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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에너지·산업재·금융株 주목을"

기대 인플레이션 올들어 2% 웃돌아

인플레 수혜주, 다른 자산 비해 안전

원가 상승→제품값 인상 산업재 유망

금리 인상 전망으로 금융주도 관심

코스피 사흘만에 반등...3,148 마감





금융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기대 인플레이션(BEI)이 올 들어 꾸준히 2% 이상을 웃돌고 있어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증시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에 유리한 업종과 종목 등을 눈여겨볼 타이밍이라고 조언한다.

13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경제통계(PRED)가 발표한 기대 인플레이션은 2.08%로 집계됐다. BEI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에서 물가채(TIPS)를 뺀 수치로 이 경우 미국 국채를 사들인 투자자들이 향후 10년간 2.08%의 잠재적 인플레이션에 대해 보상 받기를 원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즉 기대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말은 글로벌 금융기관과 큰손들이 곧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크게 위축됐던 당시 0.55%까지 내려앉았던 BEI는 경기회복 움직임과 함께 상승해 올 들어 2%를 웃돌며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배경에는 지난해 각국 정부가 코로나발 경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풀었던 막대한 유동성에서 찾을 수 있다. 또 지난해 경기 위축으로 물가 오름세가 둔화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기업들이 제품 값을 잇따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구리·철강석 등 원자재 가격은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재고 관리 등을 보수적으로 했던 상황에서 최근 기업 활동이 재개되는 속도에 발맞춰 빠르게 상승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성장주 위주의 투자자라면 경기 민감주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을 권하고 있다. 통상 주식 등 자산 가격은 장기적으로 물가·금리 상승세에 위축될 수 있다고 보지만 이른바 ‘인플레이션 수혜주’는 물가 상승이 제품 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다른 자산 대비 오히려 안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수혜주로 꼽히는 대표적인 주식은 정유주와 석유화학주다. 원유 값이 오르면 휘발유 가격이 인상돼 보유하고 있던 재고를 비싸게 팔 수 있는 데다 정제 마진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올 들어 하루를 제외한 매 거래일 상승해 배럴당 53.21달러를 돌파했다. 또 구리·아연 등 비철금속과 철강 값 상승세에 따라 판가 인상을 꾀하고 있는 철강·비철금속 업종도 주목해볼 만하다. 배한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한국의 소비자물가가 빠르게 상승했던 4번의 경우를 보면 화학·조선·에너지·비철금속·철강·소매(유통)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았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 인상으로 전가할 수 있는 소재·에너지 업종에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 압력은 금리 인상을 부르기에 금융주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올해 인플레이션이 글로벌적 현상이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해외 금융주 투자도 괜찮은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물가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금융 섹터를 포함한 가치주의 반등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유럽 은행주는 코로나19로 인한 록다운 등으로 소외되고 있다”며 “유럽 경기가 제조업 중심의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던 독일의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은행주의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 미국 금융기관의 경우 골드만삭스가 올해 인플레이션을 전망하며 “항공 운임, 호텔, 의류, 금융 등이 직간접적인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975~2019년 사이 물가와 주식 수익률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인플레이션 수혜 업종으로 에너지·산업재·원자재 섹터를 꼽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지나치게 강해 각국 정부의 통화정책 변화(유동성 축소)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주식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으니 글로벌 금리 움직임에 촉각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3거래일 만에 외국인 투자가가 순매수로 돌아서며 22.34포인트(0.71%) 상승한 3,148.29로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895억 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1,710억 원을 순매수하며 3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기관은 연기금·투신 등이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3,742억 원을 순매도했지만 기관 중 금융 투자의 경우 5,123억 원을 순매수하며 눈길을 끌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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