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춤한 사이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는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구독경제는 일정 구독료를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제품을 제공 받거나 콘텐츠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매장 방문을 하지 않아도 되고 제품이 문 앞까지 배달되기 때문에 대표적인 ‘언택트(Untact)’ 비즈니스 모델로 꼽힌다.
과거부터 우유·신문 배달 형태로 존재하던 구독경제는 기술 발전과 함께 제품·서비스 다양화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화장품·세면용품, 커피·주류, 꽃·그림 등 거의 모든 제품에 대한 구독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에 따르면 전 세계 구독경제 규모는 지난 2000년 2,150억달러에서 2015년 4,200억달러로 성장한 데 이어 올해 5,300억달러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세를 구가하던 구독경제는 코로나19로 날개까지 달게 됐다. 최근 신한은행이 발표한 ‘2020 금융생활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많아지면서 정기배송 서비스 이용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의 소득 생활인 1만명 가운데 정기배송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한 응답자는 25% 수준이었고 6개월 안에 이용 계획이 있는 응답자까지 포함하면 40%에 육박했다.
구독경제가 가장 활발한 업종은 단연 식품이다. 배달 품목도 우유나 즙에서 간편식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식품 구독 서비스를 늘리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다이어트 식단이나 이유식 등을 정기 배송하면서 할인도 제공하는 방식이다. 막걸리 등 술을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의류 서비스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일정 구독료를 내면 원하는 옷을 마음껏 빌려 입을 수 있다. 빌리는 옷과 가방은 집 앞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자기 전에 옷을 내놓으면 이를 가져다 세탁한 뒤 드라이클리닝까지 마쳐 집 앞에 배달하는 비대면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콘텐츠 구독도 대폭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이동이 제한되자 영화관이나 공연장에 가는 대신 영상·음악·도서 등을 디지털로 소비하는 이용자가 늘어난 것이다. 대표적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는 4월 국내 유료결제액이 43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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