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000210)(대림산업)이 그간 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오던 글래드호텔을 매각한다. 시장에서는 올해 지주사로 전환한 DL이 기존 주력 사업이던 건설 부문 대신 석유화학과 에너지 등 그룹의 미래 먹거리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L은 최근 논현동에 위치한 글래드라이브 강남 호텔과 뒤편에 위치한 유휴 부지를 매각하면서 주식회사티마크를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가는 총 2,200억 원 수준이다.
매수자로 나선 티마크는 이달 중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설립하고 토지 매매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 영업하는 글래드호텔은 새로 고쳐 재개장하고 유휴 부지는 개발해 오피스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글래드호텔은 지난 2014년 대림산업이 야심차게 선보인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다. 100% 자회사인 글래드호텔앤리조트를 통해 △메종글래드제주호텔 △항공우주호텔 △글래드여의도호텔 △글래드라이브 △글래드코엑스 등 5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글래드마포호텔은 위탁 운영하고 있다.
특히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글래드라이브는 DL이 보유한 호텔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자산이다. 지하 3층~지상 20층 210객실 규모로 라운지바인 디브릿지와 증강현실 체험 클럽 디스타(DSTAR) 등이 있다. 프라이빗한 파티를 즐길 수 있는 글래드 하우스와 대형 라운드 테이블, 벽난로, 실내 풀장이 갖춰진 풀스위트룸 등 객실 종류를 다양화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평균 85%에 이르던 호텔 가동률이 50%대로 떨어지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의 지난해 매출은 600억 원으로 급감했다.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약 76억 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무궁화신탁으로부터 임차해 운영하던 글래드코엑스를 지난해 5월 1,630억 원에 매입한 것도 회사의 현금 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서는 DL이 올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석유화학과 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 투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DL은 지난해부터 대림씨엔에스와 대림오토바이 등 비주류 사업을 매각하는 등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실적이 크게 떨어진 사업들을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을 하려는 것”이라며 “특히 글래드라이브 호텔은 지점 가운데서도 가장 핫한 자산으로 손꼽히던 만큼 매각하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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