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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을 장난감 삼은 소년

언제나 자신의 손으로 하늘의 별을 만들고 싶어 했던 한 소년.<br>이제 그는 학계의 별이 됐다.

"추진장치요. 전 추진장치가 보고 싶어요."

아버지를 이끌고 앨라배마주 헌츠빌의 미국우주·로켓센터(USSRC)에 들어선 9살 소년 테일러 윌슨은 이렇게 말했다.


한 무리의 관람객들과 함께 큐레이터를 따라 다니던 부자는 어느덧 새턴5호 로켓의 1:1 모형에 도착했다. 달을 선회비행하고 돌아온 최초의 유인우주선 아폴로 8호를 우주로 쏘아 보낸 바로 그 로켓이었다.

로켓의 분사노즐 아래에 서있던 아버지 케네스 윌슨은 두 눈을 반짝이는 아들을 바라보며 심적 부담감을 덜었다. 이제 적어도 몇 분간은 아들의 끝없는 지식욕을 자신이 아닌 큐레이터가 채워줄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테일러가 갑자기 손을 들었다. 질문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답을 하기 위해서였 다. 새턴5호가 어떤 원리로 날아가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 속도와 분사속도 및 동적 질량 사이의 상관관계, 탑재하중 비율, 액체연료와 고체연료의 장단점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 정확히 말해 알려주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큐레이터는 한 걸음 물러서서 나이에 걸맞지 않은 용기와 박사 수준의 지식을 쏟아 내는 소년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줬다. 소년의 지식을 다 들으려면 하루가 모자랄 정도였다.

"소장님! 여기 와서 이 아이 좀 보세요!"

큐레이터가 소리치며 센터의 소장을 부르러가자 케네스는 다시 주변의 시선이 주목되는 데 대한 부담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당시 그는 무섭도록 똑똑한 자신의 아들이 앞으로 관심을 가질 일에 비하면 로켓 과학 정도는 별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로 나중에 테일러는 집의 차고를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이상한 돌과 금속,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액체들의 저장창고로 바꿔놓았다. 그리고 가족들은 이해할 수조차 없는 작업을 통해 중성자를 가지고 그 시대의 최대 사회적 문제였던 핵물질 테러와 암에 맞서 싸우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이후에는 원자를 3억℃가 넘는 플라즈마 코어 속에 던져 넣는 원자로도 만들었다. 당시 테일러의 나이는 14살. 이렇게 테일러는 핵융합에 성공한 최연소자가 됐다.

* * *
필자는 얼마 전 16살이 된 테일러를 만나러 갔다.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그는 아버지가 운전하는 자동차의 조수석에 앉아 네바다주 버지니아 산맥의 오솔길을 달려 우라늄(U)을 얻으러 가려는 참이었다.

뒷좌석에 동승한 필자는 테일러의 옆모습을 바라봤다. 워낙 마른 체형인지라 허약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뭔가에 열의를 품을 때, 다시 말해 깨어있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그는 결코 허약해 보이지 않는다.

테일러는 필자를 만난 뒤 지금까지 핵 에너지를 말하고, 분석하고, 장점을 설파하는 데 대다수 시간을 소비했다. 그의 손에 이끌려 빅뱅을 봤고, 아직 일어난 적도 없는 상호확증파괴와 핵겨울을 경험했다. 그 중간에 핵분열과 핵융합,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물질과 반물질 사이를 오가는 다양한 주제들이 나왔다.

케네스 부부는 아들을 볼 때마다 "어떻게 우리 사이에서 이런 아이가 태어났을까"하고 놀란다고 한다. 케네스는 코카콜라 회사에 근무하는 스키를 좋아하는 전직 풋볼 선수고, 아내 티파니는 요가 강사다. 과학에 대해서는 사실상 일자무식이란 얘기다.

부부에 의하면 두 형제 중 맏이로 태어난 테일러는 유년시절부터 독특했다. 걸음마를 배우던 때부터 장난감이 아닌 도로에 세우는 로드콘과 바리케이드를 가지고 놀더니 4살 무렵에는 형광 조끼와 안전모를 착용하고 집 앞에서 교통정리를 했다고 한다. 5살 생일에 크레인을 갖고 싶다는 그를 데리고 장난감 가게로 가자, 발을 동동 구르며 진짜를 갖고 싶다고 떼를 쓰기도 했단다.

