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아이폰4S에 적용된 시리는 사용자들의 앱 사용방식을 바꾸고 있다. 오직 말로서 인근의 카페를 찾고, 스케줄을 관리한다.
향후 시리는 휴대폰을 넘어 가정의 전자기기의 제어방식에도 혁신을 가져올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출시된 다양한 와이파이 기기들을 통해서다. 이 기기들은 근본적으로 앱을 활용, 원격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동블라인드 업체 솜피는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블라인드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고 이런 방식으로 차고 문, 냉난방 온도조절기를 제어할 수 있는 제품도 이미 나와 있다. 전자기기 업체들 또한 TV, 스테레오 등을 제어하는 앱을 속속 내놓고 있다.
바로 이들 기기를 통합 관리하는 포털로 시리가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사실 지난해 생을 마감한 스티브 잡스는 음성제어의 영역을 스마트폰 밖으로 확대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월터 아이작슨이 저술한 그의 전기를 보면 잡스는 애플 TV에 음성제어기능이 탑재될 것임을 암시한 바 있다.
물론 애플은 아직 다른 기기들에 시리를 동조화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해커들은 이미 그런 시도에 들어갔다. 세인트루이스에 거주하는 피터 라모니카는 와이파이 온도조절기에 맞춰 시리의 코드를 재작성했다.
현재 그는 '시리! 나 추워'라는 말 한마디로 방의 온도를 자신이 원하는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다.
혼다의 아큐라를 음성으로 원격 시동하는 데 시리를 사용하는 해커도 있다.
전문가들은 제어 포털로 나아가기 위한 시리의 다음 과제는 여러 기기를 동시 제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하는 것이라 말한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시리는 사용자의 필요성과 스케줄에 맞출 수 있는 지능을 보유한 세계 최초의 완벽한 직관적 만능 리모컨이 될 수 있다. 이때 우리는 퇴근 무렵 시리의 앱을 열고 이렇게 말하면 된다.
"시리! 이제 퇴근하려고 해. 8시쯤 도착할 것 같아."
그러면 현관문을 여는 순간 집안의 조명이 켜지고 실내온도는 최적으로 세팅돼 있을 것이다. 스테레오에서는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올 것이며 밥통에는 갓 지은 밥이 고소한 냄새를 풍기고 있을 것이다.
1987년 1987년 애플은 2011년의 미래를 묘사한 동영상을 통해 음성인식 가상 비서 '지식 내비게이터(Knowledge Navigator)'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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