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킨들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데 반해 국내 전자책 전용리더기는 죽을 쒔다. 스마트폰과 아이패드는 전자책 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소비자 설문조사를 통해 국내 전자책 시장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차병선 기자 acha@hk.co.kr
국내 소비자는 전자책 단말기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가장 선호하고 있으 며, 전자책을 이용해 소설과 교육middot;학습 도서, 잡지를 가장 읽고 싶어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포춘 코리아가 일본계 온라인 리서치 회사 마크로밀코리아와 함께 지난 2월 8일 전국 20~4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전자책 선호도에 대한 인터넷 설문조사(신뢰수준 95%, 표폰오차 plusmn;4.4%)를 벌인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
먼저 전자책을 구매했거나 구매를 고려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60.3%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은 전자책을 구매하려는 이유로 '휴대하기 편리하다' (63.6%)를 가장 높게 꼽았고, '종이책보다 저렴해서' (14.9%), '메모나 책갈피 기능을 이용할 수 있어서' (9.3%), '구매하기 편리해서' (6.9%), '시각적으로 화려해서' (3.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대로 전자책 구매를 고려하지 않은 이유로는 '왠지 종이책이 더 좋아서' 라는 응답자가 47.9%로 가장 많았다. '종이책이 실물로 소장할 수 있어서' (20.2%), '전자책이 눈에 피로를 줘서' (15.1%), '전자책 종류가 부족해서' (9.2%)는 다음 순이었다. 업계에선 전자책이 활성화되지 않는 주된 이유로 '전자책 종류가 많지 않다' 는 점을 꼽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는 종이책 활용에 대한 막연한 관성과 기호 때문에 전자책을 멀리 하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전자책 단말기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선호하는 전자책 단말기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 30.1%가 스마트폰을 꼽았고, 그 뒤는 아이패드(23.3%), 갤럭시탭 (15.8%), PC나 노트북(14.9%) 등이 이었다. 전용 리더기(6.6%)와 PMP(6.3%)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한참 뒤졌고, 전자사전(1.8%) 또한 매우 미미한 선호도를 나타냈다.
전자책 단말기를 선택할 때 고려사항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눈에 피로를 덜 줘야 한다' 가 41.8%로 가장 높았고, '휴대하기 편해야 한다' (40.6%), '전자책 리더기 외에도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33.7%), '전자책을 다운받기 편해야 한다' (33.7%), '다양하고 많은 전자책을 다운받을 수 있어야 한다' (31.3%)가 10%P 이내 근소한 차이로 많은 지지표를 받았다. 전자책 전용리더기는 실제 눈에 피로를 가장 덜 주는 단말기임에도 불구하고 활용성과 편리성이 떨어져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자책으로 읽고 싶은 책 분야로는 소설 이 59.4%로 가장 높았다. 그 뒤론 교육 및 학습 (40.4%), 잡지(24%), 실용(22.4%), 경제 및 경영 (20.2%), 일간지(14%), 인문서적(11.2%) 순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82%는 국내 전자책 시장이 해외에 비해 활성화가 덜 되었다고 답했다. 그 원인으론 '출판업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 (32.7%), '전자책 단말기가 비싸서' (27.1%),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이 적어서' (25.6%), '전자 책 가격이 비싸서' (14.6%) 등을 꼽았다.
마크로밀코리아는…
일본 온라인 리서치 업계 1위인 마크로밀의 한국 법인으로 2009년 5월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0년 8월 말 현재 155여 개의 클라이언트사와 23만 명 이상의 엄선된 리서치 패널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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