬다. 금융감독원과 부산경찰청이 올 6월 한의사·협진의·간호사·환자 등 100여 명을 검거한 사건이다. 도수 치료는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통증의학과 등을 가야만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요즘은 한방병원도 도수 치료를 한다. 한방병원 정통 치료인 추나요법이 있는데도 굳이 도수 치료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실손 보험 때문이다. 한방병원에서는 1세대 실손 보험만 실손 청구를 할 수 있지만 도수 치료는 1~4세대 실손 모두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의료법상 도수 치료를 처방할 수 있는 것은 ‘의사’뿐이다. 이 때문에 일부 한방병원에서는 의대를 갓 졸업한 의사나 은퇴 이후 취업이 어려운 고령 의사를 ‘협진 의사’로 고용해 도수 치료를 처방하고 있다. 한방병원의 도수 치료가 늘면서 실손 보험금 지급도 급증세다. 지난해 한방병원 환자에게 지급된 실손 보험금은 전년 대비 16.1% 늘었고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7.1%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실손 보험금 증가율이 10.8%였던 것을 감안하면 한방병원의 증가율이 전체 평균보다 높다. 한·양방 협진으로 도수 치료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보험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한 달간 한방병원에서 이뤄진 비급여 진료 항목 중 도수 치료 진료비는 122억 원으로 2위인 약침술(33억 원)을 제치고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도수 치료가 만병통치 의료술도 아닐 텐데 세계에서 한국처럼 도수 치료 많이 받는 나라가 있겠냐”며 “실손 보험이 한국을 도수 치료 공화국으로 만들고 말았다”고 한탄했다. 도수 치료, 체외 충격파 치료, 재생 치료(인대 주사) 등 ‘비급여 물리치료’는 다년간 실손 지급 보험금 상위권에 올라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13.4% 증가했고 올 상반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었다. 비급여 물리치료에 대한 적당한 시장 가격이 없다 보니 병원이 장사하듯 치료 플랜을 짜주기도 한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병·의원에서 환자에게 실손 보험 가입 여부를 물어본 뒤 보험이 있으면 회당 20만 원, 없으면 10만 원의 치료비를 제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환자가 가입한 실손 보험의 유형(1~4세대)을 파악해 청구 한도를 넘지 않도록 물리치료 플랜을 짜주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비급여 물리치료를 한 것으로 허위 진료 기록을 발급하고 실제로는 피부미용 시술을 하기도 한다. 최근 실손 보험 보장 분야에서 빠르게 청구가 느는 분야는 발달 지연이다. 지난해 지급 보험금이 전년 대비 28.9% 증가했고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다. 자녀가 발달 지연 치료를 받았다면서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실제로는 음악·미술·스포츠 치료 등을 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실제 경기도의 한 아동심리발달센터는 “발달 지연 치료로 실손 청구가 가능하다”고 학부모들을 유혹해 음악 치료사와 미술 치료사가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또 다른 한 의원은 같은 수법으로 유치원 아동들을 대상으로 ‘학교 준비반’을 열어 사회성과 신체 발달 명목으로 스포츠 활동을 시키기도 했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사들의 직업윤리가 땅에 떨어졌고 환자들 역시 실손 보험금 부정 청구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않고 병원이 권하면 응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일이 계속되면 실손 보험료가 올라 선의의 가입자는 물론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
정부, 英·獨 등 산업정책 분석한다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4.11.21 17:45:21정부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거세질 보호무역과 자국 우선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영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국의 산업정책 조사에 나섰다. ★본지 10월 18일자 1·10면 참조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수출통제 등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지속되고 첨단산업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 조치에 대한 대응과 국내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진 체계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연구 용역을 통해 미국·일본·독일·영국 등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자국 중심 산업정책 △기후 대응 등 대외 정책의 내용과 추진 체계를 살펴볼 계획이다. 추진 체계로는 미국이 상무부 내 산업안보국(BIS) 조직을 통해 수출통제를 강화한 것 등이 사례로 꼽힌다. BIS는 첨단 반도체 장비와 반도체 제조 장비의 대중(對中) 수출통제 조치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대중 압박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해외 주요국의 정책이 국내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 산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산업의 대응 체계를 마련해나갈 예정이다.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업계에서는 반도체지원법(칩스법) 축소 가능성과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반독점 소송 승리한 美 법무부, 구글에 “크롬 팔아라”
