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내년 중으로 ‘디지털 신분증 지갑’을 출시한다. 디지털 신분증 지갑은 사용자의 신분증과 운전면허증, 졸업증명서 등 공문서를 한 곳에 저장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EU 시민이라면 누구나 디지털 신분증 지갑을 만들 수 있게 되며 의무 사항은 아니다. 향후 은행 계좌 개설, 아파트 임대 계약, 해외 대학 진학 등 엄격한 신분 확인이 필요한 경우까지 디지털 신분증 지갑 활용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EU는 디지털 신분증 지갑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및 유럽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길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EU는 디지털 신분증 지갑이 96억 유로(약 13조 원)에 이르는 수익 및 2만 7,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2030년을 목표로 공공 서비스 디지털화, 디지털 사회기반시설 구축 등 유럽의 디지털 전환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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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신분증 지갑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인 디지털유로 구현을 더 용이하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디지털 유로가 디지털 신분증 지갑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될 경우 다른 암호화폐와의 차별점이 생겨 다른 화폐의 상승을 규제하는 레버리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유럽중앙은행은 “암호화폐가 통화 주권을 훼손할 수 있다”며 “EU 27개 회원국을 포괄하는 세계 최대 규모 CBDC(디지털유로)” 개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EU는 특히 사용자의 개인 정보 보호에 주의를 기울여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은 “사용자 데이터를 분류하는 방식으로 앱을 디자인해 데이터를 제3자가 다른 목적으로 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안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신분증 지갑은 안전하고 투명한 방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회원국들은 올 가을까지 디지털 신분증 지갑의 기술적 세부사항에 대해 합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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