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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전진 배치 “베트남을 뚫어라”

[10대 재벌은 지금...] 금호아시아나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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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가 베트남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메콩강 경제권을 이어주는 거점일 뿐만 아니라 중국보다 인건비가 낮고 한국기업에게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는 박삼구 회장까지 적극 나서 베트남 정재계 인사들과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차병선 기자 acha@hk.co.kr

가장 활발히 사업을 펼치는 곳은 금호건설이다. 금호건설은 고층빌딩 건설을 통해 호치민 시의 스카이라인을 바꿔가고 있다

난 11월 베트남 쯔엉 떤 상 국가주석이 금호아시아나 본사를 방문해 박삼구(67)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만났다. 외국 국가원수가 공장 이나 연구소가 아닌 그룹 본사를 방문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쯔엉 떤 상 주석과 박삼구 회장 간에 지속적인 친분이 있지 않고선 성 사되기 어려운 일이었다. 박삼구 회장과 쯔엉 떤 상 주석은 지난 2007년 12월 금호아시 아나가 베트남에 금호아시아나-베트남 장학문화재단(KVSC Kumho Asiand-Vietnam Scholarship & Cultural Foundation)을 설립하면서 처음 만났다. 박 회장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던 베트남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며 사회공헌에도 앞장서고 있었다. 이 같은 박 회장의 모 습은 쯔엉 떤 상 주석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후 이들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만남을 이 어왔다. 지난 7월 쯔엉 떤 상 주석이 베트남 국가주석에 취임했을 때엔 박 회장이 급히 베트남을 방문해 환담을 가지기도 했다. 쯔엉 떤 상 주석이 취임 후 만난 외국 기업인은 박 회장이 처음이 었다. 당시 박 회장은 쯔엉 떤 상 주석에게 그룹 본사 방문을 요청했고, 그 약속이 성사돼 이번 방 문이 이뤄졌다. 장성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전무는 말한다. “짧은 방한 일정에도 불 구하고 약속을 지켜 본사를 방한해 주었습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베트남 내 사업에 대한 기대 감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박 회장은 최근 베트남에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풍부한 천연자원, 지리적인 중요 성, 우수한 인적 자원을 갖춘 베트남의 경제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었다. 현재까지 금호아시아나가 베트남에 투자한 총 금액은 약 5억 달러. 고용 효과만도 약 8,000명에 이른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선 아시아나항공, 금호건설, 금호타이어, 금호고속 등 주요 계열사 들이 베트남에서 활발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993년 국내 최초로 호 치민에 취항했고, 2003년에는 수도 하노이 노 선도 만들어 베트남과의 인적, 물적 교류에 앞장서 왔다. 지난 6월에는 한국 제2의 도시 인 부산과 베트남 간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부 산-하노이, 부산-호치민 노선도 취항시켰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인천-호치민 주 4회, 인 천-하노이 주 7회, 부산-호치민 주 7회, 부 산-하노이 주 7회 등을 운항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 중 최대 노선을 베트남에 취항시키고 있는 셈이다. 특히 가장 활발히 사업을 펼치는 곳은 금 호건설이다. 금호건설은 고층빌딩 건설을 통 해 호치민 시의 스카이라인을 바꿔가고 있다. 베트남 경제 중심지인 호치민 시 한복판에는 빨간색 금호아시아나 윙마크가 박혀 있는 대 형 건물이 위용을 뽐내고 있다. 이 건물은 ‘금 호아시아나 플라자’로 금호건설이 2009년 9 월 완공한 주상복합건물이다. 21층 건물과 32 층 건물이 어우러진 금호아시아나플라자에는 호텔, 서비스 레지던스, 오피스 등이 입주해 있다. 착공에 들어간 2006년 당시만 해도 호 치민 시내에는 10층 이상 건물이 하나밖에 없 었다. 금호아시아나 플라자는 공사 기간에도 베 트남에 화려한 화제를 뿌렸다. 금호건설은 현 장 펜스에 베트남 열대어와 금호아시아나 그 룹을 상징하는 각종 아이콘을 그려 넣어 아름 다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국내에서야 평범한 장면이지만, 베트남에선 전에 없던 것이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베트남 공사 현장은 찌그러 진 함석으로 둘러치거나 아니면 그마저도 없 는 곳이 허다했습니다. 펜스의 그림은 신선한 충격이 되었어요.” 장성지 전무는 말한다.“현 장을 넘나드는 덤프트럭 타이어를 세척하는 세륜기 역시 베트남에선 처음 보는 것이었을

2009년 말 이명박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한 현지 언론인이 한국에서 제일 큰 건설사가 금호건설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만큼 금호건설이 베트남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얘기다

