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결과가 특수상대성이론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 그는 새로운 물리 이론을 수립했다. 김 교수의 주장에 의하면 이 이론은 특수상대성이론과 전혀 다른 변환 관계식으로 시작되지만 에너지-질량관계식(E=mc²)을 비롯한 특수상대성이론이 설명하는 모든 실험 결과를 재현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 이론을 학계에 발표하고자 했지만 메이저급 학회들은 발표를 거부했다고 한다.
심사결과의 대부분은 이론의 결함을 지적한 것이 아닌 특수상대성이론이 틀리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미국 페르기가속기연구소(Fermilab) 미노스(MINOS)팀과 일본 T2K팀이 중성미자 속도와 관련된 후속 실험을 진행 중이다. 김 교수의 이론이 맞다면 두 실험의 결과는 중성미자의 속도가 빛보다 빠르거나 느리되 오페라팀의 결과와는 다른 수치의 속도가 측정돼야 한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된다면 이 이론은 빛과 중성미자의 속도 논란에 버금가는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다.
특수상대성이론의 대체이론으로 자리 잡게 될지도 모를 김 교수의 이론을 기고문 형태로 요약해 소개한다. 혹시 모를 오해와 오역을 막기 위해 원문의 훼손을 최소화했음을 미리 밝혀둔다.
편집자주
17세기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튼은 천체와 사물의 운동을 설명하기 위해 운동의 법칙을 포함한 역학의 체계를 세웠다.
그는 시간과 공간이 어느 관측자에게나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절대시공의 개념을 확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두 관성계 사이의 좌표 변환 관계식을 '갈릴레이 변환(Galilean transformation)' 이라 한다. 뉴튼의 운동법칙 중 제2법칙, 즉 가속도의 법칙(F=ma)은 질량을 가진 물체에 힘을 가하면 가속도를 갖는다는 것이다. 역으로 말하면 가속 운동을 하지 않는 물체가 받은 힘의 총합은 '0'이다.
지금은 이런 기본적 물리 개념을 초등학생도 알지만, 힘을 받지 않는 천체는 계속 원운동을 하며 지상의 물체는 원래 있던 위치로 되돌아간다고 생각했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사고의 전환이 아닐 수 없었다. 갈릴레이 변환에 대해 모든 관성계에서 가속도의 법칙이 동일한 형식을 갖는 것을 가리켜 '갈릴레이의 대칭성을 갖는다'고 표현한다.
관성계 (inertial system) - 뉴튼의 운동법칙은 일군의 특수한 좌표계를 지정함으로써 성립한다. 이들 관성의 법칙이 성립하는 기준계.
물리학계의 정설
지동설과 빛의 파동설이 확립돼 있던 19세기 말. 빛의 절대 속력은 광원의 움직임과는 무관하다는 관측 결과를 토대로, 미국의 마이켈슨과 몰리는 빛의 전파 매질이라고 여겨지는 에테르(aether)에 대한 지구의 운동을 관측하기 위해 실험을 시도했다. 우주 공간에서 운동하고 있는 지구 위의 한 점에서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같은 거리에 놓인 두 지점을 왕복한 빛의 지구에 대한 속도 차이를 측정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어떤 방향으로도 속도 차이는 관측되지 않는다는 결과를 얻었다.
한편 아인슈타인은 뉴튼의 가속도의 법칙보다는 전자기파의 전파를 표현하는 방정식이 자연현상을 기술하는 근본적인 물리 법칙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전자기파의 파동 방정식이 모든 관성계에서 동일한 형식을 갖는다는 가정, 즉 빛의 속도가 모든 관성계에서 동일한 속도 값을 갖는다는 것을 토대로 하는 특수상대성이론을 제안했다. 이후 지동설과 마이켈슨- 몰리의 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특수상대성이론은 물리학계의 정설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전자기파의 파동 방정식이 모든 관성계에서 동일한 형식을 갖기 위해서는 갈릴레이 변환이 아닌 '로렌츠 변환'을 적용해야 한다.
로렌츠 변환은 상대성이론의 근간으로 현대 물리학에서 기본적인 자연현상을 기술하는 모든 방정식은 로렌츠 변환에 대해 동일한 형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른바 '로렌츠 대칭성'을 만족시켜야 한다.
로렌츠 변환 내의 시간 변환 관계식을 보자.
한 관성계의 원점에 있는 관측자 A가 이 관성계에 대해 등속 운동을 하는 다른 관성계(관측자 B가 원점에 위치한)에 있는 시계들을 보면 위치에 따라 시각이 다르게 나타난다.
