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부산의 손 모씨는 이 같은 소매치기의 위험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이른바 ‘도둑 잡는 가방’으로 특허청의 문을 두드 렸다.
이 가방은 단순히 소매치기를 막아주는 제품이 아니다. 무기를 내장, 소매치기를 능동적으로 공격한다. 실제로 설계도를 보면 가방 내에는 전자감응기, 적외선감응기, 그리고 전자식 마취탄 발사장치가 구비돼 있다. 사용자가 전원을 켜면 작동이 시작되는데 가방 속으로 손 등의 침입이 감지되면 즉각 마취탄이 발사돼 범죄자를 무력화시키는 메커니즘이다.
또한 가방에는 동영상 촬영장치도 채용돼 있다. 범죄 순간을 찍어 증거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소매치기에게 통쾌한 일격을 가할 수 있는 이 가방의 효용성은 일견 그럴듯해 보이지만 특허청은 특허 등록을 단칼에(?) 거절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가방이 주인과 도둑을 구분치 못한다는 치명적 단점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아닐까 한다. 전원을 켜놓은 것을 잊고 가방에 손을 넣기라도 하면 버스와 지하철에서 대(大)자로 뻗어버리는 당혹스런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 마취효과가 소매치기에게만 발휘된다는 보장이 없어 주변 사람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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