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애플의 자체 시스템온칩(SoC)인 'M1 시리즈' 설계를 담당한 베테랑을 영입했다. 그간 인텔 프로세서를 사용해온 MS가 앞으로는 칩을 스스로 설계해 탑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에서 반도체 칩 설계의 주축이었던 마이크 필리포(사진)가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구동하는 프로세서 설계를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필리포는 지난 2019년 애플에 합류하기 전에 15년간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 ARM과 칩 제조사 인텔에서 경력을 쌓았다. 특히 필리포는 ARM에서 일하는 동안 모바일 프로세서 설계에 들어가는 기반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기여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필리포 영입으로 MS는 클라우드 서버 구동에 쓰이는 자체 칩 생산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전부터 소프트웨어 기반 회사인 MS가 애플의 행보를 따라 자체 칩을 생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10월에도 MS는 SoC 설계 담당 인력을 뽑는 구인 공고를 내면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서버 칩을 생산해 애저 클라우드 플랫폼의 성능을 높이고 태블릿·PC 라인인 서피스에도 자체 칩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움직임은 MS에 오랫동안 서버용 칩을 공급해온 인텔과 AMD에 악재다. 이날 인텔과 AMD 주가는 각각 2%, 1.1% 하락 마감했다.
애플도 핵심 인재 이탈로 비상이 걸렸다. 최근에는 칩 생산 총괄을 맡았던 제프 윌콕스가 인텔로 이직했다. 인텔 출신이었던 윌콕스는 인텔로 복귀해 인텔 디자인엔지니어링그룹 최고기술경영자(CTO)로서 인텔 고객용 SoC 아키텍처를 담당하게 된다. 반도체 업계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이 자사 서버용 칩을 자체 설계하는 데 주력하면서 설계 인재를 잡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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