산업IT 2024.11.21 17:45:13구글과의 반독점 소송 1심에서 승소한 미국 법무부가 인터넷 브라우저 ‘크롬’의 매각을 요구하고 나섰다. 구글이 인터넷 접속 통로인 브라우저에서의 높은 점유율을 기반으로 검색엔진·광고 시장 내 장악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0일(현지 시간) 미 법무부는 올 9월 반독점 소송 승소에 대한 실행 조치 방안으로 구글에 크롬 매각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구글이 검색엔진과 브라우저를 분리해야만 시장에서의 건강한 경쟁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게 법무부의 주장이다. 시장조사 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구글은 올 10월 기준 글로벌 검색 시장의 89.34%를, 웹브라우저 시장의 66.65%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법무부의 크롬 매각 제안은 ‘구형’에 가깝다는 점에서 실행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내년 8월까지 내려지는 재판부의 판결에 따라 구글에 대한 조치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데다 재판도 1심인 만큼 최종 판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의 이번 요구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구글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법무부는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나 광고사업부 매각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과 광고 시장은 구글 매출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반면 크롬 브라우저는 ‘인프라’에 가까워 법무부가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찾았다는 평가도 따른다. 최종 판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에 나오는 만큼 재판 과정에서 정부의 판단이 개입할 여지도 적지 않다. 트럼프는 9월 구글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이라며 기소하겠다고 분노했다가 한 달 뒤 구글 해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을 바꿨다. 매각 현실성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시장에서는 덩치가 큰 크롬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
[인사] 과학기술정보통산부
산업IT 2024.11.21 17:44:44[인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급 전보> △원자력연구개발과장 이병희 △국립전파연구원 지원과장 김선근 -
삼성 사장단 교체·SK 임원 감축…'신상필벌'로 기강 다잡는 재계
산업산업일반 2024.11.21 17:44:35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연말 인사를 앞둔 삼성과 SK(034730)그룹에도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사장단 교체와 최대 20% 임원 교체가 예고되고 있어서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등판으로 경영 환경이 ‘시계 제로’ 상황에 빠져들었다”며 “인사를 통한 강력한 쇄신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올해 최대 실적을 낸 현대자동차가 사상 최초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전면에 내세울 정도로 그 어느 때보다 재계의 변화에 대한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과 SK의 사장단 인사는 ‘신상필벌’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005930)는 현재 반도체 실적 악화로 그룹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5월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을 제외한 모든 CEO가 교체 대상이라는 분석이다. 전 부회장은 최근 발표한 사과문에서 “위기의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 있다”고 밝히며 대규모 문책을 예고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000660)에 밀린 메모리 사업부를 중심으로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컨트롤타워인 사업 지원 태스크포스(TF)에 대한 조직 재편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컨트롤타워 기능이 위축되면서 삼성의 위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게 재계 안팎의 시선이다. SK그룹은 올해 초부터 이어져온 강도 높은 리밸런싱 작업의 ‘화룡점정’으로 정기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인공지능(AI) 확장 시기에 기회를 잡기 위한 제1 전략으로 운영개선(O/I)을 꼽은 만큼 조직 효율화를 위한 인원 감축 가능성이 제기된다. SK는 지난 6개월간 구조조정을 통해 순차입금 9조 원을 줄였다. 인사에서는 비상 경영에 돌입한 SK온 등 경영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20%가량 임원 감축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미 앞서 조기 인사를 실시한 SK에코플랜트는 66명에서 51명으로, SK지오센트릭은 21명에서 18명으로 임원 수를 줄였다. 다만 지난 3분기 7조 3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SK하이닉스는 성과에 따라 승진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사장단 인사 폭도 관심의 초점이다. SK는 올해 들어서만 SK에코플랜트와 SK스퀘어(402340)·SK이노베이션(096770) 3개 계열사 사장을 교체하는 등 각 계열사 상황에 따라 수시로 CEO를 교체해왔다. SK 관계자는 “이미 연중에 사장단 인사가 꽤 진행됐다”면서도 “인적 쇄신을 위해 젊은 CEO 발탁, 기술·현장 중심형 인사가 추가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증시 부진 속 빛나는 엔터주 ETF…국내 주식형 중 한 달 수익률 1위
