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이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를 제치고 ‘코스닥 왕좌’를 차지했다. 분식회계 의혹으로 셀트리온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4년 만에 처음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1위가 바뀐 것이다. 특히 바이오 업종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비롯해 메디톡스·코미팜 등 바이오주들이 지난 2016년 5월 이후부터 줄곧 왕좌를 지켜왔다는 점에서 주도 업종 다양화가 본격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 대비 0.74% 오른 43만 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은 10조 456억 원을 기록했다. 전일보다 1.22% 내린 6만 4,600원으로 마감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시총(10조 148억 원)을 약 300억 원 차이로 따돌리며 코스닥 시총 1위로 처음 올라섰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코스닥 이전 상장을 한 2018년 2월 이후 줄곧 코스닥 시총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약 1년 전인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시총이 22조 9,688억 원에 달했고 당시 코스닥 시총 6위였던 에코프로비엠(3조 9,378억 원)과는 18조 원 이상의 격차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바이오 섹터의 주가가 ‘나 홀로 약세’를 보이며 42% 가까이 하락한데다 최근 셀트리온그룹의 ‘고의적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며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는 급락세를 탔다. 특히 14일 분식회계 여부를 따지는 안건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안건으로 올라가 최종 결정이 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후로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며 3거래일간 20%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2차전지 소재주들은 전기차 열풍에 힘입은 상승 랠리를 거듭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천보 등의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각각 158.5%, 186.33%, 66.67%씩 오르며 각각 코스닥 시총 1위, 4위, 9위 자리를 꿰찼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코스닥 시총 1위 자리를 내준 것과 마찬가지로 장기간 코스닥 시장의 흐름을 주도했던 바이오주 역시 배터리·게임주에 주도주의 자리를 내주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코스닥 시총 상위 1~5위권을 모두 바이오 기업이 차지했지만 현재는 에코프로비엠·셀트리온헬스케어·펄어비스·엘앤에프·카카오게임즈 순으로 나타나 바이오주는 1개 종목에 그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총 최상위 업체 구성이 바이오 업종 위주에서 2차전지 및 반도체 소재, 게임, 미디어 업종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며 “바이오 업종 위주에서 성장성이 부각되는 신규 업종 비중이 늘어나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코스닥 시장에 대한 매력도와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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