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만나는 부분일식부터 이번 세기 마지막 금성의 태양면 통과 현상까지 어김없이 멋진 성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박소란 기자 psr@sed.co.kr
3월
봄이 시작되는 3월은 그야말로 '행성의 달'이다.
3월 4일은 화성이 태양의 반대 쪽에 위치하는 충(衝)이 되며, 5일 저녁 초저녁인 7시경부터는 수성이 태양으로부터 18도 떨어진 동방최대이각이 된다. 동방최대이각 무렵에는 서쪽 하늘을 올려다봐야 행성을 잘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또한 15일 저녁 8시는 금성과 목성이 가장 가까워지는 시기며 26일쯤에는 달과 금성, 목성을 한눈에 관측하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5월
지난해 11년만에 찾아온 개기월식을 놓쳐서 땅을 치고 후회했다면 올해 5월의 일식에 주목하자.
5월 21일 아침에는 달이 해를 가려 해의 일부분만 볼 수 있는 부분일식이 일어난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번 일식을 금반지 모양으로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눈썹 모양의 일식을 구경할 수 있다.
이 날 달이 해를 가장 많이 가리는 시각은 서울 기준 7시 32분이며 최대로 가려지는 비율은 80% 이상이다.
이번 신비의 우주쇼는 정확히 6시 23분부터 8시 48분까지 약 2시간 25분 동안 감상 가능하다.
6월
장마가 시작될 즈음인 6월 6일에는 이번 세기 마지막 금성 태양면 통과현상이 일어난다.
태양계 행성 중 지구와 크기가 가장 비슷한 금성.
하지만 금성도 태양 앞에서는 작은 점에 지나지 않는다. 금성은 지구보다 안쪽에서 태양을 공전하는 내행성이기 때문에 종종 태양면을 통과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에서 이 현상의 전 과정을 관측할 수 있다.
우리가 체크해야 할 시간은 7시 9분부터 13시 49분까지.
이전의 금성 태양면 통과는 2004년 6월이었고, 다음 태양면 통과는 2117년 12월이다.
2117년까지 살아있을 자신이 없다면 이날이 평생 유일의 기회다. 제발 이 날 만큼은 비가 오지 않기를 기도하자.
7월
낮에 달과 목성을 볼 수 있다? 해가 떠 있는 대낮에는 별을 관측할 수 없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올 7월에는 얘기가 다르다.
7월 15일 낮 12시 50분쯤 서쪽 하늘에서 목성이 달 뒤로 숨었다가 약 1시간 후 다시 달 옆으로 나오는 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
달은 맨 눈으로도 볼 수 있지만 목성까지 관측하려면 망원경을 잊지 말고 챙겨놓자.
12월
축제의 달 12월에는 소행성 두 개가 지구에 접근한다.
12월 9일에는 소행성 베스타(Vesta)가 1.5885AU(Astronomical Unit·지구와 태양 사이의 평균 거리)까지 접근한다. 이 소행성은 6.4등급까지 밝아지기 때문에 망원경을 이용하면 황소자리와 목성 근처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 20일에는 왜소행성 세레스(Ceres)가 1.6843AU까지 접근해 6.7등급으로 관측될 예정이다. 세레스는 1991년에서 2020년 사이 중 올해가 가장 밝다. 결코 놓치지 말자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지식정보 홈페이지(astro.kasi.re.kr)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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