증권국내증시 2024.11.21 17:44:09올 들어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던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년부터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 등 대형 아티스트들이 잇달아 활동에 들어서며 국내 엔터 기업들의 실적 반등이 점쳐진다.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엔터 업종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전문가들은 다만 엔터 업종의 극심한 변동성과 경영권 분쟁 등 위험 요소에 유의할 것을 조언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최근 한 달간 ‘ACE KPOP포커스’의 수익률은 18.85%로 국내 주식형 ETF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뿐 아니다. ‘TIGER 미디어콘텐츠’와 ‘HANARO Fn K-POP&미디어’ ETF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각각 14.94%와 14.90%다. 이는 전체 ETF 수익률 상위 10종목에 포함되는 수치다. 국내 주식형 ETF 중에서 수익률 상위 10종목 안에 든 건 엔터 업종 3개가 유일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엔터 업종의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 아티스트들의 복귀로 국내 엔터 기업들의 공연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동방신기나 빅뱅 등 인기 가수들의 군 제대 전후로 가파른 주가 상승세가 있었다”며 “BTS의 월드 투어 활동에 따른 내년 하이브(352820)의 예상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70% 넘게 증가한 3500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짚었다. 내년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와 JYP엔터테인먼트의 호실적도 기대된다. 올해 데뷔한 신인들의 가파른 성장세 덕분이다. 임유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2월 데뷔한 SM의 일본 현지화 그룹 NCT WISH가 빠른 성장을 보이며 데뷔 때 발생했던 초기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JYP엔터 역시 트와이스·스트레이키즈 등 고연차들의 일본 공연과 팬미팅 활동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다. 수급 상황도 좋다. 현재 국내 증시에 마땅한 주도주가 없다는 점과 엔터 업종의 주가가 많이 빠졌다는 사실이 부각되며 매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특히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기관투자가들의 순매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기관은 지수 발표날인 9월 24일 이후부터 이날까지 JYP엔터와 에스엠의 주식을 각각 910억 원어치와 580억 원어치 사들였다.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하이브와 JYP엔터 주식도 같은 기간 총 3080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엔터 업종의 주가 상승을 점쳤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점은 부담으로 꼽았다. 실제 이날 4대 엔터 기업의 주가는 차익 실현 매물이 등장하며 JYP엔터를 제외하고 모두 전일 대비 하락 마감했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가 급등은 저가 매수 심리와 내년 전망에 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며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도주가 생겨나면 언제든 주가가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엔터 업종 특성상 인적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점도 문제다. 올 상반기 엔터 업종의 주가가 부진한 데는 소속 아티스트들이 잇달아 구설에 오른 영향도 컸다. 하이브는 아직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대표 아티스트 뉴진스의 이탈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어 맹목적인 매수는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
구조조정 칼 뺀 머스크…"재택금지해 공무원 자발적 퇴사 유도"