여느 아버지라면 호되게 혼을 냈겠지만 케네스는 건설회사를 운영하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고 6톤짜리 크레인을 빌려다놓은 채 생일 파티를 열어줬다. 조종석에 앉아 전문운전기사의 도움을 받아 이런저런 조작을 하는 테일러 때문에 파티참석자들은 모두 안전모를 써야 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테일러가 극도로 위험한 물질을 손에 넣게 되면서 이웃들에게 테일러 부부의 양육방식은 관대함을 넘어 위험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부부는 분명한 가치관이 있었다.

"저희는 아이가 자신의 소질을 발견하기를 원했어요. 그렇게만 된다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 있었죠."

10살 때 방안에 주기율표를 붙여 놓은 테일러는 1주일도 안돼서 원소번호, 질량, 녹는점을 모두 외워버렸다. 추수감사절 집안 모임에는 자기 이름을 모노그램으로 새긴 실험 가운을 입고, 의료용 랜싯을 들고 식탁에 나타나기도 했다. 유전자 실험을 위해 모두의 혈액을 뽑아야 한다는 그에게 가족들은 손가락을 내밀어 채혈을 해줘야 했다.

수난(?)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듬해 여름 테일러는 가족 모두를 뒷마당에 초대했다. 그의 손에는 설탕과 그루터기 제거용 질산칼륨을 섞은 유리병이 들려 있었다. 병을 내려놓고 불을 붙였을 때 가족들은 폭죽놀이 정도로 생각했지만 거대한 폭발음이 동네를 뒤흔들었다. 이웃들이 놀라서 뛰쳐나왔을 정도였다.

핵융합과의 만남은 11세 생일 때 시작됐다. 할머니를 따라 서점에 간 그는 켄 실버스타인의 '방사능 보이스카우트'를 집어 들었고 1990년대 중반 자기 집 헛간에 증식원자로를 건설하려 했던 10대 소년 데이비드 한의 이야기에 매료됐다.

"데이비드는 방사성 아메리슘(Am)을 얻기 위해 화재경보기를 분해했고… 급조된 원자로를 만들었다… 이윽고 방호복을 입은 오염물질 방재팀이 데이비드 가족의 물건을 수거해갔다". 이러한 책의 내용을 테일러가 큰 소리로 읽을 때만 해도 케네스 부부는 무슨 일이 닥칠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주기율표의 맨 아래 두 줄을 차지하고 있는 고방사성 원소에 각별한 흥미를 갖게 된 테일러는 그 이야기를 일종의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저는 데이비드가 뭘 하려던 건지 알 수 있었어요. 저라고 똑같이 하지 못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죠."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 - 적이 핵 공격을 가할 때 핵무기가 도달하기 전 또는 도달한 이후라도 남아 있는 핵무기로 적을 전멸시키는 보복 전략.


거대한 폭발음이 동네를 뒤흔들자 이웃들이 놀라서 뛰쳐나왔고 테일러의 집 마당에서는 작은 버섯구름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 * *
합리적인 사회라면 테일러 같은 창의적이고 천재적인 아이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과학계 지도자들이 실수를 연발하고 있으며 갈수록 우수한 과학자들을 해외에서 모셔 와야 하는 오늘날의 미국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당시 테일러의 나이는 불과 12세였다. 3살 어린 남동생 조이도 수학에 탁월한 재능이 있었으며 두 사람은 이미 학교와 부모가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을 훌쩍 넘어있었다. 때문에 자신들에게는 너무 쉬웠던 학교수업은 건성으로 들었다.

여기까지는 책에 등장한 데이비드도 똑같은 상황이었다. 차이는 부모들의 대응에서 나타났다. 데이비드의 부모는 아들의 원자력 실험을 막았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과 열정을 가졌더라도 위험천만한 핵을 가지고 장난치도록 할 수는 없다고 여기는 세상의 거의 모든 부모들처럼. 반면 테일러의 부모는 이런 충동을 억누르는 데 성공했다. 테일러가 학교의 과학전시회에서 발표할 '일상 속의 방사능물질 연구'를 수행하도록 허락해준 것이다.

