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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상용 제트팩

내년이면 누구나 10만 달러에 제트팩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지난 5월 뉴질랜드 마틴에어크래프트의 글렌 마틴 사장은 자신이 개발한 개인용 비행장치 '마틴 제트팩(Martin Jetpack)'이 1,000m 고도에서 9분 43초 동안 비행하는 광경을 지켜봤다.

안전을 위해 사람 대신 68㎏의 인체모형을 조종석에 태웠기에 공식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이번 비행은 인류 제트팩 역사상 최장 시간, 최고 고도 비행기록이다.

기존 제트팩들의 비행시간은 기껏해야 1~2분에 불과하다. 물론 마틴 사장의 목표는 기록 경신이 아니다. 그는 마틴 제트팩의 안전성과 효용성을 증명해 세계 최초로 상용 판매하고자 한다.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구매할 수 있도록 말이다.

마틴 제트팩이 일반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 2008년 이래 마틴 사장과 10명의 엔지니어들은 2행정 가솔린 엔진으로 두 개의 고정식 덕트 팬을 회전시켜 추력을 얻는 시스템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초기모델에 채용됐던 케이블-도르래(cable-and-pulley) 방식의 조종시스템은 완전한 전자식인 전기신호 제어시스템, 즉 플라이 바이 와이어(fly-by-wire)로 대체했다. 또한 안전성 제고를 위해 항공 전자장비 제조업체 록웰 콜린스의 비행제어유닛(FCU)도 채용했다.

미 공군의 무인항공기(UAV) 프레데터에 탑재된 이 FCU는 안전상의 한계치를 넘어서는 상하좌우 및 회전 기동을 시스템적으로 막아준다. 조종사가 제트팩의 정상적 제어가 불가능할 만큼 급격한 방향 전환을 시도해도 FCU가 이를 적정 수준으로 통제해주는 식이다.



때문에 비행 안정성 확보에 더해 아마추어 파일럿의 조종 실수에 따른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이라면 이로 인해 마틴 제트팩으로는 공중제비 비행이 불가하다.

마틴 사장은 제트팩에 원격조종시스템을 추가, 효용성을 극대화 하기도 했다. 때문에 수색구조대들은 접근이 힘든 재해 현장에 무인으로 마틴 제트팩을 보내서 수색활동을 펼치다가 피구조자를 발견하면 그 사람을 태우고 안전지대로 이송할 수 있다.

군인들의 경우 지형적 이유로 통신이 두절됐을 때 제트팩을 하늘로 띄워 임시 기지국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당연히 마틴 제트팩의 최대 효용가치는 레크리에이션 용도에서 발현된다.

최고시속 63마일(101㎞), 항속시간 30분 등 마틴 사장이 제트팩의 모든 설계를 미 연방항공청(FAA) 초경량항공기 기준에 맞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덕분에 마틴 제트팩의 조종에는 파일럿 면허가 필요 없다. 내년 중 출시될 상용 모델의 주인이 되고 싶다면 약 10만 달러의 구입비를 내고 2주간의 의무 비행 교육만 이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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