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물적 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 추진을 결정했다. 한국 주주들은 물적 분할 소리만 들어도 치를 떤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물적 분할을 결정, 이후 핵심 사업부인 2차 전지사의 상장 계획을 밝히며 기존 주주들을 허탈감에 빠뜨린 주범이어서다. 기존 주주 사이에서 계란을 샀는데 노른자만 쏙 빼앗겼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주사 전환을 외친 포스코 역시 물적 분할을 택하며 이사회 당일 포스코 주가는 4% 넘게 빠졌다. 그러나 포스코가 철강사업을 담당하는 신설 자회사의 비상장을 위한 장치 마련부터, 수소, 리튬 등 신성장 사업을 담당할 자회사까지 비상장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하며 상황은 다소 진정됐다. 그럼에도 포스코의 물적 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둔 설왕설래는 여전하다.
서울경제는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이 주주들에게 득일지 실일지 지배구조 전문가인 권재열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들어봤다. 한국상사판례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권 교수는 법무부 상법특별위원회 위원,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는 등 기업 지배구조 부문 전문가로 꼽힌다.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 어떻게 보는가?
△포스코가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면서 철강산업 자체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트렌드하고 안맞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불식시킬 기회라고 본다. 탄소중립을 생각해보자. 포스코 자체에서 이미 수소, 리튬 이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 기존 이미지(철강사) 너무 강하다 보니까 새로운 사업 진출하는 게 잘 드러나지 않는 단점 있었다. 따라서 주주에게 제대로 가치를 전달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다. 주주 친화적으로 지배구조 바꾼다는 점에서 선진적이라고 본다. 이 점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본다.
-해외는 지주사만 상장한다. 이 측면에서는 어떻게 보나.
△미국은 구글이나 알파벳처럼 지주회사만을 상장하게 돼 있다. 우리나라같은 경우 한진칼하고 대한항공 있는데 한진칼이 대한항공 지주사인데도 불구하고 둘 다 상장돼 있다. 이런 것은 역사적인 잔재물이다.
-지주사와 자회사 동시 상장은 우리나라만의 특징인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1968년도에 자본시장육성법이 있었다. 그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나라 자본시장을 육성하자는 명목 하에 상장을 독려하면서 모회사 자회사 둘 다 상장을 허용했다. 이런 예는 선진국에서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미국의 경우 우리가 아는 지주사의 가장 기본적 상태는 모회사 상장 자회사 비상장이다. 알파벳이 구글 100% 가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자회사는 상장을 할 수 없다. 일본도 동경거래소의 경우 마찬가지로 지주사만 상장하고 자회사는 상장 못하게 돼 있다. 그렇게 보면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과 자회사 비상장 약속은 선진적인 지배구조 체제로 바뀌는 것이다.
현재는 아니지만 당시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동경거래소에 상장됐다. 그 과정에서도 라인 상장 과정에서도 굉장히 힘들었다. 동경증권거래소에서 너희를 지배하는 회사 네이버가 있는데 너희와 네이버가 의사결정 체제가 완전히 별개라는 걸 증명하라고 해서 겨우 해냈다. 그렇게 보면 한국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자회사 모회사 동시 상장을, 포스코는 물적분할 하면서 자회사 상장 안하겠다 이것만 가지고서도 예전 있었던 LG화학, SK이노베이션과 달리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채택했다고 판단한다.
-자회사 비상장 약속에도 불구하고 2차전지 소재사의 경우 상장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아직은 없다. 미국이나 동경은 사실상 제도화 돼 있는 반면에 한국에서 이것은 신뢰의 문제다. 그렇다고 해서 포스코가 상장하지 않게끔 한다고 했던 것을, 쉽게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재계서열 6위의 포스코그룹이 신뢰를 저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또 포스코에서 물적 분할 통과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이라든가 기관들이 확실히 하라고 주문하지 않을까 싶다. 조건을 걸 수도 있다. 해당 조건을 기반으로 지주사 전환을 찬성하리라 본다. 시장에서 보는 눈이 많기에 다른 급변하는 시장 환경 변화 없다면 그대로 가리라 전망한다.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이 성공하기 위한 핵심을 무엇이라 보는가?
△지주사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우리가 예전에 대마불사라고 해서 큰 기업 안망한다 생각했다가, IMF 넘어오면서 큰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것 알게 됐다. 당시 종합상사 등 많이 망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가지고 분할하는 것이 법률상 제도화 된 것이 지주사 체제다. 지주사 체제에다가 밑에 규모가 작게 수소, 리튬, 니켈 등 작은 회사를 둬가지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게끔 하는게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 건의 주된 내용이다. 이 목적을 제대로 실현하려면 지주사는 지주사 본연의 임무에 머무르고 의사결정을 자회사에서 한 것에 대해서 충분히 권한을 부여하는 유연한 체제를 유지해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분할 이전 포스코는 (자회사 의사 결정을) 전부 다 했지만 지주사는 자회사를 관리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그 다음에 어떤 사업을 진척하는 것 기능의 분화가 제대로 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그렇지 않고 형식만 물적 분할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신속한 대응 등 지주사 장점 살리기 위해서 자회사의 역할을 더 강조할 필요가 있다. 지주사 본연 입장에 몰두를 하고 자회사 나름대로 권한을 줘서 융합적이면서도 시너지 있는 역할을 할 필요 있다.
※‘서종갑의 헤비(HEAVY)뉴스’는 조선·해운·철강·기계·방산·상사 등 중후장대 산업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드리는 연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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