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집에서 아이를 돌보거나 살림을 한 남성이 1년 전보다 30% 급증하면서 2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연합뉴스가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월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가사를 전담한 남성은 총 19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15만명)보다 4만4,000명(29.5%) 늘어난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육아를 담당한 남성이 1만1,000명, 가사를 담당한 남성이 18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은 초등학교 입학 전인 미취학 아동을 돌보기 위해 집에 있는 이를 '육아'로 구분하고, 이외 가정에서 가사를 하는 사람을 '가사'로 분류한다.
연령별로 보면 20대부터 60세 이상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육아·가사를 전담하는 남성이 늘었다.
특히 30대의 경우 육아·가사 전담 남성이 1년 전보다 110.8% 증가하면서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20대 역시 94.1% 늘면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그 외 40대(70.7%), 50대(24.7%), 60세 이상(13.6%) 등 순이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돌봄 공백이 커진 가운데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희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정확한 원인을 짚어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아무래도 코로나19 때문에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그런 상황(비경제활동인구로 빠지는 상황)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육아·가사 전담 남성이) 조금 증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직접 육아·가사를 주도하거나 육아휴직 등을 통해 집안일에 참여하는 남성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전통적 성 역할 구분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달라지는 추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부문에서 육아휴직을 낸 남성은 2만7,423명으로, 전년(2만2,297명)보다 2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육아·가사를 전담하는 남성의 비율은 여전히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 1월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가사에 전념한 사람은 총 750만4,000명으로, 이 가운데 남성은 3%에 그쳤다.
육아·가사를 전담한 사람 중 97%는 여성이었던 셈이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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