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5일 정례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 확실시되지만 지난번 금통위 이후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만큼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수도권 코로나19 4차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상향되는 만큼 아직 변수는 남아 있다.
11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50%로 인하한 이후 여덟 차례 연속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지난 5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지만 이후 총재 기자간담회, 71주년 기념사 등을 통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 강도를 서서히 높이며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최근 공개된 5월 금통위 의사록을 살펴보면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 이상이 매파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 금통위원 다수가 가계 부채 급증과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 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 누증을 크게 우려하는 상황이다. 오히려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가 소수의견이 된 분위기마저 조성됐다. 금통위 내 비둘기파는 주상영 위원 한 명으로 추정된다.
시장의 관심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 횟수와 시기로 옮겨졌다. 이 총재가 2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정책 공조를 논의한 후에는 금통위가 연내 2회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통위가 앞으로 7월·8월·10월·11월 등 네 차례 남았기 때문에 연내 2회를 올린다면 8월 인상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2명 이상 나온다면 8월 기준금리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코로나19 4차 확산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높아지면 민간 소비 위축 등으로 경기회복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 4.0%를 근거 삼아 기준금리 인상을 언급하기 시작한 만큼 경기회복세가 꺾이면서 다음 달 전망치가 수정되면 통화정책 정상화 계획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금통위에서 4차 유행과 최근 경기 상황에 대한 이 총재의 진단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4차 확산에 대응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금융 안정에 무게중심을 옮긴 한은의 최근 행보를 감안하면 소수의견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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