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예비 유니콘(회사가치 1조원 이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하이퍼커넥트가 대표적인 ‘부부경영’ 체제가 됐다. 안상일 대표가 최근 송영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결혼에 골인하면서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임원간 결혼도 매우 드물지만, 부부경영 체제는 더욱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하이퍼커넥트는 영상 기반 소셜엔터테인먼트 업체로 랜덤 매칭으로 1대1 영상 채팅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중동 등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성장한 170억원을 올리며 기업가치 추산액이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발자 출신인 안 대표와 달리 송 COO는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MBA)을 졸업한 경영 전문가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컨설턴트를 지내다 2017년부터 하이퍼커넥트에 합류해 투자 유치와 인수합병(M&A) 등을 주도해 왔다. 특히 송 COO는 500억원 안팎 상장전투자유치(프리IPO)를 주도하면서 미래 전략을 맡고 있어 당분간 경영참여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이퍼커넥트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송 COO의 역할만 놓고 보면 당분간 안 대표와 함께 부부경영 체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스타트업을 부부가 함께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도 굉장히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세탁물을 수거해 세탁한 후 다시 배달해 주는 세탁 오프라인 기반 온라인서비스(O2O) 스타트업인 세탁특공대 역시 부부가 공동 경영하고 있다. IT시스템 엔지니어 출신인 예상욱 대표와 웹디자이너인 남궁민아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아 4년만에 누적매출 100억원을 올릴 정도로 성장 기반을 닦아 놨다.
잡플래닛의 황희승 대표와 이혜민 눔코리아 대표는 지난 2014년 결혼해 부부가 각기 다른 스타타업을 경영하고 있다. 두 사람은 중학교 2학년 짝꿍으로 첫 인연을 맺은 이후 각자 스타트업을 창업한 후 부부의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의 경영수완을 이어 받아 2세가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부전자전형’ 경영도 눈에 띈다. 창업 3년 차에 접어드는 운송 스타트업 로지스팟의 박준규 공동대표의 부친은 국내 한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대표다. M&A를 주도 하는 부친의 영향으로 박 대표도 M&A를 통해 최근 급격히 사세를 키우고 있다. 실제 로지스팟은 지난 7월 성현티엘에스를 인수한 후 최근 100억원의 투자 유치 후 추가 운송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경우 현금이 부족한 데 과감한 M&A를 통해 성장 전략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PEF의 인수전략을 닮았다”고 말했다. 형제가 각각 스타트업과 외국계 PEF 대표를 맡고 있는 사례도 있다. 당근마켓의 김용현 대표는 글로벌 금융사 맥쿼리를 진두지휘 하는 김용환 한국 대표와 형제 사이다. 김용현 당근마켓 대표는 투자유치나 사업전략 얘기 등 사소한 것까지 형인 김용환 대표와 공유하는 등 형제애가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현 대표는 “(형이)투자 유치 관련 조언을 해 스타트업에서 중요한 펀딩 관련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당근마켓은 지난 9월 4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기업 평가가치가 2,000억원에 달할 정도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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