겁니다. 펜스 주위에 화단도 조성했습니다. 모두 현지문화와 근로자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이루 어진 겁니다.” 현지 언론은 금호건설이 베트남 건설현장 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보도를 잇따라 냈 다. 한 언론으로부터는 ‘선진 건설문화의 전도사’라는 다소 낯간지러운 칭호를 듣기도 했다. 금호건설은 첨단 건축시공 기술을 베트남 건설업계에 전수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톱다 운 Top Down 공법이다. 금호아시아나플라자에 적용된 이 공법은 먼저 1층 바닥을 시공한 뒤에 지 상층과 지하층 골조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연약한 지반을 보강하는 동시 에 공사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다. 이 역시 국내에선 고층 건축물 시공에 자주 적용되는 공법 이지만, 베트남 현장에는 처음 적용됐다. 금호건설은 현재 호치민 도심에 ‘타임스퀘어’ 빌딩을 짓고 있다. 지하 3층, 지상 40층, 연면적 8만8,641㎡ 규모로, 5성급 호텔과 고급 아파트, 상가가 들어서는 복합건물이다. 2009년 4월 착 공한 타임스퀘어는 2012년 4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비는 총 1,200억 원이 투입됐다. 또 752채 규모의 고급 주거단지인 ‘선라이즈 시티’(공사비 1,900억 원)를 2012년 7월 완공을 목 표로 진행하고 있다. 2011년 4월에는 베트남 유통 대기업인 C.T. 그룹으로부터 300억 원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C.T. 플라자’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이들 건물은 모두 호치민 시내 중심가에 위 치해 있어 소위 광고홍보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도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10년 말 하노이 중심업무지구 랑하 거리에 들어서는 ‘웨스턴 뱅크 타워’를 수주해 최근 착공에 들어갔다. 금호건설은 이번 사업이 그 동안 호치민에만 집중되어 있던 역량을 베트남 전 지역으로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 금호건설은 베트남에서 넘버원 건설사로 통한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가 전하는 일화 한 가지. 2009년 말 이명박 대통령이 베트남 을 방문했을 때, 한 현지 언론인이 금호건설이 한국에서 가장 큰 건설사냐고 질문했다는 것. 그만큼 금호건설이 베트남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금호건설 조창현 C.T. 플라자 현장 소장은 “지금은 금호 브랜드 를 달면 베트남 현지 사람들이 고급 건물로 알 아봐주는 정도”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하나 인 금호타이어는 베트남 빈증성에 최신 설비 를 갖춘 베트남 최초의 래디얼 타이어 생산 공 장을 2008년 설립해 가동 중이다. 타이어 원 재료인 천연고무 가공 공장도 이보다 한 해 앞 선 2007년 완공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타이어는 현재 세계 각지로 수출되 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투자 확대를 통해 베트 남 공장의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베트남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메콩강 경제권을 이어주는 거점이다. 중국보다 인건비가 낮고 한국 기업에게 우호적이다

계획이다. 금호고속은 2007년 11월 현지법인을 설립해 베트남 대중교통 사업에 진출했다. 2008년 8월 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두 번째 합작사를 설립했다. 최고급 버스 운행, 표준화된 서비스를 통해 기존 시장과 차별화된 고급 운송시장을 창출했다는 평이다. 향후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태 국, 라오스, 인도 등 중국과 동남아시아 전역을 연결하는 글로벌 운송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 획 아래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갈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런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베트남 사회에서 저 변을 넓혀가고 있다. 박삼구 회장과 쯔엉 떤 상 주석의 첫 만남도 바로 이 사회공헌활동에서 비 롯됐다. 지난 2007년 ‘금호아시아나 베트남 장학문화 재단’을 설립해 베트남 영재 양성을 위한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문화예술 후원 활동을 통해 양국 간 문화 교류의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2010년까지 550명의 장학생에게 대학 등록금 전액을 지원했다. 장성지 전무는 말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 재단을 통해 장차 베트남 경제 및 사회, 문화 발전의 큰 축을 담당할 영 재들을 육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계열사들도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사내 유니세프 봉사 동아리 ‘OZ INICEF’는 2004년부터 베트남 번째성에서 ‘사랑의 집 짓기’ 후원을 하고 있다. 이 봉사활동 은 극빈층이 많은 번째성에서 아동이 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집을 지어주는 프로젝트다. 지난 10 월에는 ‘사랑의 집 35호’를 완성했다. 금호건설 역시 2007년부터 베트남에서 ‘사랑의 집 짓기’를 시작해 현재까지 총 9채의 집을 마련해 주었다. ^박삼구 회장도 적극적으로 베트남 정재계 고위 인사들과 돈독한 우호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쯔엉 떤 상 주석 외에도 응웬떤중 총리, 응웬 수언푹 수석 부총리, 호앙뚜언아잉 문화체육 부장관 등 고위인사를 잇달아 만나 공동 관심 사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베트남 측 인사 들은 박 회장이 양국 경제 협력과 증진에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박 회장이 한국과 베트남이 경제와 문화 등 여러 분야에 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격상한 만큼, 양국관 계를 더욱 굳건히 하는 데 힘써달라고 당부를 했습니다.” 장성지 전무의 말이다. 박 회장이 베트남에 관심을 갖는 건 베트남 을 중국을 대신할 기회의 땅으로 여기기 때문 이다. 베트남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메콩강 경제권을 이어주는 거점이다. 중국보 다 인건비가 낮고 한국 기업에게 우호적이다. 이렇다 보니 금호아시아나 외에도 국내 많은 기업이 베트남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미 삼성그룹을 비롯해 포스코, 한화, LS, 신세 계, CJ 등이 베트남에 진출해 있다. 특히 건설 사들이 침체된 국내 건설경기를 피해 베트남 에서 한숨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박 회장은 베트남에서 어느 기업인보다 앞 서 나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풀어야 할 숙제가 태산이다. 주요 계열사가 워크아웃을 진행 중이고 핵 심 계열사 중 하나였던 금호석유화학은 계열 분리를 시도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64)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의 불화는 법정 다 툼으로 번졌다. 박삼구 회장은 한때 적극적인 M&A를 통해 그룹을 재계 서열 8위까지 올려 놓으며 ‘마이다스의 손’이라는 칭송까지 들었 다. 하지만 지금은 잔뜩 움츠린 상황이다. 그 렇다면 베트남은 금호아시아나에게 다시 재기 의 날개를 달아줄까? 베트남 사업 규모는 그 다지 크지 않다. 하지만 부활을 꿈꾸는 박삼구 회장에겐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큰 기회의 땅 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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