재해대응기관에서 근무하던 친구에게 방사선을 탐지하는 가이거 계수기를 빌려온 케네스는 한동안 주말마다 테일러와 함께 근처의 골동품 상점들을 돌았다. 테일러는 라듐(Ra)으로 칠해진 알람시계, 토륨 (Th) 성분이 들어있는 랜턴 심지, 우라늄으로 광택을 낸 접시 등에 계수기를 들이댔다.

한번 방사성 물질의 놀라운 물성에 매료된 그는 더 많은 것이 알고 싶었다. 소금 알갱이 한 알 정도밖에 안 되는 방사능 물질이 어떻게 그토록 큰 에너지를 만들어낼까. 왜 어떤 동위원소는 100만분의 1초만에 감쇠되고 어떤 동위원소는 반감기가 200만년이나 될까. 끝없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골치를 썩었던 테일러는 아주 작지만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원자의 비밀을 푸는 것이야말로 일생을 걸고 탐구해 볼 가치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데이비드와 달리 인터넷을 통해 거의 무제한의 정보를 구할 수 있었다. 부모의 묵인 하에 이상한 물건들도 마음껏 차고에 쌓아놓을 수 있었다. 차고의 테이블 위에는 각종 화학물질과 현미경, 살균등, 핵연료 펠릿, 우라늄, 납 컨테이너 등이 쌓여갔고 종종 부모가 안전문제를 거론할 때면 역제곱 법칙, 시간당 방사능 조사량, 뢴트겐 약수 등 온갖 전문용어를 동원해 안심시켰다.

그렇게 그는 차고의 한 구석에서 이상한 빛을 발하는 돌과 금속, 액체들이 방출하는 비밀스런 에너지를 조금씩 자신 있게 다룰 수 있게 됐다.

케네스는 언젠가 병원에서 방사성 물질을 취급하는 지인에게 차고의 상황을 설명하며 안전한지를 물었다. 설명을 들은 지인은 그 정도면 아주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방사능의 경우 아주 빠르고 복잡하게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테일러가 뭔가 실수를 했음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테일러는 계속해서 더 마니아적인 물건들을 들여왔다. 탁자 위에는 가짜 라듐 치료제, 열화우라늄, 방사성 발광물질 등이 추가됐고 전직 우주비행사에게 얻은 질량분석기를 포함해 이상한 기계들도 늘어났다.

그때마다 체르노빌 악몽을 떠올렸던 부모를 테일러는 이렇게 안심시켰다.

"전 책임 있는 방사능 보이스카우트예요.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 티파니가 차고로 다가가 저녁식사가 다 차려졌음을 알렸을 때 테일러는 방사능 차폐복처럼 생긴 노란색 작업복을 입은 채 바닥에 흐르고 있는 액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선 여기 흘린 것부터 치우고 갈게요."

이런 아들의 대답에 티파니는 재차 물었다. "그런데 설마 저 액체가 네가 말했던 우리 식구를 모조리 죽일 수 있는 물질은 아니겠지?"

테일러는 다시 답했다.

"그럼요.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즉사시키는 물질은 아니에요."

* * *
그 해 여름 케네스가 전처로부터 얻은 대학생 딸인 애슐리가 윌슨네 집에 함께 살기 위해 왔다. 그녀는 테일러의 11세 생일 때를 돌이키며 이렇게 설명했다.

"뒷마당 폭발은 갈수록 강도를 더해갔어요. 모두가 두려움에 떨었지만 뭐라고 말을 하면 테일러가 압도적인 과학지식으로 반박했죠. 사실 테일러는 뭔가 할 때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아요. 그래서 전 이렇게까지 말했어요. '아빠! 엄마! 테일러가 이 집을 쥐락펴락하고 있네요.'"

케네스는 이 점을 인정하면서도 애슐리가 가족들의 사정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테일러의 사전에는 '안돼'라는 말이 없거든요."

애슐리가 다시 말했다. "하지만 테일러는 자신이 지구의 중심인 양 행동하고 있어요. 아빠와 엄마가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게 해줘야 해요. 물론 테일러가 이기주의자는 아니란 걸 알아요. 생각이 너무 많을 뿐이죠."

