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진 IT전문기자 artjuck@gmail.com
삼성전자의 갤럭시SⅡ LTE, LG전자의 옵티머스 LTE, 그리고 HTC의 레이더 4G 등 3종의 LTE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대한민국에도 LTE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이 가운데 굴지의 대기업 사이에서 혈혈단신 고군분투하고 있는 대만 HTC의 레이더 4G를 일주일 동안 사용해봤다.
빠르고 화려한 UI
속도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퀄컴의 1.5㎓ 듀얼코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1GB 램 등의 하드웨어 사양을 통해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다. 현재 나와 있는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빠르다.
HTC가 자랑하는 '센스 UI(사용자 인터페이스)'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탄성이 절로 터질 정도였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이 제품을 두고 생겨난 말인 듯하다.
속도와 화려함이라는 2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아무리 하드웨어 사양이 좋아도 서로 최적화가 돼 있지 않으면 체감 속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레이더 4G를 쓰는 동안 한 번도 느리다는 느낌을 받아보지 못했다. 그만큼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간의 궁합이 찰떡이라는 얘기다. 이는 또 HTC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버퍼링 없는 빠른 통신속도
이론상 LTE는 3G보다 최대 5~6배 빠르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5배까지는 아니더라도 3배 이상 빠른 속도를 경험할 수 있었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 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 '벤치비'를 활용해 LTE 망이 잘 깔려 있는 광화문과 종로 지역, 지하철 4·5호선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야외에서 8~14Mbps의 수치가 나왔고 지하철 역사에서는 29.89Mbps가 기록됐다. 전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15~20Mbps라는 준수한 속도가 확인됐다.
다른 3G 스마트폰이 기껏해야 2~3Mbps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10배 가량이나 빠른 속도다.
또한 유튜브에서 3G 스마트폰과 레이더 4G로 동일한 영상을 재생해보니 5초 이상 빨리 실행됐다. 3G 스마트폰은 버퍼링 속도가 재생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수십 초 간격으로 동영상이 끊어진 반면 레이더 4G는 버퍼링 속도가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진행됐다.
이 외에도 지도 앱에서 위성지도를 보거나 웹 서핑, 앱 다운로드, 고용량 파일이 첨부된 이메일 전송 등을 할 때도 비교우위의 쾌적한 환경을 제공했다.
훌륭한 기본기 아쉬운 마무리
카메라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자동초점(AF) 속도가 빠르고 화질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의 뺨을 두세 번은 후려치기에 충분했다. 플래시도 완전한 흰색이라 결과물의 색상을 왜곡하지 않았다. 전면카메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상통과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흠으로 느껴졌지만 말이다.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배터리 수명을 들 수 있다. 레이더 4G의 배터리 용량은 1,620mAh로 1,850mAh인 갤럭시S2 LTE보다 적다. 그래서인지 동영상 몇 편을 보고나서 웹서핑과 게임을 하다 보니 한나절도 못가서 배터리가 바닥났다. 발열도 심한 편이라 몇 분 사용하지 않았는데 뒷면이 심하게 뜨거워졌다. 다른 제품과 비교해 열이 많이 나는 편이었다. 덧붙여 배터리 덮개를 끼우기 힘들고 측면 버튼이 너무 쉽게 눌리는 등 마무리는 다소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디자인은 고유의 유니바디(일체형) 설계를 버린 탓에 투박하다. 남성이라면 모르지만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힘들 듯한 모습이다. 또 유니바디를 포기한 탓에 그립감은 이전 모델에 비해 좋지 않은 편이다. 화면 크기가 비슷한 경쟁 제품과 직접 비교해도 손에 쥐었을 때 안정감과 편안함이 확실히 떨어진다.
이 제품은 전체적으로 손가락을 톡톡 갖다 대면 곧바로 반응하고 램에 얹혀 있는 애플리케이션 개수가 많아도 전혀 버벅거리지 않는 등 전체적인 속도는 매우 만족스럽다. 화려한 UI도 강점이다.
하지만 부가기능과 디자인 등 마무리 부분에서 몇 가지 단점이 드러나 2%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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