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다음은 신발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신발관리기를 낙점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신(新)가전 카테고리인 의류관리기를 선보이며 쏠쏠한 실적을 거뒀던 두 회사는 각 사의 기술을 확장·계승한 제품으로 승부를 겨룰 것으로 전망된다. 길게는 10년간 다져온 의류관리기 시장을 신발까지 확장해 미래형 가전 시장을 주도하고 매출을 키우는 것이 양 사의 공통된 목표다.
23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5월 초순 히트펌프 기술을 활용해 안심 살균과 강력 탈취, 청정 보관 기능을 탑재한 ‘슈드레서’를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출고가를 두고 관련 부서에서 막판 조율 중이다. 업계에서는 120만~130만 원 수준의 에어드레서보다는 저렴하지만 중소기업 제품보다는 높은 70만~80만 원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슈드레서의 핵심은 40도가 넘는 열을 가할 경우 고급 구두나 운동화의 외피가 손상될 수 있기에 정밀하게 온도를 제어해 쾌적한 신발관리가 가능하게 하는 데 있다. 신발을 걸쳐 올려두는 곳은 자외선(UV) 살균 기능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등산화나 레인부츠·골프화 등 소재별 신발관리도 가능하게끔 설계돼 소비자 편의를 극대화한 점도 장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1만 켤레 이상 시험을 해본 결과 40도 이상의 온도로 건조나 탈취를 진행할 경우 신발에 손상이 갔다”며 “에어드레서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제트에어 기술이 신발관리까지 확장된 결과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이에 질세라 연내 ‘슈스타일러’를 선보이며 맞불을 놓는다. 출시 시기는 미정이지만 업계에서는 신발관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한여름 장마철을 앞두고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해외 출장지에서 ‘스팀이 의류의 주름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의 아이디어를 지난 2011년 스타일러로 구현한 LG전자는 슈스타일러에서도 스팀 기술을 앞세운다. 탈취나 살균에 필수적인 스팀을 사용하지만 신발 내외피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팀 양을 미세하게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선보일 슈스타일러의 세부 기능이나 디자인은 아직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신발을 보관하기 편안하고 공간 활용도가 높은 디자인을 채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고성능 건조물질을 이용해 히트펌프를 활용한 제품보다 크기를 줄이고 건조 탈취 성능을 높인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현대차와 함께 선보인 ‘아이오닉 콘셉트 캐빈’의 차량용 신발관리기 디자인이나 프리미엄 가전인 오브제컬렉션의 컬러를 채택할 수 있다는 추정이 오가고 있다. 한편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에 영향을 받아 2019년 45만 대에서 2020년 60만 대로 급성장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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