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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기반 해저유정 시추장비

순록이 뛰노는 곳에 세상에서 가장 길고, 깊은 유정(油井)을 뚫는다

러시아 사할린 섬은 종종 영하 35℃까지 떨어진다.

올 1월 한 정유기업은 바로 이 험난한 지역에 세상에서 가장 길고, 깊은 수평 편거리 굴삭(ERD, Extended Reach Drilling) 유정을 뚫었다.

유정의 깊이는 수직 12.4㎞이며 바다 속 수평으로도 11.4㎞나 뻗어있다. 이번 사할린 ERD 유정에 쓰인 굴착장비는 러시아어로 매를 의미하는 '야스트레브(Yastreb)'라는 닉네임이 붙어 있는데 이는 전 세계 정유업계가 보유한 굴착장비 중 가장 강력하다.

7,500프사이(psi) 압력의 이수(drilling fluid) 펌프 4대, 1만 4,00배럴 용량의 이수 저장고, 발전기 6대가 장비되어 있으며 혹한과 지진으로부터 설비를 지켜줄 방호벽도 구축돼 있다.

드릴의 토크는 무려 1만 2,558kg·m에 달한다. 이는 일반 픽업트럭 455대에 해당하는 힘이다. 특히 수평 편거리 드릴은 수평과 수직 시추가 가능하다.



엔지니어들은 자기력계와 경사계를 활용, 시추용 이수의 맥박 압력(pulse pressure)을 분석해 시추공의 위치와 각도를 제어한다.

시추팀은 총 800여 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시추 전 항상 3D 지진파 영상을 활용, 암반의 상태와 원유 매장지의 위치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실제 시추에서 목표지점과 불과 몇 m의 오차로 굴착을 해낸다. 오는 2013년까지 총 40~50개의 새로운 유정을 뚫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만일 야스트레브 굴착장비 시추팀을 센트럴파크에 데려다 놓는다면 수직 ·수평 시추를 통해 월스트리트에 있는 뉴욕 증권거래소의 지하 복도를 정확히 찾아 구멍을 뚫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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