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소비는 단순한 물건 구매가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미닝아웃(meaning+coming out)’의 수단이다. 미닝아웃 소비는 소비자에게는 착한 소비인 동시에 MZ세대의 구매 욕구를 자극해야 하는 기업에는 가장 자본주의적인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가치 소비를 일컫는 ‘착해야 산다(buy)’가 소비자에게는 구매, 기업에는 생존을 뜻하는 말이 된 것이다.
6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추세와 맞물린 제품이 기존에는 구색 맞추기 상품군이었다면 최근에는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주력 제품군으로 주목 받고 있다. 가치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사회적 신념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미닝아웃 소비’로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비자는 가치에 반응하고 기업은 이런 소비에 주목하면서 가치 소비 시장이 선순환하며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지속 가능성이 제품을 선택하는 주요 잣대가 아니었지만 최근 MZ세대에게는 친환경, 사회적 책임 등 ESG가 제품 선택과 기업 선호도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성장 관리 애플리케이션 그로우가 최근 MZ세대 9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치 소비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은 자신이 '가치 소비자'라고 응답했다. 기업의 ESG 활동과 관련한 질문에서는 '제품·브랜드 선택 시 ESG의 영향을 받는다(5점 척도)’가 평균 3.5점을 기록했다. 이는 기업의 가치가 소비의 주요 기준이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ESG 활동 중 가장 관심이 높은 분야는 '환경(64.7%)’ '사회적 가치(29.3%)’ '지배구조(6.0%)’ 순으로 절반 이상이 환경을 택했다. 이뿐 아니라 리사이클, 플라스틱 프리, 제로 웨이스트, 업사이클링, 비건 등 친환경 활동을 2개 이상 실천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도 45%에 달했다.
가치 소비는 그동안 각광받지 못했던 친환경 의류·식품 등에서 새로운 시장을 키우고 있다. 고객들이 가치 소비에 반응하면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ESG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패션 기업들은 생분해 소재, 페이크 퍼 등으로 새로운 친환경 패션 범주를 만들고 식품 기업들은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비건 식품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시장 조사 업체 CFRA는 글로벌 MZ세대의 주된 관심사인 친환경과 가치 소비 트렌드로 세계 채식 시장이 연평균 9.6%씩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116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MZ세대가 미닝아웃 소비에 열광하면서 가치 소비는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키워드가 되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지속 가능성, 친환경, 사회적 가치는 이제 기업에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환경친화적인 원단으로 제작된 의류,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 등 미닝아웃 소비 영역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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