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크람 팬디트 Vikram Pandit 씨티그룹 CEO가 신흥시장의 잠재력과 2009년의 힘들었던 나날들, 그리고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와 대화할 용의 등에 대해 의견을 내놓았다.
Photograph by PETER YANGNN
번역 임태열 tissocool@naver.com
"금융기관들과 미국 국민들 간에 신뢰가 무너졌다. 실물 경제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월가의 임무다"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CEO
2012년 씨티그룹은 역사적인 순간을 맞 는다. 바로 창립 200주년이다. 1812년 미국 의회가 영국에 대해 전쟁을 선포하기 이틀 전 설립된 씨티그룹은 명실공히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이다. 이는 곧 그동안 있었 던 무수한 위기에서 살아 남았다는 뜻이다. 씨티그룹의 경우 부분적으론 스스로 불러 들인 위기들도 있었다. 얼마 전 금융위기 때 정부로부터 45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 받아 겨우 파산을 면했던 사건이 적어도 그런 경우다. 그후 씨티그룹은 꾸준히 채무를 줄이고 서서히 자생력을 키워 7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 했다. 하지만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씨티그룹 의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3개월간 무 려 30%가 하락했다. 앤디 서워 Andy Serwer 포춘 편집장과의 인터뷰에서 비크람 팬디트는, 현재 씨티그룹의 성장은 느리지만 신흥 경제국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 하는 인터뷰를 편집한 내용이다.
2009년 저점 이후 씨티그룹의 상황이 많이 개선 된 것 같다. 종합적으로 설명해달라.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3 년 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기업이 되었다. 그 동안 리스크를 줄이고자 많이 노력했고, 그 결 과 미국 대형은행 중 주택담보대출 포트폴리오 의 비중이 가장 작은 은행 중 하나가 됐다. 동시 에 우리는 재무 건전성을 크게 강화했다. 현재 우리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25%가 현금 또 는 국채, 유동증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은행 규모를 감안할 때 현금을 상당히 많이 보유한 셈이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다시 은행업 의 기본에 충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전 략과 재무 상태에 대해 우리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
귀사의 사업은 둔화하고 있나
우리의 사업은 국가 GDP 및 GDP 성장과 직접 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세계 경제 성장이 느리 고 세계적으로 금리가 낮다면 모든 은행의 수익 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 른 은행들과는 조금 다르다. 우리는 신흥시장 소비자에게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이들은 향후 세계 경제를 부양시킬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현재 100여 개국 이상에 진출해 있는 씨티은행은 이들 국가 중 상당수에서 100년 이 상 영업해왔다. 다른 어떤 은행도 이런 규모와 역사를 갖고 있지 않다. 즉 우리 스스로가 있어 야 할 자리에 정확히 포진해 있다는 얘기다. 우 리의 이런 강점이 향후 은행의 미래에 큰 역할 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경제학 박사 출신이다. 현재 미국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고 있다고 보는가?
채무 축소가 현재 시장의 최우선 과제라는 점 에는 아무도 이견을 달지 않을 것이다. 시장이 원하는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할 신뢰할만한 계획 이다. 그리고 이러한 계획이 제시되지 않는 한, 또는 제시되기 전까지는, 미국에서건 유럽에서 건 시장의 불안은 계속될 것이다. 질문에 답하 자면 미국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지는 않을 것이 라고 생각한다. 진심이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 성장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 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2007년 12월 씨티그룹의 CEO로 임명된 직 후, 씨티그룹은 한 차례도 아니고 두 차례나 구제 금융을 받았다. 얼마나 잔인한 상황이었나? 그리 고 최저점은 언제였나?
그런 상황에서 매일매일 고객들과 마주해야 했 던 당행 임직원들의 고충이 특히 컸다. 힘든 시 기를 감내하고 우리의 실행 계획을 신뢰해준 임 직원들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씨티그룹은 없었 을 것이다. 당연히 우리는 당시 구제금융을 통 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준 모든 미국 국민들에 게 감사의 빚을 지고 있다. 우리 은행의 주가는 한때 주당 1달러까지 떨어졌었다.
귀하의 처지는 어땠나?
시장이 우리가 이루어낸 진전을 이해하지 못하 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했다. 문제가 있다고 생 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씨티그룹의 발전한 모습 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수익 성 개선 같은 사례들 말이다. 그러자 시장이 반 응하기 시작했고, 우리의 노력에도 차츰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 세계 26만 명의 씨티 은행 직원들이 고객을 돕는 옳을 일을 하는 와 중에 자신의 회사 주가가 주당 1달러로 떨어지 는 걸 목격한다고 상상해보라. 정말 암울한 나 날이었다.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가 월가 주요 기업 CEO 들의 집을 차례로 방문하고 있다. 귀하의 집을 방 문한다면 그들에게 무슨 말을 하겠는가?
먼저 그들이 느끼는 기분은 당연하며 전적으 로 이해한다고 말할 것이다. 현재의 경제 회복세 는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들에게 금융기 관들과 미국 국민들 사이에 신뢰가 무너졌다는 사실과 실물 경제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무너 진 신뢰를 회복하는 게 월가의 임무라는 사실 을 분명하게 말할 것이다. 그리고 씨티그룹이 노 력을 기울이는 부분에 대해서도 말해주겠다. 우리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현격히 늘리기 위 해 진행하고 있는 모든 노력들을 알려주고, 아 울러 돈이나 대출이 필요한 모든 이의 필요를 충족시켜 줄 순 없지만 지역 사회단체들을 통 해 꾸준히 애를 쓰고 있다고 전해 주겠다. 우리 은행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들을 투명하고 공평 하게 응대하기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말도 해주겠다. 하지만 이 모든 내용에 앞서 씨티그룹 과 금융기관들이 책임 있는 은행 업무를 실천하 도록 그들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 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책임 있는 은행 업무의 실천 이란 은행이 고객과 금융시스템의 이익에 부합 하고, 단순히 돈을 회전시키는 게 아니라 경제 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월가에 반감을 가진 시민들이 내 말을 새겨듣 고, 우리가 어떻게 개선해나가는지 계속 질문했 으면 좋겠다. 나는 그들이 내 집을 방문할 때 언 제든 기쁘게 맞으며 대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