그로부터 며칠 뒤 정원용 모종삽으로 20ℓ짜리 양동이에 들어있는 우라늄염을 섞고 있던 테일러를 다시 만났다.

"사실 가족들을 힘들게 한 적이 많았죠. 그중에서도 최악은 외할머니가 폐암으로 죽음의 문턱에 계셨을 때 소변 샘플을 달라고 했던 걸 거예요. 결국 할머니는 샘플을 주셨죠. 그리고 또 다른 건…"

테일러는 갑자기 겸연쩍어 했다. 하지만 이내 자신감을 회복하며 말을 이었다. "할머니는 자신이 토해낸 종양 조각도 주셨어요. 더럽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제게는 엄청난 과학적 가치가 있는 물건이었어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외할머니가 기력을 잃어가는 동안 테일러는 더 성장했다. 그는 애슐리의 지적처럼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 믿었지만, 그 믿음이야말로 테일러의 성장동력이었으며 결국 자기중심적 사고를 뛰어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외할머니의 투병을 지켜보던 그는 암 진단과 치료에 쓰이는 동위원소의 수명이 너무 짧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동위원소들은 종양 주변의 건강한 세포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해 신속히 감쇠될 필요가 있지만 그만큼 감쇠가 이뤄지기 전 신속하고 안전한 수송에 많은 돈이 든다. 종종 제트기가 동원되는 경우도 있다.

혹시 동위원소를 환자의 몸, 또는 환자 근처에서 얻는 방법은 없을까. 그럴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암환자들의 생존율도 높아지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테일러가 외할머니의 샘플을 필요로 했던 이유였다.

그는 유독한 소변 샘플을 휘저으며 가이거 계수기를 들이대던 중 영감을 얻었다. 소용돌이치는 소변 한가운데를 들여다보다가 태양처럼 빛나는 해답을 찾은 것이다. 실제로도 그 해답은 태양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이 답이었기 때문이다.

핵융합, 즉 원자핵이 충돌해 융합하며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을 이용하면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이 가능한 고에너지 중성자를 얻을 수 있다. 기존에는 수백만 달러의 사이클로트론 입자가속기로 의료용 동위원소를 생산한 다음, 감쇠가 일어나기 전에 재빨리 환자에게 제공해야 했다. 그러나 테일러가 값싸고 안전하며 저렴한 핵융합로 개발에 성공한다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전 세계 병원에 설치, 환자 바로 옆에서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을 할 수 있게 된다.

그가 이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 이론이 아닌 현실세계에서 가동되는 핵융합로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는 세상에 단 10명뿐이었다. 테일러는 그중 한 사람인 뉴 멕시코주 앨버커키에 살고 있던 칼 윌리스와 접촉했다. 윌리스는 핵융합로 전문가답게 높은 학력과 미국 내 첨단기술연구소 및 고정밀기기의 이용 권한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이와 달리 테일러는 적어도 표면적으로 중학생에 불과했지만 둘은 함께 꿈에 도전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우라늄염 (yellowcake) - 부분 정제된 우라늄으로 대량살상무기(WMD)의 원료이기도 하다.

"그 녀석이 자기 집 차고에서 핵융합로를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하느님 맙소사. 이 녀석을 멋대로 놔둬서는 안 되겠군.'"

* * *
테일러가 13세가 됐을 무렵 의사는 그의 외할머니에게 생명이 몇주 남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 직후 애슐리는 케네스 부부에게 리노 지역에 새로 생긴 학교의 기사를 보여줬다. 영재학교인 데이비드슨 아카데미였다.

소프트웨어 사업가인 제니스 데이비드슨과 로버트 데이비드슨이 2006년 설립한 이 학교는 미국에서 가장 똑똑하고, 동기부여가 잘 된 창의적 학생들을 위한 공립교육기관이다. 상위 0.1%의 학생들에게만 입학자격이 주어지며 입학생들은 네바다대학 리노 캠퍼스의 연구시설에서 고난도 연구를 할 수 있다.

