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장관이 국토교통부 장관 겸임하는 건가요? 법무부까지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 정부가 됐군요.”
법무부가 부동산 투기사범에 대해 엄정대응 하도록 검찰에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최근 들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발언을 이어가는 가운데 부처 차원에서 직접적인 행동까지 내놓자 ‘법무부 장관인지, 국토부 장관인지 모르겠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법무부는 22일 부동산 불법 투기사범에 대해 단속, 수사하고 범죄수익까지 환수하는 등 엄정 대응하도록 검찰에 지시했다. 업계에서는 추 장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지시에 앞서 추 장관은 최근 연이어 부동산 정책에 강력한 의견을 피력하면서 부동산 대책에 관여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김현미 국토부 장관보다 더 많은 발언을 쏟아내는 중이다. 추 장관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천정부지로 솟는 아파트값에 서민들은 좌절한다”며 “부동산이 서민의 인생을 저당잡는 경제시스템은 일찍이 토건세력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토부가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루 전에는 “(부동산) 도박 광풍에 법무부 장관이 팔짱 끼고 있을 수 없듯 침묵한다면 도리어 직무유기”라고 했다. 앞선 18일에는 “금융의 부동산 지배를 막아야 한다”며 ‘금부 분리’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 같은 법무부와 추 장관의 대응에 대해 네티즌들은 ‘쌩뚱맞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대체 토건세력이라는 게 뭐냐”며 “국가가 모든 땅을 사서 임대아파트라도 짓자는 얘기냐”고 반박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추 장관이 서울시장에 욕심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공석이 된 서울시장 후임 자리를 노리기 위해 서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입장을 쏟아내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 수립 이후 부동산 정책 관련해 법무부 장관이 입장 표시하는 걸 처음 본다”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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