국제국제일반 2024.11.21 17:43:49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발탁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인도계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연방정부를 축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았다. 연방 공무원 인원 조정을 위해 재택근무를 없애 자발적 퇴사를 유도하는 한편 연방 지출 삭감을 통한 조직 축소와 인력 감축 등 다양한 방안이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효율부의 공동수장인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20일(현지 시간) ‘정부 개혁을 위한 정부효율부의 계획’이라는 제목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연방정부 구조조정 및 규제 완화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의 정부 집행 결정이나 재량 지출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나 그의 정치적 임명을 통해서가 아닌 정부 기관 내 수백만 명의 선출되지도, 임명되지도 않은 공무원에 의해 이뤄진다. 이것은 반민주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착화된 관료주의는 미국에 실존적 위협으로 다가오며 정치인들은 너무 오랫동안 이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치인이 아닌 기업가이기 때문에 (기업인의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규제 철폐, 행정 감축, 비용 절감’을 정부효율부의 3대 개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우선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남용됐던 각종 연방 규제들을 없애고 이를 통해 해당 업무를 맡는 공무원을 대거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각 기관에 필요한 최소한의 공무원 수를 파악하고 주 5일 사무실 출근을 의무화해 공무원들의 자발적인 퇴사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연방 공무원을 1주일에 5일 동안 사무실에 나오도록 강제하면 많은 수가 자발적으로 그만둘 것이며 우리는 (자발적 퇴사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 인사관리처(OPM)에 따르면 현재 130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원격근무를 승인받았으며 이들은 근무시간의 60%만 사무실에서 보내고 있다.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연방 공무원 노조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백악관이 재택근무 중단을 강행하면 연방 공무원 노조와 충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방 공무원 노조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 이들은 연방 공무원을 정치적 보복 차원에서 해고하는 것을 금지할 뿐 특정 직원을 겨냥하지 않은 인력 감축은 허용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에게 대규모 해고와 연방 기관의 수도 밖 이전 등의 권한이 있다고 덧붙였다. 회유책도 제시했다. 자리가 없어진 공무원이 민간 부문으로 이직하도록 돕겠다면서 대통령이 기존 법을 근거로 조기 퇴직자에게 인센티브나 자발적 퇴직수당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머스크는 자신의 기업을 운영할 때도 재택근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머스크는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직원들에게 보낸 첫 단체 e메일에서 재택근무 금지를 선언했으며 테슬라 임원들에게도 사무실 출근을 요구했다. 정부효율부는 연방 지출도 통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의회의 허가를 받지 않거나 의회가 의도하지 않은 용도로 사용되는 예산이 연간 5000억 달러(약 699조 원)를 초과한다며 공영방송공사(CPB) 예산 5억 3500만 달러, 국제기구 지원금 15억 달러, 진보 단체 보조금 3억 달러 등을 삭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최우선 목표는 우리의 프로젝트 완료 목표일인 2026년 7월 4일까지 정부효율부의 존재 필요성을 없애는 것”이라며 “건국 250주년을 맞이하는 미국에 건국자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연방정부를 선물하겠다”고 강조했다. -
미국산 군용 반도체 中 밀수출하다 덜미
사회사회일반 2024.11.21 17:42:16군용 무기 개발·제조에 쓰일 수 있는 미국산 IC칩을 중국에 밀수출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미국의 주요 전략 물자 수출통제로 중국 업체가 IC칩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국내 업체들이 일종의 중개에 나섰는데 수익 대부분이 환수될 전망이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박경택 부장검사)는 미국 제조업체 국내 유통대리점 A사 이사 B씨 등 2명을 배임수재, 관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지난 8월 밀수출과 관련해 관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소된 불법 수출업체 C사 대표 D씨 등 2명을 배임증재 등 혐의로 추가로 기소했다. D씨 등 일당은 2019년 7월부터 지난해 8월 미국산 IC칩 9만 8000여개 141억 원 상당을 견본품으로 위장하고 세관 신고 없이 중국으로 밀수출했다. IC칩 중 일부는 군용 무기 개발이나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전략물자로 지정돼 국제 수출 통제체제에서 수출통제를 받는다. 