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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미안하고 고마웠다”...쏘카 대표 전격 사퇴

쏘카, 신임 대표에 박재욱 VCNC 대표 선임

4월 예정된 타다 사업부문 분할 계획도 철회

"타다금지법 통과로 투자 불투명해져"

이재웅(왼쪽)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신임 쏘카 대표




“어찌되었든 저는 졌습니다. 타다 드라이버의 일자리도 못 지켰고, 투자자들의 믿음도 못 지켰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혁신의 꿈도 못 지켰습니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13일 페이스북에 “저의 사임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지만, 반대로 제가 있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면서 이 같은 내용의 글을 남겼다.

이날 쏘카는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 이사로 박재욱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선임하고, 이재웅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또 쏘카에서 타다 사업부문을 분할해 독립기업으로 출범하려던 계획도 철회하기로 했다.

쏘카 관계자는 “서울중앙지법의 타다 서비스 합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일명 타다 금지법)이 지난 6일 국회에서 통과돼 타다의 사업 확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1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은 다음 달 11일부터 잠정 중단한다. 지난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법안 공포만을 앞두고 있는 ‘타다 금지법’이 타다의 현행 운행 방식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타다는) 지금까지 국가의 지원금 한 푼 안 받고 운행됐던 서비스”라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미래를 보고 운영해왔던 서비스인데 미래가 없어지는 순간, 신규 투자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고 법안 통과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이 대표는 “이제는 모빌리티 혁신을 정부가 그리는 그림대로 택시 기반으로 이루는 방법밖에 없는데, 모빌리티 혁신을 택시 혁신이라고만 본 이 정부의 단견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타다 같은 시도는 부족한 점이 있으면 보완하고 규제할 부분이 있으면 규제하면 된다”면서 “가장 나쁜 입법으로 (서비스를) 금지하는 선택을 한 정부는 혁신을 꿈꾸는 많은 이들은 물론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투자자들에게도 아주 나쁜 메시지를 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택시는 규제가 많은데 타다는 규제가 없어서 불공평한 것인가”라면서 “그러면 택시 규제를 풀면 되는 것이지 타다를 택시보다 더 심하게 규제해서 가두는 법을 만들어 금지할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타다금지법으로 일자리를 잃게 될 드라이버들에 대해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일자리가 없어지는 수많은 드라이버들에게 사정하고 사과하고 대규모 적자를 무릅쓰고 한 달이라도 더 운행해서 그분들 생계를 도우려는 상황인데, 정작 그분들에게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국토교통부 장관은 말 한마디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수십 년 동안 국토부의 정책실패로 혁신되지 않던 택시가 타다가 금지된다고 혁신될 것이라고 믿는 것도 말도 안 된다”면서도 “택시 혁신을 위해서 타다를 금지하겠다는 정책을 밀어붙인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잘못된 정책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드라이버들에게는 최소한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이제는 다음 세대에게 문제 해결을 맡겨야 할 때”라면서 “혁신을 꿈꾸는 후배들, 그리고 다음 세대에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음 세대에게 짐만 드려 면목없지만 다음 세대에서는 지속 가능한 혁신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저도 온 힘을 다해 옆에서 돕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신임 쏘카 대표에 선임된 박재욱 대표는 “쏘카는 과도한 차량 소유로 인한 사회, 경제, 환경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카셰어링을 비롯한 다양한 모빌리티 혁신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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