테일러 가족이 리노를 처음 찾았을 때 테일러는 리노캠퍼스의 프라이드베르트 윈터버그 교수와 만남을 가졌다. 그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에게 사사 받은 석학이다. 테일러가 이른바 '퓨저(fusor)'라고 불리는 핵융합로를 만들고 싶다고 하자 괴팍하기로 유명한 윈터버그 교수는 이렇게 퉁을 놓았다.

"자넨 이제 고작 13살이야! 그런 자네가 수만 볼트의 전압과 X선을 가지고 놀겠다는 말인가? 그런 프로젝트는 기술적 난제도 많고 위험천만하네. 박사과정에게도 어려운 일이지. 일단은 과학의 언어라 할 수 있는 미분·적분학부터 마스터해야 해."

티파니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그 분을 만나고 난 후에 저희는 테일러가 더 이상 핵융합로 개발을 이어가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약간 마음을 놓았어요."

하지만 테일러는 여전히 '안돼'를 모르는 아이였다. 그 해 가을 데이비드슨 아카데미에 입학하자마자 자기 일을 도와줄 두 명의 아군을 찾아냈다. 그중 한명인 리노캠퍼스의 원자 물리학자 로널드 파누프 교수의 말이다.

"그 나이 또래 학생 중에서 그만큼 깊은 지식을 갖춘 아이는 만나본 적이 없었어요. 그 녀석이 자기 집 차고에서 핵융합로를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하느님 맙소사, 이 녀석을 멋대로 놔둬서는 안 되겠군'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집 대신 학교에서 만들도록 도와주기로 했죠."

결국 파누프 교수는 테일러가 자신의 고급 핵물리학 강의를 청강할 수 있도록 해줬 고 동료인 핵물리 기술자 빌 브린스미드 교수도 소개시켜 줬다. 처음 빌 교수는 13세 소년의 프로젝트 동참을 주저했다. 그러던 중 자신의 소년시절을 떠올렸다. 영재 소리를 들었던 그 또한 평범한 교육은 너무 지루했고 멋진 것을 만들기 위해 골몰했다. 그러나 어른들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 손을 내민 사람은 극소수였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테일러의 손을 잡아주기로 결심했다.

두 교수와 함께 연구실 창고를 뒤지던 테일러는 두터운 스테인리스강 소재의 고진공 챔버를 발견했다. 극도의 고온과 고압을 견딜 수 있는 것이었다. 테일러는 물었다. "이거 제 퓨저 연구에 써도 될까요?"



빌 교수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것보다 더 좋은 사용처가 생각이 안 나는군."





핵물질 헌터
테일러는 세상에서 가장 많은 양의 방사능 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 중 한명이다. 그 대부분은 테일러가 직접 모았다.

* * *
어느 날 티파니는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공항의 활주로에서 남쪽으로 수 ㎞ 떨어진 비포장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테일러가 '최고의 핵융합 친구'라 칭하는 30세의 칼 윌리스와 함께였다.

윌리스는 테일러보다 말수는 적었지만 흥미로운 게 생기면 만면에 흥분과 호기심이 뒤섞인 표정을 짓는다. 반대로 재미없는 것에는 극도의 주의산만을 보인다. 천재적 창의 인재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윌리스는 테일러를 처음 만났을 때 12살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창의적 시각과 진취성에 놀랐고 매우 어려운 기술적 문제에 대한 측량할 수 없을 만큼 깊은 지식에 또 놀랐다고 했다. 이렇게 만난 두 사람은 1년에 몇 번씩 만나 일주일 정도 '핵 여행'을 떠난다. 우라늄을 얻거나 이론을 실험해보기 위해 관련연구시설을 찾아가는 것을 그들은 이렇게 불렀다. 이날 역시 뒷좌석에 앉아있던 필자는 두 사람의 수준 높은 대화를 간간히 엿들을 수 있었다.

"자극을 받아 감쇠된 디-포지트로늄에서 감마선 레이저를 얻자는 거지?… 표적에 중성자 빔을 쏠 수 있는 휴대기기를 만들고 싶어요… 수소원자가 중수소로 치환된 폴리 에틸렌이 필요할까?"