이 회사에서 밀수출한 IC칩은 통신 기지국, 중계기 등에 사용되고 군용 레이더나 위성통신 등에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산 IC칩을 수입한 국내 업체는 이를 다시 3국에 수출하려면 산업통상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들은 이를 회피하기 위해 IC칩이 아닌 반도체 소자를 수출하는 것처럼 허위로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밀수출로 받은 대금을 계좌로 수령하고 일부는 중국 환치기상을 통해 현금으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밀수출에 나선 것은 미국의 수출 통제 등으로 중국 업체가 IC칩을 직접 구매할 수 없거나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상황이 되자 이들이 우리나라와 중국의 실거래 차이에서 나오는 이익을 보고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이 이 같은 방법으로 취한 수익은 43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범죄수익 가운데 35억원에 대해 추징보전 명령을 받아 범죄 수익을 동결했다. 검찰 관계자는 "밀수출된 IC칩이 다른 국가의 군수품에 사용됐을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국익을 위협하는 중대범죄로 중대한 외교 문제도 초래할 수 있다"며 "앞으로 전략물자 밀수출 관련 주조적 비리 엄단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
임원 승진 13% 줄이고 사업부 재편…'정중동' 쇄신 나선 LG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11.21 17:41:12LG그룹이 ‘2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사장 승진을 2명으로 제한하면서 임원 승진자 수를 10% 이상 줄이는 등 조직 슬림화도 단행했다. LG가 젊고 기동력 있는 조직으로 미래 사업 준비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그룹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인 LG와 LG디스플레이(034220)·LG이노텍(011070)·LG유플러스(032640) 등 주요 계열사의 임원 인사안을 의결했다.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051910) 부회장, 조주완 LG전자(066570)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유임이 결정됐다. 부회장 후보로 점쳐졌던 조 사장과 정 사장은 승진 없이 대표이사직을 유지한다. 올해 LG그룹 전체 승진 규모는 121명으로 지난해(139명) 대비 18명 감소했다. 이 가운데 신규 임원 선임은 86명으로 지난해(99명) 대비 10명 넘게 줄었다. CEO 대다수가 자리를 지킨 가운데 LG유플러스는 LG 경영전략부문장인 홍범식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4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홍 신임 사장은 1968년생으로 글로벌컨설팅 기업인 베인앤드컴퍼니에서 테크놀로지 부문 대표, 글로벌디렉터, 한국지부 대표 등을 역임했고 2019년 LG그룹에 합류해 적극적 인수합병(M&A)과 미래 사업 전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2022년부터는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의 기타 비상무이사를 맡았다. LG CNS에서는 대표를 맡고 있는 현신균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2022년 말 대표이사 보임 후 DX 기술 역량을 확고히 다지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밖에 ㈜LG에서는 이상우 경영관리부문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이장환 비서팀장이 상무로 선임됐다. LG전자에서는 가전 구독 사업 모델을 적극 확대하고 소비자직접판매(D2C) 사업 성과를 창출한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면서도 경영 실적을 기반으로 조직개편을 추진하면서 그룹의 미래 비전을 제시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LG는 전체 신규 임원 중 23%인 28명을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서 발탁했다. 연구개발(R&D) 임원도 늘리고 있다. 신규 임원 21명을 포함해 그룹 연구개발 임원 수는 218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특허 관리 체계 구축과 특허 조직의 역할 강화를 위해 특허 전문가 2명의 승진 인사도 진행했다. 전체 승진 규모는 지난해 대비 줄였다. ‘젊은 피 수혈’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내 1980년대생 임원 수는 17명으로 5년간 3배 증가했고 특히 AI 분야에서는 1980년대생 임원 3명이 배출됐다. 전문성 갖춘 외부 인재 10명도 영입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젊은 인재들에게 성장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제공해 그룹 내 변화의 속도를 한층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이날 5년 만에 사업본부 조직을 대거 조정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제품 단위로 나뉘어있던 기존 사업 본부 체제를 넘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부문을 통폐합하고 신사업으로 떠오르는 분야에는 더욱 힘을 실었다. 또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라는 지향점을 고려해 사업본부 명칭 뒤에 ‘솔루션’을 붙이기로 했다. 우선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의 중심축인 냉난방공조(HVAC)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ES(Eco Solution)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기존 BS사업본부 산하 전기차 충전 사업도 이관받아 매출액 1조 원 이상의 유니콘 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신임 사업본부장은 기존 에어솔루션사업부장인 이재성 부사장이 맡는다. 가전 사업을 영위하는 H%A사업본부는 HS사업본부로 바뀐다. 