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이어지는 고용 한파로 청년(15~29세)들이 졸업 이후 첫 직장을 구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이 약 11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지만 청년 3명 중 2명은 첫 직장을 그만두는 것으로 파악됐고 이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1년 1.6개월에 그쳤다.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도 1년 전보다 8만명 이상 증가해 71만명을 넘어섰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학교 졸업(중퇴) 후 첫 일자리가 임금근로자인 경우 첫 취업까지 걸리는 평균 소요기간은 지난해보다 0.1개월 늘어난 10.8개월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길다. 첫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은 매년 길어지는 추세다. 지난 2015년의 첫 취업 소요 기간이 10.0개월임을 고려하면 4년 만에 1년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대졸자(3년제 이하 포함)가 졸업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도 증가하고 있다. 청년층 대졸자의 평균 졸업 소요기간은 4년 2.8개월로 전년 동월 대비 0.1개월 늘었다. 마찬가지로 관련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7년 이후 최장이다. 남자는 5년 1.1개월이 걸렸고 여자는 3년 7.6개월이 소요됐다. 이는 대학 생활 도중 취업 준비나 어학연수 등을 이유로 휴학을 결정하는 학생이 많아진 탓이다.
첫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청년 10명 중 8명은 2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15~29세 청년이 첫 직장에 취업하고 받는 임금은 150만~200만원 미만 구간이 34.1%로 가장 많았고 100만~150만원은 27.7%였다. 200만~300만원이 18.1%로 뒤를 이었고 △50만~100만원 12.5% △50만원 미만 5.1% △300만원 이상 2.4% 순이었다. 이처럼 낮은 보수를 받는 등 근로여건에 만족하지 못해 청년 3명 중 2명은 첫 직장을 그만뒀다. 첫 일자리를 그만둔 임금근로자는 전체의 67.0%로 1년 전보다 4.2%포인트 상승했다. 이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1년 1.6개월로 0.3개월 감소했다.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1년 5.3개월로 1년 전보다 0.6개월 줄었다. 첫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는 보수·근로시간 등 근로여건 불만족이 49.7%로 가장 높았다.
취업시험 준비생의 규모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청년층 907만3,000명 중 취업자나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 등 경제활동인구를 제외한 비경제활동인구는 468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7,000명 줄었다. 이 중 취업 혹은 취업을 위한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비중은 71만4,000명으로 전체의 15.3%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8만8,000명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0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기업체나 언론사, 일반직 공무원 등을 지원하기 위해 스펙을 맞추거나 창업 과정에서 자격증을 따야하는 경우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 공무원 시험이 지난해보다 한 달 늦춰진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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