여행 중 우리는 우라늄을 찾아 사막을 헤맸고, 로스알라모스에서는 중고 실험기구를 구입했다. 하루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 폭탄 개발에 나섰던 맨해튼프로젝트의 엔지니어들이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패트 맨 (Fat Man)'의 개발을 위해 폭발실험을 했던 베이요 계곡도 거닐었다. 군사용어로 '브로큰 애로우(Broken Arrow)', 즉 실종된 핵무기의 잔해를 찾기 위해서였다.

"기밀 해제된 군 보고서를 읽다가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보다 700배나 강한 Mk17 피스메이커 수소폭탄 한 발이 1957년 5월 이곳에 실수로 투하됐음을 알게 됐죠."

다행히도 미 공군, 아니 세계 역사상 최악의 참사를 초래할 뻔 했던 그 사고로 숨진 희생자는 송아지 한 마리뿐이었다. 수소폭탄에 플루토늄 코어가 장착돼 있지 않았던 덕분에 재래식 폭발물과 방사능 물질의 폭발만 일어났던 것. 물론 이것만으로도 지면에는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겼다.

테일러와 윌리스는 각각 금속탐지기와 가이거 계수기를 들고 현장을 뒤졌다. 둘을 뒤따르던 티파니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희 가족은 휴가를 이런 식으로 보낸답니다."

데이비드슨 아카데미에서 보낸 첫 1년 동안 테일러는 매일 오후 파누프 교수가 연구실 한쪽에 내어준 자리에서 핵융합로를 설계하고, 까다로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필수 부품들을 구할 방법을 찾았다. 이때 파누프 교수는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에서 잉여 고압 절연체를 구해줬고 입자가속기 제작회사에 다녔던 윌리스는 상사에게 말해 엄청난 고가의 고전압 전원공급장치를 구해줬다.

주변의 도움에 힘입어 테이러는 핵물리학,플라즈마 물리학, 화학, 방사능 측정, 전기공학을 포함한 20여개 분야의 전문 기술 지식을 습득하고 적용해 나갔다. 또 차근차근 부품들을 조립해가며 진공 누출, 전기시스템, 간헐적 플라즈마 필드 등 직면한 난제들을 하나씩 해결했다.

* * *
급기야 14번째 생일을 맞은 몇일 뒤 테일러는 빌 교수와 함께 자신이 직접 만든 핵융합로에 중수소 연료를 주입하고 동력을 넣었다. 놀랍게도 핵융합로에서는 중성자의 존재가 확인됐다. 이로써 테일러는 지구상에서 32번째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데 성공한 사람이 됐다. 빌 교수의 말이다.

"테일러와 다른 사람들을 구분짓는 것은 핵융합로의 유무가 아니에요. 하겠다는 의지죠."

이후 의료용 동위원소의 폭넓은 적용 가능성을 찾던 테일러는 매일같이 반입되고 있는 수천 개의 컨테이너 박스가 미국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지적한 보고서를 읽었다. 컨테이너야말로 대량살상무기 밀반입을 위한 최적의 도구라는 게 골자였다.

그날 밤 테일러는 침대에 누워 생각에 빠졌다. 핵융합로가 만든 중성자로 항구의 컨테이너 박스 내용물을 검사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그는 수주일 동안 소형 핵융합로를 이용, 컨테이너에 중성자를 쏘는 투과형 검색장치를 구상했다.

이 장치의 메커니즘은 이렇다. 컨테이너에 무기가 들어있을 경우 중성자가 무기의 원자 분열을 일으켜 핵무기는 감마선, 재래식 폭탄은 질소가 방출된다. 이를 반대편의 탐지기가 감지, 경보를 발령하게 된다.

테일러는 50여개국에서 1,500명의 과학 영재들이 참여하는 인텔 국제과학경진대회(ISEF)에 자신의 핵융합로와 폭탄탐지장치 설계도를 출품했다. 인텔 최고경영자 폴 오텔리니는 14세 소년이 실제로 가동되는 핵융합로를 출품했다는 소식에 즉각 그의 부스를 찾았다. 20분간 테일러와 대화를 나눈 그는 고개를 흔들며 자리를 떠났다. 훗날 오텔리니에게 당시 무슨 생각을 했느냐고 물자 그는 재차 고개를 흔들었다.

