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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韓에 '칩4 동맹' 제안…"반도체망서 中 고립"

日·대만에도 참여 개별 요청

印太 안보전략 강화 포석도

中사업 비중 큰 韓 기업 부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반도체 공급망 화상회의에서 웨이퍼를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한국·일본·대만 등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는 주요 국가에 ‘칩4(Chip 4) 동맹’ 결성을 제안했다.

중국이 ‘위대한 중국의 부흥’을 외치며 미국을 위협하는 가운데 칩4 동맹을 내세워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

또 중국이 남중국해·대만 등을 대상으로 군사적 패권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반도체 동맹으로 맺어진 4개국을 중심으로 인도태평양 안보 전략을 한층 구체화하겠다는 의미도 내포됐다.

27일 산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최근 조 바이든 미 정부는 우리 정부와 주요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공급망, 이른바 칩4 동맹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대만에도 개별적으로 이 같은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칩4의 ‘칩’은 반도체를 의미하며 ‘4’는 동맹국 숫자다.





미국 입장에서는 메모리 분야 최강자인 한국,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술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본을 아울러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벽’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기존 반도체 강국에 위협적이다. 중국은 2025년 핵심 기술과 부품을 70%까지 자급자족하겠다는 ‘제조 2025’ 정책을 마련하고 개별 기업 지원과 인프라 투자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중국이 지난해에만 28건의 반도체 공장 신설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260억 달러(약 32조 2140억 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SIA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책이 매년 나오고 있다”며 “미국의 제재가 강화될수록 중국 정부의 지원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4개국간 교차 투자와 대규모 공장 건설이 속도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정부와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정부의 제안을 수용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사업 비중이 작지 않아 미국 정부의 제안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긴밀히 협업해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급망과 각종 무역·관세 문제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만큼 우리 정부도 산업과 통상을 연계해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논리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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