기존 BS사업본부 산하 로봇 사업을 이관 받아 로봇청소기, 이동형 AI홈 허브와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HE사업본부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이라는 지향점에 맞춰 MS사업본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정보기술(IT)과 사이니지 사업을 이관받아 TV 사업과 통합 운영하게 된다. LG는 앞으로도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도록 임원 조직을 슬림화할 방침이며 성별·나이·출신과 관계없이 실력과 전문성을 최우선하는 인재 기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고객 가치, 영업, 재무, 마케팅, 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여성 임원 7명이 신규 선임됐다. LG 내 여성 임원 수는 2018년 29명에서 역대 최다인 65명으로 늘었고 1980년대생 임원 수는 모두 17명으로 5년 간 3배 증가했다. ㈜LG 관계자는 “젊은 인재를 많이 선발한 것은 경쟁력 있는 이들에게 나이와 상관없이 성장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제공해 그룹 내 변화의 속도를 한층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
[로터리] 이제는 K비즈니스다
산업IT 2024.11.21 17:41:09지난달 본사 실리콘밸리 출장에서 많은 글로벌 리더들을 만났다. 리더들이 가장 좋아한 선물은 선크림과 마스크팩이었다. 한류가 K팝이라는 문화 현상을 넘어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고 있음을 느낀 순간이었다. K콘텐츠의 전 세계적 확산은 이제 K비즈니스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드라마 속 ‘치맥(치킨·맥주)’과 라면이 동남아를 비롯한 전 세계를 휩쓴다. 외국의 편의점 매대에서 신라면을 발견하는 일도 왕왕 있다. 미국의 한 어린 소녀가 불닭볶음면을 생일 선물로 받고 기쁨의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담은 인스타그램 숏폼(짧은 영상)의 폭발적인 조회수는 삼양식품의 글로벌 매출로 증명된다. 한국 패션은 말할 것도 없다. 동남아 국가의 동료들은 최근 무신사에서 옷 쇼핑을 즐긴다고 한다. 한국 드라마에서 본 K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실제 무신사는 2022년 13개국에 비즈니스를 론칭한 후 최근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하며 K패션의 매력과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마스크팩과 선크림의 인기로 대변되는 화장품 분야에서도 한국은 다시금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미국 내 화장품 매출에서 중국을 제치고 약 1조 6400억 원의 수출액을 기록해 수출 국가 상위 5위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 화장품 시장 매출의 약 10%를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 미국 화장품 시장의 규모는 약 140조 원으로 한국 시장의 약 17조 원과 비교했을 때 8배에 달한다. 이러한 차이는 미국 시장이 얼마나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단순 계산을 한다면 한국 브랜드의 국내 비즈니스 매출이 1억 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미국 시장을 목표로 한다면 최대 8억 원까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내 K뷰티 점유율은 아직 1%에 불과하다. 메타코리아는 그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잠재력을 실제 성과로 전환할 다양한 K뷰티 브랜드를 발굴해 좋은 글로벌 기회를 제안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나 문화가 낯선 K뷰티 브랜드들이 성공적인 판매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글로벌 사례와 성공 방정식을 공유한다. 특히 메타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각 브랜드의 목표에 맞게 해외 사용자들을 정밀하게 타기팅한다. 현지화된 광고 소재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등 기술로써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과 성공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좋은 기술과 제품을 가진 한국 기업들이 더 넓은 시장에 소개되고 세계 어디에서나 경쟁할 수 있길 바란다. 한국의 크고 작은 브랜드들이 큰 물에서 큰 물고기로 성장할 머지않은 미래가 기다려진다. -
“자사주 2000억 원 소각”…SK스퀘어, 밸류업 공시
증권국내증시 2024.11.21 17:39:58SK스퀘어(402340)가 주주 환원을 위해 총 2000억 원 상당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1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을 50% 이하로 축소한다는 목표다. SK스퀘어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21일 공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00억 원 규모의 주주 환원 계획이다. 먼저 올해 4월 매입을 완료한 자사주 1000억 원을 소각한다. 여기에 이달 25일부터 3개월 동안 자사주 1000억 원을 추가로 매입 및 소각할 예정이다. 주주 친화적 관점으로 밸류업 핵심 목표를 설정했다는 게 SK스퀘어의 설명이다. 특히 국내 지주회사로서는 처음으로 ‘NAV 할인율’에 대한 내용을 담았으며 이를 경영진의 핵심성과지표(KPI) 및 보상 체계와 연계할 방침이다. NAV 할인율이란 시가총액 대비 NAV가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낮을수록 적정한 기업가치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올 3분기 기준 SK스퀘어의 NAV 할인율은 65.8%로 지난해 말(73.0%)보다 개선됐다. 