"저 아이가 착한 사람들 편이라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지난 3년간 테일러는 국제과학경시대회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면 최우수상 1개를 포 함 9개의 상을 수상했다. 부상으로 해외여행과 10만 달러의 상금도 탔다. 미 국토안보부(DHS) 핵탐지국의 초청으로 워싱턴에도 다녀왔다. 그날 테일러는 폭탄탐지장치 완성을 위한 보조금 지급을 제안 받았다.

돌이켜보면 테일러와 데이비드 한은 뛰어난 재능의 아이가 큰 야망을 품고 집에서 원자로를 만들고자 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자신의 장비를 모두 빼앗기고 체포된 반면 테일러는 상을 받고, 특허를 내고, TV에 출연했으며, 여러 대학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만든 걸까.

아마도 결정적 요인은 '지원'의 유무일 것이다. 데이비드의 주변 어른들은 그의 꿈을 막았고 올바른 지도나 감독도 해주지 않았다. 이에 비해 테일러는 돕는 사람이 많았다.

물리학 교수, 핵융합 전문가와 기술자, 은퇴 대신 영재학교를 설립한 기업가 부부 등이 그가 꿈을 이루고 옳은 길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해줬다.

당연히 이 모든 사람들 중 최고의 조력자는 부모인 케네스와 티파니다. 부부는 아들이 하늘을 날고자 했던 이카로스처럼 무모한 행동을 할 때 반감을 느꼈다. 누가 봐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그 반감을 억누르고 아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고는 용기를 북돋아 높이 날 수 있도록 했다.

* * *
'핵 여행' 당시로 돌아가 베이요 계곡을 거닌지 1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금속탐지기의 경보음이 들렸다. 거기에는 흰색 플라스틱 조각과 알루미늄 조각이 있었고 희미한 방사능이 검출됐다. 수소폭탄의 잔해가 확실했다. 이후 땅 속에서 한 덩어리의 납도 발견됐다. 테일러는 멋진 조각을 찾았다며 환호성을 질렀지만 가이거 계수기를 가져다 댄 뒤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엔 방사능이 없네요."

하지만 윌리스가 이내 폭탄의 외피로 보이는 거대한 금속 잔해를 집어 들었다. 표면에는 짙은 녹색 페인트가 남아있었다. 테일러가 방사선 검출기인 신틸레이션검출기(scintillation detector)를 들이대자 엄청난 탐지음이 울렸다. 윌리스는 테일러에게 그 잔해를 선물했다.



대(對)테러 전문가
미 국토안보부(DHS) 핵탐지국은 테일러의 폭탄탐지장치 완성을 위해 지원금을 제안했다.

미군은 이곳의 잔해를 깨끗이 치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도 땅 속에는 1~2m 간격으 로 잔해가 널려 있었다. 테일러는 무릎을 대고 땅을 파면서 그만의 보물들을 캐냈다.

"여기야말로 보물 창고예요. 귀한 물건이 잔뜩 있어요!"

그때 티파니가 시계를 보더니 한 마디 했다. "테일러! 비행기 시간 놓치겠다."

하지만 테일러는 요지부동이었다. "아직 시작도 못했다고요!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에요."

테일러를 억지로 자동차에 태운 티파니가 테일러의 보물을 보며 물었다.

"테일러. 이것들 다 어쩔래?"

어머니의 걱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테일러는 혼자 신나 있었다.

"이거 봐요. 우라늄, 폭탄 파편, 방사능 잔해가 무려 27㎏나 되요."

이를 본 윌리스가 테일러 대신 대답했다.

"50달러만 내면 초과수하물로 등록할 수 있어요. 품명은 적을 필요가 없으니 너무 걱정 마세요. 이게 뭔지 아는 사람도 없고, 더 이상 위험한 물건도 아니니까요."

사실 이 잔해들은 방사능 수치가 매우 낮아, 장기간 가까이에서 노출되지 않는다면 이렇다 할 위험은 없다. 그래도 티파니는 정말로 보안 검색을 통과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테일러가 재차 그녀를 안심시켰다.

