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의 최대주주이자 창업자 고 김대영 의장의 부인 손화자 씨가 보유 지분을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매각한다. 이에 따라 2대 주주이자 경영을 총괄하는 조갑주 대표 중심의 지배 구조 개편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최대주주(24.56%) 손 씨는 보유 지분을 대신프라이빗에쿼티(PE)와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엑셀시어캐피탈, SKS프라이빗에쿼티에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손 씨가 보유한 지분 9.8%다. 거래 후 손 씨의 지분율은 14% 수준으로 축소된다. 지분 가치는 300억~400억 원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다. 손 씨 측은 지난해 말부터 보유 지분을 현금화하기 위해 투자 업계 관계자들과 물밑 작업을 이어왔다. 이지스운용은 지난해 말 기준 운용 자산 규모(AUM) 40조 원을 넘어선 국내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이자 아시아권 부동산 운용 자산 규모 3위에 이른다.
김 전 의장이 지난 2018년 작고한 뒤 이지스운용의 지분 45.5%를 물려받은 손 씨는 상속세를 내야 했다. 최대주주가 된 후에도 손 씨는 경영 일선에는 참여하지 않았고 상속세를 지급하기 위해 보유 지분을 쪼개 팔았다.
지난 2년간 회사가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하고 손 씨가 지분 일부를 현금화하면서 주주 구성은 다소 복잡해졌다. 회사는 세 차례의 증자를 진행했고 오랜 주주인 현대차증권(001500)·우리은행·한국토지신탁(034830)에 이어 우미글로벌·태영건설(009410)·KB증권 등을 신규 투자자로 확보했다. 이 가운데 손 씨는 이지스운용의 관계사로 분류되는 스카이밸류와 마스턴투자운용을 비롯해 조 이지스자산운용 대표, 금성백조주택 등에 지분을 넘겼다.
일차적으로는 상속세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대주주의 현금화 작업이지만 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18년 IPO를 시도했지만 같은 해 김 전 의장이 별세하면서 일정은 중지됐다. 연이은 조달로 소액주주가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지배 구조를 확보해 증시 입성 요건을 맞추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윤희 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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