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였던 LG CNS(LG씨엔에스(064400))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지 2주가 넘도록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다. 기관투자가들이 보유한 주식의 의무보유해제에 따른 매도 물량 압박까지 거센 상황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 CNS 주식은 전 거래일 보다는 0.78% 오른 5만 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6만 1900원)와 비교하면 16.5% 낮은 수준이다. LG CNS는 지난 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는데 주가는 상장일부터 공모가 대비 9.85% 떨어진 5만 58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이후 한번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공모주 청약을 통해 물량을 배정 받았거나 상장 후 LG CNS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한 개인 투자자라면 대부분 손실 구간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개인 투자자들은 LG CNS 상장 후 전일까지 회사 주식을 2156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대형 공모주 매수에 참여해 주가를 견인할 것이라 기대됐던 연기금 순매수는 64억 원에 그쳤다. 금융투자·투자신탁·사모펀드 계열에서 대량으로 순매도가 발생하며 기관 순매도는 총 16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수요예측에 참여해 LG CNS 공모주를 받아갔던 기관투자가들도 출구 전략을 어떻게 짜야할 지 고민이 깊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LG CNS가 상반기 유일하게 수익을 줄 수 있을 종목이라고 판단해 주문 가격을 높게 써서 들어간 기관투자가들이 많았다”며 “의무보유확약(일정 기간 공모주를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 비율이 낮았는데 앞으로 의무보유확약이 풀릴 때마다 손절 물량이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관투자가 의무보유확약 기간(15일 확약)이 최초로 만료됐던 지난 19일 주가는 전일 대비 1.91% 빠졌다. 당시 해제된 물량은 2만 6241주였다. 문제는 의무보유확약 기간을 1개월과 3개월로 설정한 기관투자가들이 많아 당분간 매도 물량 압박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다음 달 4일 의무보유가 해제되는 기관투자가 보유 물량은 56만 5854주, 5월 6일 해제 물량은 114만 3238주에 달한다.
LG CNS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던 만큼 주가 부진에 다른 실망감이 서울보증보험, DN솔루션즈 등 다른 IPO 대어들에 대한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앞서 LG CNS 공모주 청약에는 80만 명에 가까운 개인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LG CNS의 현재의 주가 부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한다. LG CNS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11.7배로 경쟁사인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018260))의 PER 14배보다 낮은 수준이라 주가가 비교적 저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대영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LG CNS의 유사 기업 대비 높은 연간 실적 성장률, 3위 사업자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에 따른 프리미엄 등 현재 주가 수준이 하방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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