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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가 시위에 나선 진짜 이유

WHAT REALLY HAS THE 99% UP IN ARMS

by Geoff Colvin

미국의 ‘월가를 점령하라 Occupy Wall Street’ 시위, 그리스, 스페인, 런던 등 유럽 각지의 시위, 중국 농촌의 폭력 시위, 심지어 아 랍의 민주화 혁명 등 세계적으로 빈발하고 있는 대중 시위를 이해하는 핵심 고리는 그것이 돈 이나 불평등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만약 그렇다면 대처하기 쉬울 것이다. 그것은 불의라 는 인식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서 더 깊고 치열한 문제를 담고 있다.

전문 시위대와 노조, 기회만 있으면 기업 운영자를 괴롭히려 드는 사람들이 시위대의 기선 을 잡으면서 미국에 일었던 시위의 불꽃은 곧 사그라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불꽃이야말로 우리가 참신하고 의미 있는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이며, 불꽃의 진원지는 번영의 정당한 몫 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시위 참여자들의 인식인 듯하다. 이들은 특히 대형 은행을 비롯해 대기업들이 그들 자신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서민에게는 고통을 안기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조작해왔다고 생각한다.

그 불의라는 인식이 오늘날 일고 있는 분노의 근원이다. 월가의 중역들은 엄청난 돈을 번 다. 하지만 수많은 헤지펀드 매니저가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어도 헤지펀드 회사가 즐비한 코 네티컷 교외의 사무실 앞에서 캠프 시위를 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 비슷한 맥락으로 미국인은 샘 월튼 Sam Walton이 미국의 최대 부호였던 시절 그를 숭배했던 것처럼 워렌 버핏 Warren Buffett 도 숭배한다. 같은 미국인이 수십억 달러를 번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사람의 심기가 불편해지 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불평등도 화난 군중을 길거리로 내몰 만큼 심각하지 않다. 지난 30여 년 동안 미 국에서 불평등은 심해졌다. 대부분의 기간 동안 부유층과 빈곤층 모두 부유해졌지만 부자는 더 빨리 부유해졌다. 격차가 심해졌지만 모두가 진전하는 한 불만족 수준에서 갈등이 봉합되 었다. 게다가 최근 경기침체를 거치면서 대개 불경기에서 그렇듯 불평등은 완화되었다. 문제가 불평등이었다면 오늘날 사람들의 분노는 2007년보다 덜했을 것이다.

이전과 다른 것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부(富)가 지난 몇 년간 제자리인 반면 고소득층 은 더 부유해졌고, 경기침체 후 일자리 창출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느린 가운데 많은 이들은 개선된 삶을 위해 응당 누려야 할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더 크게 보면 이들은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벌을 받는 반면, 이 모든 문제의 주범이라고 지목되는 은행업계는 구제 금융을 받아 돈을 끌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불의에 불을 지핀 격이다.

자세한 불만 원인은 중국과 중동의 경우 명백한 부패, 유럽의 경우 사회적 계약 위반 등 지 역마다 다르지만 세계 곳곳의 모든 시위가 이와 같은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죄를 저지른 자는 보상을 받 는 반면 무고한 시민은 벌을 받는다. 시민은 이런 조 합을 받아들일 수 없다.

미국 시위대가 내놓는 이러한 주장에도 흠결이 있 고, 어떤 면에서는 완전히 틀린 얘기도 있다.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 참여자 대부분은 자신들이 납세자로 서 은행 구제금융을 통해 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모 를 것이다. 아마도 이들은 수백만 미국인이 감당할 수 없는 모기지론을 자발적으로 혹은 심지어 열성적 으로 빌려서 자산을 압류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 하고 있을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질문에 워렌 버핏이 누군지 모른다고 답한 시민이나, “구제금융에 우리 돈이 들어가고 있다”고 NPR 방송취재에 불평한 시 민,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태양전지 비행기 제작에 노력하는” 버진 아메리카 Virgin America 항공사는 좋은 기업이라고 응답한 시민처럼 단순히 무지몽매한 시 위 참여자도 있다.

그건 상관없다. 사실 사람들이 무엇을 알고 모르 고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무엇을 느끼 느냐이다.

몇 년 전 비공개로 열린 거물급 모임에서 한 CEO 는 미국의 부유층과 중산층 간 자산 격차가 장기적 으로 더 벌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모임의 의 장이었던 헨리 키신저 Henry Kissinger는 이 상황이 “사 회적이고 정치적인 지각변동”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 고 지적했다. 당시에는 지나치게 극단적인 발언처럼 들렸지만 그가 옳았다. 당시에는 없었던 심각한 불의 에 대한 인식이 이제는 자리잡고 있다.

설령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가 흔적을 감춘다 해 도 그 동력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번 시위를 하 나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각변동은 먼 얘기이 고 분명 피할 수 없는 현실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상황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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