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김포를 규제 지역으로 묶으면서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파주시와 고양시 아파트 거래가 폭증했다. 신고 기한이 한 달여 남았지만 11월 거래가 이미 10월을 앞선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11월 거래가 10월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파트값도 급등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 파주 아파트값은 역대 최고 상승률을 다시 기록했으며 고양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오름폭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전세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매수세 또한 회복되면서 가격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정부 집값 정책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커져 가는 모습이다.
◇파주·고양, 상승률 ‘역대급’=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 파주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1.38% 상승했다. 지난주 상승률(1.06%)보다 오름폭을 확대하며 역대 최고 상승률을 다시 기록했다. 고양시 또한 0.53%(전주 0.41%) 오르며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이는 역대 두 번째 상승 폭이다. 특히 신도시가 위치한 일산 서구 아파트값이 0.65% 올라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런 가운데 아파트 거래는 폭발하고 있다. 아직 다 등록되지도 않은 11월 파주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일 기준 1,112건으로 10월 거래량(1,038건)을 이미 뛰어넘었다. 11월 현재 건수는 경기도 거래량이 역대 최대치를 보였던 올 6월(1,112건)과 같은 수치다. 한 달여 남은 신고 기한을 고려해 볼 때 11월 파주 아파트 거래는 ‘역대 최고’ 기록을 쓰는 셈이다. 고양시 또한 11월 아파트 거래가 1,799건 등록돼 역시 10월 거래량(1,401건)을 훌쩍 넘겼다. 일산 서구가 806건으로 가장 많았고 덕양구(668건), 일산 동구(583건)가 그 뒤를 이었다. 지방 비규제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울산은 전주 0.65%에서 이번 주 0.83%로 역대 최고 상승률을 세웠다. 창원과 천안 또한 이번 주 각각 0.88%, 0.46% 올라 전보다 오름폭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서울 전세가 75주째 올라, 매매 오름폭 확대=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가도 전주 0.02%에서 이번 주 0.03%로 소폭 상승했다. 노원(0.04%), 동대문(0.04%), 강서(0.04%)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뿐 아니라 강남 또한 0.04% 상승했다. 서초(0.03%), 송파(0.03%) 또한 지난주 대비 오름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전국과 수도권 아파트 또한 이번 주 각각 0.24%, 0.16% 오르며 상승 폭이 가팔라졌다.
설상가상으로 ‘사자’ 열풍을 만들어 내고 있는 아파트 전세가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은 전주 0.15%에서 이번 주도 0.15% 올랐다. 서울의 경우 75주째 전세가가 올랐다. 전국도 0.30%, 수도권도 0.25% 등으로 전주와 비슷한 상승 폭을 유지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학군 및 역세권 위주로 전세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시장의 한쪽을 규제로 누르면 자금들은 규제가 약한 쪽으로 움직이면서 풍선 효과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된다”며 “정부에서는 규제 지역을 지정할 때 사후적 조치가 아니라 예방적 조치로 사전에 풍선 효과를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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