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hn Cassidy
로어 맨해튼 Lower Manhattan의 주코티 Zuccotti 공원에 터를 잡은 지 불과 2달. “월가 를 점령하라 OccupyWall Street” 시위는 이제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어 마이애미부터 시 애틀까지 여러 도시로 번지고 있다. 겨울이 코 앞이고 일부 현지 경찰이 시위대 해산 을 시도하려 하고 있는 현재로선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진전될지 점치기 어렵다. 그 러나 어찌 보면 이는 중요하지 않다. 사회의 99%를 대변한다는 시위대의 향방이나 그들이 노숙을 지속할 것이냐와 무관하게 미국 기업인들은 이번 사태의 교훈을 진지 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월가 시위를 이토록 빠르게 확산시킨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여론 조사 결과 미국 인의 절반이 시위대를 지지하거나 적어도 이들이 여론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여러 차원에서 이 99%는 티파티 Tea Party *역주: 미국 보수 유권자 운동를 발생시킨 원인과 동 일한 대중 심리에 기인하고 있다. 정계와 재계가 월가 관계자를 비롯한 일부 내부 특권층에게 부정한 혜택을 주고 있다는 인식이다. 극우와 극좌 세력은 이 그림을 과장하고 있지만, 분명 그 논리는 거대 기업에 반발하는 정치적 반향을 불러일으킬 진실성을 갖추고 있어 양대 정당 모두 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제이미 다이먼 Jamie Dimon *역주: JP모건 회장과 다니엘 롭 DanielLobb
*역주: 헤지펀드 서드포인트 Third Point LLC 대표 같은 경영인은 월가를 개혁하고 방 만을 억제하기 오바마 대통령의 소박한 노력을 비판할 게 아니라 리무진 창문을 열고 미 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직시해야 한다.
수년간 일반 시민들의 소득이 정체되고 일자리가 중국으로 넘어가는 와중에서 운 좋은 몇몇만이 중세 시대 십자군처럼 승승장구했다. 매년 (필자를 포함한) 언론인들은 소득 수준 상위 1%가 미국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근 의 인구 조사 결과를 지적했다. (이번에 발표된 의회예산처(CBO) 조사에 따르면 1979년부 터 2007년 사이 이 수치는 8% 미만에서 17%로 상승했다.) 그러나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불평등의 증가는 궁극적으로 사회.정치적 불안을 초래한다는 역사적 진리가 유독 미국에 서는 통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금융 위기와 긴급 구제 조치, 그리고 2007년부터 촉발된 경기 대침체 Great Recession를 거친 지금, 불평등은 마침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이제 1%에 속하는 이들은 점차 그들의 금보따리를 어떻게 손에 넣었냐는 질문을 받 게 되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열심히 일하고 실질적 위험을 감수해 가치를 창조해내는 사람들이 이룬 막대한 부를 시기하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의 사망 후 도처에서 쏟아진 칭송에서도 증명 됐듯이 위대한 기업가들은 여전히 존경받고 있다. 그러나 이는 보상이 노력과 성과에 연결되어 야 한다는 암묵적인 사회적 계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미국 경제계가 이 계약을 위반했다고 생각한다면 과연 놀랄 일일까? 여러 대기업의 고위 경영진은 회사의 장기 적 성장보다 자신의 호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들이 챙긴 거액의 보수는
시작에 불과하다. 얼간이들이 빙 둘러앉은 이사회, 이 익을 뻥튀기하는 부정 회계, 잠재적 내부 고발자의 입 막기, 황금낙하산 제도 golden parachutes *역주: 피인 수 회사의 경영진이 강제 퇴임하게 될 때 지급하는 거액의 특별 보너스, 그리고 결국 이들 귀하신 몸을 구하기 위해 투입되는 국민의 혈세 등을 생각해보라. 대중의 분노가 솟구치는 데 이렇게 오래 걸렸다는 것 이 오히려 놀라울 정도다.
최근 일부 재계 리더들은 이런 성난 외침의 원인 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워런 버핏은 자신이 내 는 세금이 인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씨티그룹 CEO 비크람 팬디트 Vikram Pandit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월가에 대한 불신을 인정하고 시위대와 만나보겠다 고 제안했다. 씨티를 비롯한 다른 거대 은행들은 직 불카드에 사용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뱅크오브아메 리카(BoA)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 현명한 선택을 내 렸다. 그러나 금융권 곳곳에서 사람들은 다시 2007 년처럼 행동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숨은 사회주 의자라고 투덜대는 투자은행 직원들과 월가 시위대 에게 “일자리나 찾으라”는 구호를 외치는 와튼스쿨 MBA 학생들, 한때는 중립적인 목소리를 냈으나 이 제는 재력과 영향력을 이용해 조지 W. 부시 대통령 의 부자 감세 조치를 유지하려 애쓰는 상공회의소 등 이 전달하고 있는 메시지는 하나다: “우리는 이해하 지 못한다!”
경제적 엘리트층이 누리는 특권과 혜택이란 결국 다른 이들의 암묵적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실로 어리석고 위험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상위 1%가 최소한의 상 식을 발휘해야 할 때다.
존 캐시디 John Cassidy는 포춘의 기고가 겸 뉴요커 New Yorker의 기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