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스마트폰(MC)사업본부를 대폭 정리한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하겠다는 구광모 LG(003550) 회장의 전략적 판단이 수 년 간 반복된 '매각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다만 MC사업본부의 인력은 현재 그대로 유지한다.
LG전자는 20일 스마트폰을 생산·판매하는 MC사업본부를 매각할 계획을 밝혔다. 인수 대상이나 정확한 거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권봉석 사장은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사업 운영 방향이 결정되면 구성원에게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유할 계획"이라면서도 '사실무근'으로 부인해왔던 연초와는 다른 입장을 취하며 매각설을 인정했다.
앞서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통한 자원 운영의 효율화, 글로벌 생산지 조정, 혁신 제품 출시 등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 경기도 평택에 있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2019년)하거나 생산비 절감을 위해 스마트폰 주문자개발생산방식(ODM)을 확대도입(2020년) 하는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 원 규모다.
관련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서 스마트폰 판매물량이 급감했고,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된 사업실적표를 받아든 LG전자가 일부 매각으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2010년대 초까지 초콜릿폰 등 피처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모바일 시장의 시대적 흐름을 제 때 따라잡지 못해 실기한 사례다. 삼성전자나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 안착한 다음인 2015년 7월에서야 뒤늦게 첫 스마트폰을 내놓은 LG전자는 스마트폰 라인업으로는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다. LG전자는 'G시리즈'나 'V시리즈'를 꾸준히 출시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벨벳폰', 'LG윙' 등을 내놨다. 최근에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2021에서는 화면 사이즈가 바뀌는 'LG 롤러블'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