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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로 돌아온 스타워즈 에피소드1

SF 액션의 최고봉 스타워즈 시리즈가 3D로 재탄생된다. 그 첫 번째 주자로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 3D'가 2월 우리 곁을 찾아왔다.

박소란 기자 psr@sed.co.kr

지난 1999년 개봉 당시 9억 달러의 흥행 신화를 써 내린 스타워즈 에피소드 1. 은하계의 안전을 위협하는 어둠의 세력과 우주의 평화를 지키려는 제다이 기사들의 박진감 넘치는 대결은 전 세계 수많은 영화팬들을 매료시켰다. 조지 루카스 감독과 할리우드 영화 세트 제작 업체 ILM의 기술력이 응축된 이번 3D 버전은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스타워즈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예술적 과정
2D였던 스타워즈의 3D 변환은 조지 루카스 감독의 결단이었다. 2002년 에피소드2와 2005년 에피소드3을 제작하는 사이 그는 이미 스타워즈의 전 시리즈를 3D로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켰다. 그 첨병으로서 에피소드1의 3D 변환 작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10년.

ILM이 오리지널 필름의 모든 프레임을 일일이 3D로 변환하는 작업을 맡았다.

익히 알려졌듯이 우리가 인물, 사물, 배경 등의 요소를 3D로 볼 수 있는 것은 좌안과 우안에 각기 다른 시각 정보가 입력되기 때문이다.

뇌가 이런 두 개의 정보를 인위적으로 구분함으로써 왜곡현상이 극대화되는 것. 3D 카메라의 렌즈가 두 개인 것도 이 때문이다.

3D 카메라로 3D 영상을 만들어내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 스타워즈처럼 기존에 2D로 촬영됐던 영상을 3D로 변환시키기 위해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이때는 2D 영상에 나오는 모든 요소들을 트리밍(trimming)해서 일일이 두 개의 장면으로 만들어야 한다. 두 개의 장면이 동시에 보이는 까닭에 영화계에서는 이를 '스테레오'라 부르기도 한다.

ILM이 수행한 이 작업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TV는 1초에 30프레임, 영화는 24프레임의 정지된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보여줘 동영상을 구현한다. 프레임 하나당 평균 20개의 요소를 트리밍한다고 가정했을 때 1초의 2D 영상을 3D로 변환하는 데 TV는 600개, 영화는 480개의 트리밍이 필요하다. 1분이라면 각각 3만6,000개, 2만8,800개나 된다.

그로 인해 애당초 3D로 촬영하는 것보다 2D를 3D로 변환하는 작업이 더 어렵다. 비용도 거의 두 배나 많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루카스 감독이 3D 변환을 결정한 것은 이 역시 영화 편집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예술적 과정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스타워즈를 마치 처음부터 3D로 촬영한 것처럼 자연스러운 스테레오 형식의 작품을 탄생시키고자 애쓴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물체가 화면을 뚫고 나아가는 식으로 3D 효과를 내기보다는 기존의 그림에 입체감을 더하는 데 역점을 뒀다.

명작의 감동을 다시
이번 작업의 총괄책임자는 오리지널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시각 효과를 담당했던 ILM의 존 크놀 감독이다. 그가 밝힌 바에 따르면 가장 힘들었던 것은 홀로그램, 광선검, 레이저,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포드레이서, 와토의 날개 등 투명한 물체들을 3D로 표현하는 일이었다. 다만 그는 기술적 노하우 유출을 걱정해서인지 결과적으 로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트리밍해 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또 제작진은 이번 작품 속의 여러 스펙터클한 장면 중에서도 특히 클로즈업 샷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클로즈업 샷에서 가장 뛰어난 입체감이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이는 3D의 기본 성질과도 유관하다. 3D에서는 사물이 가까울수록 좌안과 우안의 시야가 더 멀어진다. 물체가 가까이 위치할수록 좌안과 우안의 시야 간극이 벌어지면서 물체의 입체감이 살아나는 것.

이밖에 3D 변환 과정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극장을 찾아 그 결과를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한편, 할리우드에서는 3D 변환 작업이 한창이다. 드림웍스와 월트디즈니가 자사의 기존 작품들을 모두 3D로 변환 중에 있으며 여기에는 '벤허', '십계' 같은 고전 대작 영화들까지 포함돼 있다. 'E.T', '해리포터' 그리고 '300'은 이미 3D 샘플이 나와 있고 조만간 작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스타워즈의 나머지 다섯 시리즈 역시 차근 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상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아시아 최초의 3D 블록 버스터 '7광구'가 개봉돼 화제를 모았다. 아울러 스타워즈 에피소드1을 필두로 '타이타닉', '라이온 킹',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괴물' 등이 올해 3D 버전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작년 기준 전 세계 3D 콘텐츠 시장은 총 15억 달러였는데 전문가들은 2015년에 이르러 그 규모가 39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3D의 세 가지 방식

3D 구현 방식은 크게 적색·청색 방식과 편광 방식, 시분할 방식으로 나뉜다.

먼저 초창기의 적색·청색 방식은 명칭 그대로 빨간색과 파란색을 사용해 입체감을 구현한다. 안경에 보색 관계인 청색과 적색을 따로 구분해 두 눈이 볼 수 있는 그림을 제한한 것. 적색 눈은 청색 이미지, 청색 눈은 적색 이미지만 볼 수 있어 양안 시차 효과와 마찬가지로 3D 효과가 발현된다.

오늘날 극장에서 활용되는 편광 방식은 두 눈이 인식할 수 있는 정보에 한계를 가해 입체감을 표현한다.

스크린에 표시된 영상은 편광필터를 거쳐 한쪽 방향의 빛만 통과시킨다. 필터를 거친 영상을 편광필터가 부착된 안경을 통해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안경을 벗었을 때 스크린에 투영된 영상이 초점이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화질을 재현할 수 있는 시분할 방식은 다른 말로 셔터글래스(shutter glasses) 방식이라고도 한다.

화면의 좌우 영상을 따로 표시해 좌측 영상을 볼 때는 좌측 안경으로, 우측 영상을 볼 때는 우측 안경으로 좌우 영상을 분리해 감상함으로써 입체감이 나타난다.

안경에 특정 양의 전압이 가해지면 안경이 검게 변해 시야를 가리는 메커니즘이다. 좌측 영상이 화면에 주사될 때는 우측 안경에 전압을 가해 좌측 눈에만 영상이 보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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