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 성남 수정구 등 정부가 공공택지 조성을 추진 중인 지역들의 땅값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청약이 본격화되면서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막대한 토지 보상금이 주변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초까지 수도권에 풀리는 토지 보상금은 약 26조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땅값은 0.35% 상승해 전월(0.34%) 대비 상승 폭을 확대했다. 올 상반기(1~6월) 동안은 2.02%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예정지 중심으로 땅값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전청약이 진행 중인 인천 계양신도시가 위치한 인천 계양구는 땅값이 6월 0.52% 상승했다. 5월 상승률(0.38%) 대비 크게 올랐다. 세부적으로 보면 녹지지역 상승률이 0.88%로 주거지역(0.38%), 상업지역(0.16%) 등보다도 높았다. 공공택지 개발에 따른 규제 해제 등의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역시 사전청약을 받는 성남 복정지구와 신촌지구가 속한 성남 수정구 또한 6월 지가가 0.55% 올랐다. 청계·월암지구가 위치한 의왕시 지가는 0.43% 상승, 역시 전월(0.35%)보다도 오름폭이 가팔라졌다.
7월 사전 청약을 진행하지는 않지만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가 포함된 지역들 역시 지가가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8,000여 가구 규모의 과천지구가 조성될 예정인 과천시는 6월 0.72% 올라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 폭을 보였다. 전달(0.49%) 대비 크게 뛴 수치다. 교산신도시가 속한 하남시 또한 땅값이 5월 0.46%에서 6월 0.58%로 오름폭이 가팔라졌다.
수도권 땅값 가격 급등세에는 3기 신도시 토지 보상금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인천 계양신도시 등 토지 보상 절차가 빠른 지역들 중심으로 상당한 규모의 토지 보상금이 풀리는 가운데 토지 보상을 받은 소유자들이 다시금 인근 땅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곳곳의 토지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토지 보상, 부동산 개발 정보 플랫폼 ‘지존’에 따르면 연말까지 수도권에서 총 25곳의 사업지구가 토지 보상을 시작한다. 공공주택지구 12곳, 산업단지 9곳, 도시개발사업 3곳, 관광단지 1곳 등이다. 이곳에서 풀리는 토지 보상금 규모는 26조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아파트·오피스텔 등 주거용 부동산을 규제하면서 갈 길 잃은 돈이 토지 시장으로 몰리는 ‘풍선 효과’ 또한 하나의 원인으로 제기된다. 공공택지개발사업에 따라 인근 지역 또한 개발 호재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리는 모습이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토지 보상을 받은 영농업자 등이 인근 땅을 다시 사들이고 있는데다 개발 호재를 노리는 투자 수요까지 몰리면서 땅값이 상승하는 모습”이라며 “여기에 남양주 왕숙 등 다른 지역 토지 보상도 예정된 만큼 한동안 수도권 토지 시장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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