또 자본시장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COE 개념을 기업가치 제고 목표에 추가했다. 향후 3년간 COE를 초과하는 ROE를 실현해 주주들의 자본을 활용해 창출한 기업의 이익률(ROE)을 주주가 회사에 요구하는 최소한의 수익률(COE)보다 높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SK스퀘어의 올 3분기 기준 직전 12개월 ROE는 10.3%로 같은 기간 코스피200의 ROE 5%를 훌쩍 넘는다. 마지막으로 2027년까지 PBR을 1배 이상 달성할 계획이다. PBR은 회사의 시장 가치가 장부 가치 대비 어떻게 평가받는지 판단하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현재 SK스퀘어의 PBR은 0.73배로 국내 주요 지주회사 평균치를 상회한다. 한명진 SK스퀘어 사장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회를 중심으로 주주들과 적극 소통하면서 최적의 자본 배분과 예측 가능한 주주 환원을 시행하겠다”며 “투자 수익성을 지속 강화하고 미래 유망 분야를 발굴하면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
[여명] 트럼프 ‘K조선 협력 요청’의 함정
오피니언사내칼럼 2024.11.21 17:39:26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요청했다. 트럼프는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선박 건조 능력을 언급한 뒤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와 수리, 정비(MRO)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한국 조선업 협력 요청 소식이 알려진 뒤 K조선의 미국 진출 가능성에 조선업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조선사가 미국에 진출하거나 미국 조선업계와 협력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트럼프가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요청한 것은 미국의 해군 전투력 급감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미국은 미중 갈등 속 패권 경쟁 무대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해군의 전투력이 중국에 비해 뒤처지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미국 전략문제연구소가 6월 공개한 ‘초국가적 위협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전함(234척)은 이미 미국 전함(219척) 규모를 뛰어넘었다. 군함의 MRO 경쟁력도 잃은 지 오래다. 실제로 2021년 10월 좌초된 핵 추진공격 잠수함인 코네티컷함은 수리에 31개월이나 걸릴 정도라고 한다. 조선업 경쟁력이 뒤떨어지면서 군함 규모에서부터 건조 능력, 수리 능력 모든 면에서 중국에 밀린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 해양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동맹국과의 협력 확대를 권고했다. 최근 한화오션이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하고 미국 MRO 사업을 수주한 배경이기도 하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이 같은 자국의 조선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4월 ‘국가 해양전략을 위한 의회지침’을 발표했다. 지침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무역의 80%가 해운을 통해 이뤄지지만 국가 간 외항 운송을 담당하는 미국 국적 선박은 200척 이하, 중국 국적 선박은 7000척 이상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미국이 수주한 선박은 5척, 중국은 1700척이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80여 개에 달했던 미국 대형 조선소는 20개로 줄어들었다. 미국의 조선소 인력은 15만 3000명인 반면 중국 인력은 60만 명에 달한다. 선원도 미국은 1만 2000명, 중국은 170만 명이다. 보고서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국가해양위원회 설립과 조선해운인력 양성 등의 내용을 담은 10가지 권고 사항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미국에서 원양선박을 건조·수리할 수 있도록 해운(공급망)·조선업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투자세액 공제와 인센티브도 제안했다. 조 바이든 정부가 주도한 ‘반도체지원법(CHIPS Act)’처럼 조선업지원법 등을 통해 조선산업의 부흥을 이끌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트럼프의 조선업 협력 발언은 자국 우선주의와 러스트벨트의 부흥과도 맥이 닿아 있다. 트럼프 정부가 한국 조선사와의 협력을 통해 미국 조선업을 되살린다면 일자리 창출을 꾀할 수 있다. 아울러 미국 조선사가 미국에서 군함과 선박 건조 규모를 늘리면 아주 오래전에 쇠퇴기에 진입한 철강산업을 되살리는 것도 가능하다. 경쟁력이 한참 뒤떨어진 미국의 조선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주장처럼 신규로 건조된 선박과 이를 위한 선박용 철강제품인 후판에 보편관세를 부과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협력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온 것이다. 결국 K조선과의 협력으로 조선철강업 부활과 러스트벨트 부흥에 나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기도 하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내건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우리 경제에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내수 침체와 고용 악화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내년 성장률이 1%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윤 대통령이 트럼프와 하루 빨리 만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치밀한 협상을 통해 우리의 경제안보 지형을 다져야 한다. 트럼프가 띄운 한미 조선업 협력을 우리 기업의 미국 진출로만 판단하면 국내 조선업의 기술만 통째로 내주고 국내 철강산업을 고사시키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한미 조선업계 협력을 지렛대로 삼아 우리가 중장기적으로도 실익을 얻을 수 있는 청사진을 그려야 할 때다. -
