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에 찬성한 데 대해 보수 진영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경영권 침해라고 지적했고 나경원 전 의원도 기득권 노조를 위한 포퓰리즘이라고 혹평했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이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 ‘노동이사제도’라는 글을 올렸다. 홍 의원은 “보수정당 후보가 노동이사제를 찬성했다고 한다”라며 “독일에서는 집행기관 이사제도와 감독기관 이사제도가 있다는데, 노동자들은 감사기구인 감독기관 이사회에만 들어가고 우리처럼 집행기관인 이사회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 후보가) 그 내용을 알고 찬성했는지는 모르나, 노동이사제는 경영권 침해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커뮤니티 회원 대다수는 해당 게시 글에 “경영권 침해가 맞습니다”, “참모들은 후보를 안 말리고 뭐하나”, “윤석열은 보수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달 윤 후보로부터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제안 받았던 나 전 의원도 “유감의 뜻을 표시한다”며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나 전 의원은 “친 노조와 친 노동자는 다르다”라며 “지금 필요한 정책은 바로 고용의 유연화로 대변되는 노동개혁”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사화합 보다는 갈등이 심한 현재의 대한민국 노사관계 문화에서 노동이사제는 경영적 판단의 지연을 가져올 것임은 명약관화할 것”이라며 “(노동이사제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윤 후보의 노동이사제 도입 주장에 대해 “기득권 노조를 위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며 “지금 우리가 고민할 것은 미국·일본이 모두 경제안보를 앞다퉈 자국에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려 하는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우리 기업을 리쇼어링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것인가일 것이다. 그것이 보수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 정당의 기본 책무”라고 적었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 1~2명이 기업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는 제도다. 재계에서는 “공공부문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면 곧 민간 부분에도 적용될 것”이라며 “이사회가 기득권 노조에 의해 왜곡될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윤 후보는 한국노총을 방문해 재계가 반대하는 노동이사제, 공무원·교원 노조 전임자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제) 등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윤 후보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나서도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는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시대의 흐름”이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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