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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아의 법칙’…1조 넘은 마켓컬리 올해 2조 찍는다

엽채소·해산물 등 하루씩만 판매

신선도 유지하려 중간유통도 없애

소비자 신뢰로 '金의 법칙' 입증

김포물류센터 구축 배송역량 강화





“마켓컬리에서 파는 제품이니까 믿을 수 있다.” “마켓컬리에 납품하면서 유명해졌다.” 지난 2015년 ‘먹는 것이 좋아’ 시작한 김슬아 대표의 마켓컬리가 어느새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장보기 플랫폼, 공급사들이 찾는 1순위 마켓이 됐다. 사업 초기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비판을 받았음에도 고집스럽게 ‘품질’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지키며 매년 매출을 2배 이상 성장시키는 ‘김슬아의 법칙’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9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마켓컬리가 올해는 매출 2조 원을 목표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연 매출 29억 원에서 시작한 마켓컬리는 2018년 1,571억 원, 2019년 4,289억 원을 이룬 데 이어 지난해 1조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약 2배 이상 매출이 상승한 것이다. 마켓컬리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 수립했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이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컬리의 핵심 경쟁력은 ‘품질’로 꼽힌다. 매주 수백 개 이상의 상품을 김 대표와 상품기획자(MD)들이 꼼꼼하게 평가해 선정한다. 한 카테고리의 여러 상품을 입점시켜 선택의 폭을 넓히기보다는 믿을 수 있는 소수의 제품만을 판매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그 결과 마켓컬리는 ‘프리미엄은 오프라인에서, 가성비는 온라인에서’라는 공식을 깼고 온라인에서도 질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평을 받았다. 일부 제조사들은 ‘마켓컬리에 입점했다는 것은 곧 상품 품질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기도 한다.

특히 마켓컬리의 신선 식품 판매 기한은 동일 업계 대비 무척 짧은 편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엽채소의 경우 일반 대형 마트는 5일 동안 판매하는데 마켓컬리는 하루 혹은 길어야 이틀이다. 해산물같이 ‘초신선’을 필요로 하는 제품은 생산 후 딱 하루만 판매하기 때문에 ‘하루살이 상품’으로 불린다. 마켓컬리는 신선도를 위해 중간 유통 과정을 없애고 직접 구매해 상품을 생산지에서 바로 물류센터로 이동시켜 주문 즉시 배송될 수 있도록 했다. 합리적 가격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마켓컬리는 오는 17일 경기도 김포시에 새로운 물류센터를 열고 배송 역량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재 마켓컬리는 서울 장지동(냉장·상온센터), 남양주 화도읍(냉동센터), 용인시 죽전(상온센터)에서 4곳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하루에 처리하는 평균 총 주문량은 8만~9만 건이다. 김포 물류센터는 약 4만 평 규모로 기존 센터들이 소화하는 전체 물량 이상을 처리해 마켓컬리의 총 주문 처리량은 2배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김포 물류센터의 합류로 수도권이지만 샛별배송(새벽배송)이 불가능했던 일부 지역에서도 새벽배송을 가능하게 하는 등 배송 범위를 더욱 넓힌다.

마켓컬리는 지난해부터 자체 브랜드(PB) ‘컬리스’ 상품 강화에도 나섰다. 단순히 ‘가성비 좋은 상품’이 아닌 ‘자신들의 경영 철학에 맞는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2월 동물 복지 우유를 시작으로 현재 식빵·두부·김치 등을 비롯해 칫솔·물티슈 등 50여 종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동물 복지 우유는 출시 1년 만에 80만 개 이상이 판매돼 우유 카테고리 1위에 오르며 ‘효자 상품’이 됐다.

최근에는 식품 외에 비식품 영역으로도 제품을 확대했다. 컬리에 따르면 비식품의 비중은 20%를 넘어섰다. 토스트기·프라이팬을 비롯해 마스크·문구류 등 상품도 다양하다. 지난해에는 아모레퍼시픽도 주요 온라인 채널로 마켓컬리를 선택했다.

이 밖에 ‘친환경, 동물 보호’ 등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와도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마켓컬리는 2019년 9월부터 모든 배송 포장재를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바꾸는 ‘올페이퍼 챌린지’를 하고 있으며 그 결과 1년 동안 4,831톤의 플라스틱 절감 효과를 얻었다. 또 지난달 말에는 2030년까지 판매하는 모든 식용 달걀을 ‘케이지프리(사육방식 1번과 2번)’ 방식으로 키우는 동물 복지 달걀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마켓컬리가 현재 판매 중인 식용 달걀 중 동물 복지 달걀 비중은 66%이며 지난해 판매량 기준으로는 약 70%에 이른다. 이는 다른 온라인 유통사들의 동물 복지 달걀 비중이 18~26% 정도인 것에 비해 2~3배가 넘는 수치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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