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이 이론상 2배 향상된 듀얼코어 AP, 동영상·웹서핑에 강한 대형 LCD, 안드로이드 2.3(진저브레드) OS 기본 탑재까지 전작의 미진한 점이 대폭 개선됐다.
이 정도면 현존 최강의 안드로이드폰이라고 불러도 누구 하나 태클을 걸 수 없을 정도다.
서영진 IT전문기자 artjuck@gmail.com
다수의 제조사가 수백여 종의 제품을 쏟아내는 안드로이드폰 연합군. 그 속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라는 무기를 들고 안드로이드 진영의 선봉장으로서 애플의 강력한 공세를 훌륭히 막아냈다. 그리고 이제는 반격의 시간이 왔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그동안 숨겨둔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이름하여 갤럭시S2다. 여기서 숫자 2는 단순히 갤럭시S의 후속작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론상 2배 빨라진 속도, 대형 LCD, 진저브레드 OS 등 다양한 능력과 날카로움으로 중무장했다. 무기를 꺼냈으니 이제 적장을 단숨에 베어버릴 일만 남았다.
초박형, 초경량 디자인
갤럭시S2의 분위기는 갤럭시S와 비슷하다. 변화된 부분은 곡선 대신 직선이 많이 사용됐다는 점 정도다. 그래서인지 전체적 디자인은 다소 밋밋하게 느껴진다.
아이폰 시리즈를 '미니멀리즘의 극치'라고 한다면 이 제품은 '빈약함의 극치'라고 할 정도. 지나친 폄하일지는 몰라도 디자인의 정체성 부재가 가져온 폐해는 아닐지 싶다.
하지만 4.3인치(10.9㎝) 슈퍼 아몰레드(AMOLED)를 채용, 화면이 커진 덕분에 영화 감상·문서 작업·웹서핑 등 모두에서 편리함이 배가됐다.
색감도 일반 아몰레드보다 더 자연스럽고 선명해 문자 가독성도 대폭 개선됐다. 실제로 갤럭시S로 동영상을 볼 때보다 더욱 생동감 있는 영상을 맛볼 수 있었다. 또 장시간 웹서핑을 해도 눈의 피로는 거의 없었다.
화면이 커진만큼 덩치는 덩달아 커졌다. 하지만 두께는 8.5㎜로 대폭 줄었다. 때문에 무게는 121g으로 갤럭시S와 같다.
특히 갤럭시S2는 뒷면을 볼록하게 만들고 마찰력이 높은 하이퍼 소재를 곁들여서 안정적으로 손에 쥘 수 있도록 설계했다. 손에 쥐었을 때 약간 버거운 감이 있지만 조작에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이 손맛에 익숙해지면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손이 유달리 작은 사람이나 여성들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그립감 역시 이전 모델보다 떨어지지 않는다.
현존 최고성능 AP 탑재
갤럭시S2에는 1.2㎓ 클록 듀얼코어 AP(Application Processor)가 장착돼 있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코어가 2개이기 때문에 싱글코어 제품보다 처리속도가 훨씬 빠르며 클록도 현존 스마트폰 중 가장 빠르다.
AP 스펙 못지않게 OS의 개선도 전체적인 속도 향상에 기여했다. 진저브레드는 이전 버전보다 데이터와 그래픽 처리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이에 따라 앱 실행 속도, 웹페이지 로딩 속도, 3D 게임 구동 능력 등 전체적인 부분에서 성능 향상을 이뤘다. 처리속도가 빠른 만큼 터치 반응속도도 개선됐다.
아직까지 아이폰의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화면 전환만큼은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속도 테스트를 위해 갤럭시S2와 갤럭시S를 나란히 놓고 웹브라우저를 띄워보니 갤럭시S2의 로딩속도가 2~3초 가량 앞섰다.
구글맵을 실행한 뒤 지도가 완전히 뜨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갤럭시S2가 5초 이상 빠르다.
카메라는 전면 200만, 후면 800만 화소다. 자동초점, LED 플래시, HD급 동영상 촬영 등을 지원한다. 특히 전면 카메라의 화소수가 높아져 좀 더 선명하고 깨끗한 셀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갤럭시S의 배터리 용량이 1,500mAh인 데 비해 갤럭시S2는 1,650mAh로 10% 커졌다. 네트워크는 3G 방식에서 HSPA+를 지원해 다운로드 속도가 최대 21Mbps에 이른다. 2.4㎓/5㎓ 듀얼밴드 와이파이, 300Mbps 와이파이 다이렉트, 블루투스 3.0+HS 등도 사용할 수 있다.
대폭 개선된 UI
지금까지의 안드로이드폰은 홈 화면에만 앱 바로가기 폴더의 생성이 가능했다. 하지만 갤럭시S2에 적용된 '터치위즈 4.0'은 모든 메뉴에 애플 iOS처럼 폴더를 만들어 앱 바로가기를 모아둘 수 있다.
설치된 앱이 늘어나면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관리에도 품이 많이 드는데 이제부터 앱을 더욱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만큼 바탕화면도 깔끔해진다. 이 점에 있어서는 더 이상 아이폰 사용자를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홈 화면 편집도 쉬워졌다. 선택한 위젯이나 앱 바로가기 등을 편집하는 중에도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 진저브레드 전용 앱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능력을 100% 활용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두 손가락을 이용해 화면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멀티터치'보다 진일보한 '모션 UI'는 눈에 띄는 부분이다. 멀티터치보다 화면 조작이 더 쉽다. 화면의 아무 곳에나 손가락 두 개를 가져다 대고 갤럭시S2를 앞으로 기울이면 화면이 커지고 뒤로 젖히면 줄어든다.
이렇듯 갤럭시S2는 성능과 편의성의 동시 향상이라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낸 제품이다. 특히 성능은 모든 스마트폰 중 경쟁자가 없을 정도다. 반면 디자인은 점점 퇴화하는 것 같아 못내 아쉽다.
이처럼 이 제품은 성능과 디자인 부분에 특화점이 확실해서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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