즉 A가 있는 관성계의 모든 위치에 존재하는 시계가 12시를 가리킬 때 A가 바라본 B의 시계가 12시를 가리키면, B의 운동 방향을 기준으로 B보다 앞에 위치한 시계는 12시 이전을 가리키며 B보다 뒤에 위치한 시계는 12시 이후를 가리킨다. A가 보면 B가 있는 관성계의 모든 위치에 대해 뒤에 위치한 시계가 앞에 위치한 시계보다 두 시계 간의 거리에 비례해서 빠른 시각을 보인다. 이런 현상은 B가 A가 있는 관성계의 시계들을 봤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이 관성계마다 다른 시각 좌표로 인해, A가 보았을 때 어떤 두 사건이 다른 위치에서 동시에 일어났다면 B가 보았을 때 두 사건은 다른 시각에 발생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해 채택된 이 같은 시간 변환 관계식은 모든 물리 현상이 상대적으로 나타나게 한다. 즉 정지 상태에서 동일한 두 물체와 두 시계를 A와 B가 한 개씩 나눠갖고 운동하는 경우 A가 보면 B와 함께 운동하는 물체의 길이가 줄어들어 보이고, B가 가진 시계는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B의 입장에서는 A와 함께 운동하는 물체가 줄어들고, A의 시계가 천천히 움직이는 것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특수상대성이론에서 빛의 속도 값과 관련해 혼동하지 말아야 할 점은 A와 B에 대한 빛의 속도는 속도 계수가 동일한 것일뿐 단위의 크기까지 같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A가 관측한 빛의 속도는 'c ㎞/sec'이고 B가 관측한 빛의 속도는 'c ㎞'/sec''이다. 마치 햄버거 한 개의 값이 미국에서는 3달러, 유럽에서는 3유로인 것과 같다.
로렌츠 변환의 오류
로렌츠 변환은 물리학 이론의 기본 요건 중 하나인 '병진 대칭성(translational symmetry)'과 관련해 이론적 결함을 갖는다. 병진 대칭성은 물리 현상이 일어나는 공간이 위치에 관계없이 균질하다면(homogeneous) 물리 현상이나 법칙은 이를 기술하기 위한 좌표계의 위치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나타나야 함을 의미한다.
로렌츠 변환이 갖는 이론적 결함을 살피기 위해 다음과 같은 상황이 설정된 실험을 고려해 보자. 직선으로 길게 뻗은 기찻길이 있고, 기차 정거장의 플랫폼에는 출발을 앞둔 기차가 정차해 있다. 그리고 플랫폼을 따라 동일한 간격으로 동일한 시계가 설치돼 있으며 기차의 객실에도 같은 시계가 설치돼 있다. 또 모든 시계는 정확히 동일한 시각을 나타낸다. 이러한 상황은 기찻길 방향을 따라 병진 대칭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때 기차가 출발하면 일정한 속도에 이를 때까지 가속되는데 로렌츠 변환에 따르면 플랫폼의 시계에 위치한 관측자들은 기차 객실 내의 시계마다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관측해야 한다. 여기서 기차의 객실들 또는 객실마다 설치된 시계들이 동일한 가속 과정을 거쳤을 때 시계마다 일어나는 다른 변화는 병진 대칭성의 깨어짐을 의미한다.
특수상대성이론에 의거하면 운동하는 물체의 길이는 줄어들고 시계는 지연된다. 기차의 운동으로 인한 길이의 수축 효과가 기차 내의 시계마다 다른 변화를 일으킨다 해도 특수상 대성이론은 자체 모순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기차 내의 시계들이 동일한 크기의 가속 과정을 거친다고 할 경우 기차 길이의 수축으로 인해 기차 내의 인접한 두 시계간 거리가 가까워지려면 뒤쪽의 객실(시계)이 앞쪽의 객실보다 약간 일찍 출발해야 한다. 때문에 특수상대성이론의 결론에 따라 뒤쪽 객실 시계의 지연 효과가 좀 더 크게 나타나야 하고, 앞쪽의 시계보다 좀 더 늦은 시각을 가리켜야 한다. 하지만 이는 로렌츠 변환과 반대다.
최근 CERN의 오페라 연구팀은 지구상에서 발사된 중성미자의 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대다수 물리학자들은 이 결과를 놓고 실험(관측)의 오류로 보거나 특수상대성이론의 범위 내에서 설명하려 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것이 특수상대성이론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새로운 물리 이론을 제안했다. 이 이론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① 로렌츠 변환과 같은 이론적 결함이 없을 것.
② 마이켈슨-몰리의 실험 결과를 수용할 수 있을 것.
③ 1987년 관측된 초신성 중성미자가 빛과 거의 같은 시간에 지구에 도착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
④ 빠른 뮤온 입자의 시간 지연 효과에 따른 긴 수명을 설명할 수 있을 것.
⑤ 빠르게 움직이는 천체의 적색 편이에서 나타나는 천문학적 도플러 인자를 재현할 수 있을 것.
