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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트리플 리스크에 빠지다

승계 의혹 수사 결론 안나 투자 차질

보험업법·상법 개정도 경영 짓눌러

해외 경쟁업체 공세 겹쳐 '악전고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업들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을 둘러싼 ‘트리플 리스크’가 불거지며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매진하기도 버거운 상황에 국내에서는 사법·입법 리스크가 삼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는 ‘타도 삼성’을 외치는 해외 업체들의 공격적인 행보가 이어지며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 위기 때마다 압도적인 투자로 경쟁업체를 따돌려온 삼성 특유의 초격차 전략이 다시 한번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사법·입법 리스크 해소가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아직 기소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삼성을 옥죄는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공격적인 투자에 차질을 빚고 대규모 인수합병(M&A) 작업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보험업법과 상법 개정 등 입법 리스크도 삼성을 짓누르는 요인이다. 특히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현실화하면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대거 처분해야 한다. 삼성생명이 매각해야 하는 삼성전자 지분은 약 20조원 이상으로 매각차익에 따른 법인세만도 5조원에 달한다. 이 경우 삼성의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반면 해외 경쟁자들은 공격적인 투자와 M&A에 나서며 시장의 판을 바꾸려 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는 22조원을 들여 삼성전자에 앞서 2나노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인 영국 ARM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 교수는 “수사심의위가 불기소를 권고했고 이후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검찰이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기소를 한다면 과잉기소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 “이 부회장 기소는 우리 경제 전체의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변수연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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