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태워버릴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무 그루터기는 그냥 불을 붙인다고 타서 없어지지 않는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면 천만의 말씀이다.
나무 그루터기는 땅속에 깊이 박혀 있는데 그곳에는 연소작용을 지속시킬 산소가 없다.
때문에 설령 휘발유를 잔뜩 뿌리고 불을 붙여도 지면 위에 나와 있는 부분만 탈 뿐이다. 이런 그루터기를 깨끗이 소각할 방법이 있다. 나무 그루터기 전용 화학제거제를 쓰면 된다.
이를 사용하면 그루터기를 화약처럼 만들 수 있다. 화약은 그 자체에 산소가 들어있어 외부의 산소 공급 없이도 연소가 일어난다.
화약의 산소는 초석(硝石)으로 더 잘 알려진 질산칼륨(KNO3) 형태로 존재한다. 즉 그루터기 속에 초석을 넣으면 산소를 공급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그루터기 화학제거제는 100% 초석이다. 사용설명서를 보면 그루터기 중앙에 구멍을 뚫고 초석을 넣은 뒤 물을 흠뻑 붓고는 수개월간 내버려두라고 적혀 있다.
초석을 용해시켜 그루터기 전체에 흡수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후 등유를 부어서 불을 붙이면 푸른 자줏빛 화염을 내며 그루터기는 뿌리까지 완전히 소각된다.
연소는 생각만큼 빠르게 일어나지 않아 소각이 완료되기까지 몇 분이 소요된다. 이처럼 화학적으로 변화된 그루터기의 특성은 화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초석이 유기탄소와 결합, 열과 산소기체를 생성하는 메커니즘을 갖는다. 화약을 만드는 핵심 물질을 조경용품 전문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채로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화약의 또 다른 구성물질 2종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어떤 물질인지 궁금하다면 다음호를 기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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