⑥ 양자물리학의 근간이 되는 E=mc²과 E²=p²c²+m0²c⁴ 방정식을 재현할 수 있을 것.
⑦ 지구상에서 발사한 중성미자가 초광속 현상을 보인 오페라 실험 결과를 설명할 수 있을 것.
새로운 관계식
이상의 조건들을 수용하기 위해 이 이론은 새로운 가정으로부터 출발한다. 첫 번째 가정은 '중성미자의 절대 속력은 빛의 절대 속력과 같다'다. 이는 조건③에 기반한 것이다.
1987년 관측된 초신성 중성미자는 빛보다 약 3시간 일찍 도착했지만 이 차이는 빛이 초신성을 출발할 때 생긴 현상이라는 게 물리학계의 정설이다. 만일 중성미자와 빛의 절대 속력의 차이가 오페라 실험 결과와 같다면 1987년의 초신성 중성미자는 빛보다 약 4년 정도 빨리 도착해야 했다.
그러므로 첫 번째 가정 하에서 보면 오페라 실험의 결과는 중성미자의 절대 속력이 아니라 지구의 운동에 따른 겉보기 속도의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실험적 오류가 없었다는 가정 하의 일이다.
두 번째 가정은 '진공에 대해 정지한 기준계가 존재하며 이를 발견할 수 있다'이다. 이는 첫 번째 가정과 오페라 실험의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지구의 운동에 따른 중성미자의 겉보기 속도를 여러 방향으로 측정하면 지구의 절대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고 추정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가정은 '정지 기준계에 대해 등속 운동을 하는 관성계의 시간과 공간에 일어나는 변화는 병진 대칭성을 만족한다'이다. 이 가정은 정지 기준계가 존재한다는 두 번째 가정과 로렌츠 변환의 이론적 결함을 기반으로 한다.
이제 조건 ②, ④, ⑤, ⑥과 ⑦의 결과를 얻기 위해 위에서 제시한 세 가지 가정을 마이켈슨- 몰리의 실험 결과에 적용한다.
마이켈슨-몰리 실험 결과가 특수상대성이론의 정설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하게 된 이유는 이 실험의 결과가 잘못 확대 해석됐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실험의 결과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빛은 관성계에 있는 모든 관측자에 대해 같은 속력으로 퍼져 나간다'가 아니라 '빛이 한 지점에서 일정 거리만큼 떨어진 지점을 왕복한 시간은 떨어진 지점의 방향에 관계 없이 일정하다'이기 때문이다.
빛의 왕복 속도가 일정함을 전제로 다음과 같은 좌표 변환 관계식을 얻을 수 있다.
이 관계식으로 정지 기준계와 등속 운동하는 관성계 간의 속도 변환식을 구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정지 기준계에 대해 속도 V로 움직이는 관측자에 대한 광속 입자의 겉보기 속도를 구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A는 관측자의 운동 방향과 광속 입자의 운동 방향의 사잇각이다. 식 [3]으로부터 각 A의 크기에 따라 겉보기 속도가 광속보다 커질 수 있음을 알 수 있으며, 따라서 조건 ⑦을 충족시킬 수 있다.
또 식 [1]로부터 운동하는 물체의 시간이 지연됨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조건 ④, ⑤를 충족시킨다. 탄성 충돌하는 두 입자의 총 운동량이 모든 관성계에서 보존됨으로부터 조건 ⑥의 두 식을 얻는다. 조건 ⑥의 두 번째 식과 좌표 변환 관계식을 토대로, 모든 관성계에서 성립하는 양자 역학의 기본 파동 방정식을 아래와 같이 구할 수 있다.
여기서 V0는 관성계의 속도로, 크기가 0이거나 광속에 비해 매우 작을 때 식 [4]는 기존의 형태로 환원된다.
중성미자의 초광속 현상 설명 이상의 논의로부터 이 이론은 기존의 특수상 대성이론으로 설명되던 현상과 아울러 중성미자의 초광속 현상을 해석할 수 있음을 알 수 있 다. 이 이론의 정당성은 식 [3]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식 [3]은 중성미자의 속도가 발사 방향에 따라 다른 값을 가지거나 지구의 자전에 따라 속도가 변화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2007년 발표된 미노스팀의 측정 데이터와 지난해 발표된 오페라팀의 측정 데이터 분포를 보면 측정된 중성미자의 속도 분포가 평균값에 비해 상당히 큰 편차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이 이론의 타당성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결과다.
또한 이 데이터들의 분포를 보면 광속을 초과한 속도의 크기가 대략적으로 지구 공전 속도의 크기와 견줄 정도임을 알 수 있다. 초광속 현상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되는 미노스와 일본 T2K 실험으로부터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면 중성미자의 속도가 방향 의존성을 가짐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훈 교수[사진]의 논문 원본은 페이스북(Kh Kim)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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