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한파 속에서 공유경제서비스산업계가 ‘전화위복’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가계·기업들이 공유경제서비스를 이용하면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코로나19사태에 따른 수입감소의 충격을 경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역발상 마케팅’에 나서는 것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국내 공유오피스서비스 기업인 ‘스파크 플러스’다. 지난 1·4분기중 이 회사에 접수된 3개월 이하 단기 오피스입주 문의량은 전분기 대비 두 배 가량 늘었다. 공유오피스를 이용하면 임대보증금 부담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불황기에 대응해 고정비용 지출을 줄이려는 기업들사이에서 공유오피스 입주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관련업계 종사자는 “공유오피스를 통해 사무실 보증금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면서 “단기간에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공유 오피스 입주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유오피스는 코로나19로 유연해진 업무방식에도 효과적이다. 재택·원격 근무 비율이 높아지면서 기존 사무실의 활용도는 낮아진 반면 여러 지점별로 마련된 회의실·라운지 등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지역에서 사용하는 공유 오피스가 업무 편의성을 높이고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수요도 늘고 있다. 기간제 차량대여 서비스인 ‘쏘카 플랜’의 경우 지난 2월, 3월 평균 계약건수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또 다른 차량공유서비스인 그린카의 지난 3월 주중 평균 이용 시간도 전월 대비 21%,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다. 이는 출퇴근할 때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대중 교통 대신 공유자동차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법인들의 카셰어링 수요도 늘었다. 쏘카에 따르면 지난 3월 쏘카의 법인 카셰어링 서비스인 ‘쏘카 비즈니스’에 대한 가입 문의가 전월 대비 40% 늘었다. 기업들이 입장에선 코로나19여파로 임직원 출장 및 외근 업무가 줄어든 상황에서 직접 법인차를 장기렌트하는 데 따른 비용 고정지출이 부담스러워 고정비 지출이 필요 없는 카셰어링으로 전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쏘카 관계자는 “평소 법인차량 이용횟수(아반떼 이용 1회당 100km기준)가 월간 16회였던 기업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8회로 이용횟수를 줄였다면 장기렌트보다는 카셰어링을 할 때 비용을 83~93%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셰어링을 이용하면 이용요금에 차량 대여료, 보험료, 주행 요금이 모두 포함되어 있고 이용한 만큼만 지출되기 때문에 고정비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전동 킥보드나 자전거와 같은 개인용 이동수단(PM) 공유서비스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층 주목 받고 있다. 근거리 이동시 대중교통편보다는 PM을 이용할 때 타인과의 접촉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는 공유용 PM이 코로나19 감염자의 체액 등에 노출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소득 등의 방역관리를 한층 높여 이용고객들의 신뢰 제고에 나서기도 했다. 그 결과 전동킥보드 등을 빌려주는 공유서비스인 ‘고고씽’의 경우 지난 3월 이용률이 전월 대비 27% 증가했다. 서울시 공공 자전거 ‘따릉이’의 올해 2~3월 이용률도 전년 동기 대비 66.8% 증가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돼 전반적인 공급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이미 있는 자원을 활용하는 공유경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의 골이 한층 더 깊어지고 장기화된다면 공유경제서비스도 한파를 피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해외에선 글로벌 공유서비스인 우버, 위워크, 에어비앤비 이용률이 급감한 상태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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