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이 카카오(035720)에서 분사해 ‘멜론컴퍼니’로 재탄생한다. 업계에서는 멜론이 ‘친정’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옛 카카오M)에 다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만약 멜론이 카카오엔터로 편입된다면 카카오엔터의 매출이 단숨에 50%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여 기업공개(IPO)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음원 서비스·뮤지컬·티켓 사업을 맡고 있는 멜론 사업부문을 오는 6월1일까지 멜론컴퍼니로 물적분할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콘텐츠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분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 분사를 멜론과 카카오엔터의 합병을 위한 초석으로 해석한다. 카카오엔터는 영상·음원 콘텐츠 전문 회사인 카카오M과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가 합병한 회사로 연말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엔터가 멜론에 음원을 유통하고 있어 시너지를 위해선 합병이 합리적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합 카카오엔터의 지난 해 매출이 1조 원 내외로 추정되는데 멜론이 지난 해 매출 5,058억 원을 거뒀다”며 “합병한다면 카카오엔터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신설 멜론컴퍼니 이사진 구성도 ‘합병설’에 무게감을 더한다. 멜론컴퍼니 대표는 이진서 카카오엔터 공동대표가 맡았다. 김성수 카카오엔터 공동대표와 정태성 카카오엔터 감사도 각각 사내이사와 감사로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엔터 경영진이 멜론컴퍼니를 이끄는 구도다.
멜론컴퍼니가 카카오엔터와 합병한다면 돌고 돌아 ‘친정’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카카오는 지난 2016년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를 2018년 본사에 합병한 후 멜론만 떼어내고 다시 카카오M으로 분사했다. 복잡한 행보에 “카카오M이 보유한 현금과 수익성이 좋은 멜론을 본사에 넘기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카카오는 본사 수익성이 좋지 않아 현금 창출능력이 우수한 ‘알짜’ 멜론을 본사에 편입했었다”며 “이젠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해 굳이 멜론을 보유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 전체 매출에서 뮤직 콘텐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8년 22%에서 지난 해 14.7%로 낮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합병을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음원 시너지 내기 위해서라면 다른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며 “다른 한 가지 가능성은 멜론을 자체 상장시키는 것 뿐”이라고 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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