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이러한 신기전에 버금가는 명품 무기를 국내기술로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그 주인공은 바로 짧은 반응시간, 신속한 배치 능력, 그리고 동시 교전 능력이 대폭 향상된 세계 최고 수준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 '천궁(天弓)'. 중고도(10〜15㎞)를 비행하는 적 항공기를 최대 6대까지 동시에 요격 가능하다.
천궁에는 다기능 레이더, 수직 발사, 종말 호밍 유도시스템 등 최신 방공유도무기가 지녀야 할 기능이 모두 채용돼 있다. 특히 현재 공군의 주력 방공유도무기인 호크(Hawk) 미사일보다 명중률이 뛰어나고 적의 전파방해에 대응하는 대전자전 능력까지 갖췄다. 사격 시험평가에서도 매 사격마다 표적을 직격하는 등 어떠한 공중 위협에도 대처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때문에 향후 천궁이 호크를 대체하면 우리 군의 대공방어 능력에 획기적 증진이 기대된다.
천궁은 작전통제소와 포대로 구성된다. 작전통제소는 군의 자동화 방공체계와 연동해 지역별 방공작전을 통제하는 기능을 맡고 실질적 교전은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발사대, 8기의 유도탄으로 구성된 포대가 수행한다. 이 중 다기능 레이더는 적 항공기 탐지, 추적, 피아 식별, 유도탄 유도 기능까지 수행한다.
군은 오는 2013년부터 천궁을 실전 배치할 예정이며 내년부터 2018년까지 개량화를 통해 15㎞ 이상의 고도를 비행하는 탄도탄 요격 미사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조선시대에 신기전이 있었다면 지금 우리에게는 천궁이 있다.
6대 1
천궁은 다기능 레이더 등에 힘입어 동시에 6대의 적기를 추적·요격할 수 있다. 반면 기존의 공군 주력 방공유도무기인 호크는 한번에 1대만 요격 가능하다. 천궁의 우수성이 확연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날쌘돌이
유도탄에는 초기 방향전환, 표적 방향 식별 근접 신관, 표적 지향성 탄두, 측면 추력 고기동 등의 최첨단 기술이 적용돼 있다. 이런 기술에 힘입은 탁월한 기동력을 바탕으로 회피 기동하는 표적도 정확히 요격한다. 표적에 근접한 뒤에야 탐색기가 작동하므로 적 항공기는 유도탄의 접근을 조기에 인식하기 어렵다.
수직 사출
8발의 유도탄을 탑재하고 기동할 수 있는 발사대는 수직 사출 발사 방식이 채택됐다. 피스톤이 미사일을 수직 사출한 뒤 점화가 이뤄져 목표물로 날아가는 메커니즘이다. 발사 시 화염이 상대적으로 적어 발생, 적에게 위치가 노출될 가능성이 낮고 발사대의 경량화를 꾀할 수도 있다.
3조7,465억원
2006년부터 5년 3개월의 연구를 통해 천궁을 개발했다. 투입된 연구개발비는 약 8,300억원.
하지만 ADD는 향후 천궁으로 호크를 대체하면 수입대체효과를 포함해 투자비 대비 4.5배에 이르는 3조7,465억원의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630명의 신규 고용유발 효과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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