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는 5인 가족이더라도 서울 청약을 노리기는 ‘언감생심’인 것으로 드러났다. 설상가상으로 9월부터는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서울에서 분양하는 단지 또한 급감한다. 이래저래 30대의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은 갈수록 ‘하늘의 별 따기’가 되는 셈이다.
31일 리얼투데이가 한국감정원 자료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지난 7월부터 8월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청약에서 당첨된 사람들의 최저 청약가점은 평균 62.7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상반기(1∼6월) 평균 최저 가점(55.9점)보다 6.8점 상승한 값이다. 실제로 26일 당첨자를 발표한 은평구 수색동 ‘DMC센트럴자이’ 평균 가점은 71.1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점수는 30대는 넘볼 수 없는 점수다. 5인 가족, 만 39세 가장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는 62점으로 당첨 최저 가점 평균치(62.7점)조차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17점 만점), 부양가족 수 4명(25점), 무주택 기간 9년 이상(20점) 등이다.
30대가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노리고 있지만 해당 전형 경쟁률 역시 크게 치솟아 일반분양 경쟁률과 비등하거나 뛰어넘는 사례까지도 속출하고 있다. 340.3대1로 서울 역대 최고 1순위 경쟁률을 기록한 은평구 수색동 ‘DMC SK뷰아이파크포레’의 신혼특공 경쟁률은 308.8대1을 기록하기도 했다. 높아지는 경쟁률과 치솟는 당첨 커트라인 속 청약 당첨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30대들은 ‘패닉 바잉’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1만6,002건) 중 30대 이하 비중은 36.9%(5,871건)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서울권 분양 단지 또한 급감하는 추세다. 직방이 9월 일반 분양 예정 단지를 조사한 결과 전국에서 3만4,000가구가량이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분양 예정인 단지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와 광진구 구의동 ‘광진파크프라이빗’ 2개 단지뿐이다. 시장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7월 말부터 본격시행되면서 ‘공급 절벽’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대다수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장에서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 일정을 미루고 있다.
한편 30대의 당첨이 사실상 불가능 한 가운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20·30 청년들이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적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주택을 매수하거나 분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청약을 기다려도 낮은 가점으로는 수도권 새 아파트를 당첨 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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