신임 자본시장연구원장에 김세완 이대 교수 내정
증권국내증시 2024.11.21 17:38:55김세완(사진)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차기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으로 내정됐다. 김 교수는 사원총회 의결 등을 거쳐 다음 달부터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자본연 원장후보추천위원회가 김 교수를 신임 9대 원장으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성격인 사원총회에서 김 교수를 원장으로 선임하는 최종 절차가 남아 있다. 차기 원장 임기는 3년으로 2027년까지다. 김 교수는 연세대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친 뒤 미국 텍사스A&M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2004년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7년부터 이화여대 경제학·행동사회경제학협동과정 소속 교수로 근무 중이다. 금융시장과 거시경제와의 관계, 금융시장 투자자 행태, 자산 가격 이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날 김 교수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자본연은 1997년 한국거래소·한국금융투자협회 등이 투자해 만든 사단법인 한국증권연구원으로 출범한 연구기관이다. 자본연은 낙하산 인사 논란이 지속 제기되자 2021년부터 공모 방식으로 원장을 선출하고 있다. 신진영 현 원장은 퇴임 이후 연세대 경영대학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
VC업계는 속앓이 "퇴출이 능사 아냐"
증권국내증시 2024.11.21 17:38:09“실적이 부족해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토양을 마련해주는 게 코스닥 시장의 존재의 이유 아닌가요?” 감사 의견 미달 기업에 대한 시장 퇴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자 기업공개(IPO)를 주요 자금 회수 수단으로 삼고 있는 벤처캐피털(VC)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모주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상장폐지 확대는 결국 증시 진입 요건 강화로 이어져 IPO를 통한 자금 회수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IPO는 오래 기간 국내 VC 펀드의 주요 회수 방식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VC 투자 기업의 자금 회수 유형 중 IPO가 차지하는 비중은 35~45%였다.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털협회 회장은 “제조업 등 전통 사업이 주를 이루는 코스피 시장이 실적을 중시하는 곳이라면 코스닥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산업 시장'으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며 “미 나스닥처럼 정체성을 명확히 하면서 성장성 있는 기업을 계속해서 지원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숫자가 증명된 회사만 코스닥에 남으면 코스닥은 코스피 2부 시장으로 전락할 뿐”이라고 말했다. VC 운용사들은 수익률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펀딩부터 투자, 회수로 이어지는 사이클이 원활하게 돌아가야 하는데 회수가 어려워지면 트랙 레코드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며 “펀드 만기를 연장하기 위해 기관출자가(LP)들을 설득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규제 강화가 이른바 ‘좀비기업’을 솎아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진정으로 상장 자격이 있는 기업을 발굴해 IPO를 도와야 하는데 성장성도 자생력도 없는 좀비기업을 상장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이참에 무늬만 상장사인 기업을 퇴출해 시장을 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LG이노텍, 3700억 원 규모 카메라 모듈 시설투자…베트남 공장 증설 '순항'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11.21 17:37:40LG이노텍(011070)이 카메라모듈 사업에 3759억 원의 신규 시설 투자를 집행한다고 21일 공시했다. 이는 회사가 지난해 발표한 1조 3000억 원 규모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 증설에 포함되는 시설투자다. 이 증설은 베트남 생산법인이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LG이노텍은 이번 증설 투자로 베트남 공장의 카메라모듈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대해 고객사의 대규모 물량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애플에 아이폰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 목적에 대해 “광학솔루션 사업 신모델 대응 및 경쟁력 향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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