"공항에는 아직 방사능 탐지기가 없어요. 시범 운영되는 한 곳만 빼면요. 거기가 어딘지는 저도 모르지만요."

공항에 도착한 뒤 필자는 반입금지 품목이 적시된 경고판을 봤다. 페인트, 가연성 물질, 물은 반입금지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방사성 물질은 적혀 있지 않았다. 보안검색을 무사히 통과하고 리노에 도착해 우리 일행은 수하물 찾는 곳으로 향했다. 얼마 뒤 잔해를 담은 상자가 나타났다. 그런데 상자에 미 연방교통안전청(TSA)이 개봉검사를 했다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고 테일러는 미소 지었다.

"저 사람들 정말 아무 생각이 없네요. 이게 뭔지 알았다면 공항이 발칵 뒤집혔을 텐 데요."

"저 사람들 정말 아무 생각 없네요. 이게 뭔지 알았다면 공항이 발칵 뒤집혔을 텐데요."

* * *
출입문에 달린 지문인식기만 빼면 데이비드슨 아카데미는 외견상 평범한 고등학교처럼 보인다. 학생들이 입을 연 후에야 이곳이 천재들을 위한 호그와트 마법학교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수학의 귀재, 음악 영재, 체스 챔피언들은 복도를 걸어가며 심도 깊은 농담을 나누고 문과 수업에서는 토론이 격해져 지적 결투가 되곤 한다.

학교의 모든 학생은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지만 테일러야말로 명물 중의 명물이라는 데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학교 로비의 벽에는 테일러의 업적을 담은 신문 기사가 스크랩되어 걸려 있다. 필자는 테일러와 함께 학교의 교장, 창립자, 그리고 테일러의 친구 여러 명을 만났다. 수업을 마친 다음에는 네바다대학 리노캠퍼스로 가서 파누프 교수와 빌 교수도 만났다.

노란색 핵 방사능 경고 표시판이 붙어 있는 테일러의 핵융합로는 파누프 교수의 연구실 한쪽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었다. 매우 우아한 외관이었다. 반짝이는 스테인리스강과 유리로 된 챔버가 원통형 본체 위에 올라 있었고 여러 개의 센서와 피드 튜브들이 연결돼 있었다.

반응 챔버에 뚫린 작은 창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보니 핵융합에 의해 생성된 플라즈마를 움켜쥘 골프공 크기의 텅스텐 집게들이 보였다. 테일러가 말했다.

"자, 이제 다들 물러서세요."

그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스위치를 조작하는 동안 우리는 짙은 회색의 벽돌벽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테일러가 노브를 돌려 전압을 높이고 가스를 투입했다.

"이런 방식은 오늘 처음 시도하는 거예요. 하지만 저와 교수님들은 이 방식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순간 비디오 모니터에 텅스텐 와이어가 빛나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와이어의 색이 선명한 오렌지색으로 바뀌어갔다. 그리고는 청색 플라즈마 구름이 나와서 반응로 한가운데에 유령처럼 떠있었다. 이를 본 파누프 교수가 설명했다.

"만일 저기에 와이어가 없다면 우리 모두는 치명적인 방사선장에 노출됩니다."

필자가 모니터를 주시하는 동안 테일러는 제어장치와 계기, 특히 '스누피(Snoopy)'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중성자 탐지기에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다.

"지금 2만5,000볼트에 도달했습니다. 가스를 조금 방출하고 전압을 더 높여 볼게요."

윌리스가 구해준 전원공급장치에서 '탁탁' 소리가 났다. 핵융합로는 이제 '스타 모드(star node)'에 진입했다. 플라즈마 광선이 현재는 보이지 않는 격자의 틈새 속으로 꽂히면서, 엄청난 고전압으로 가속된 중수소 원자들이 충돌을 시작하는 것이다.

빌 교수는 중성자 탐지기에 눈을 고정하고 있었다. "드디어 중성자가 나왔어요! 훌륭합니다!"

테일러는 전압을 4만 볼트로 높였다. 파누프 교수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세상에! 스누피 좀 봐!"

다시 전압을 5만 볼트로 높이자 코어 안의 플라즈마 온도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수준인 3억2,222만℃에 도달했다. 이는 태양의 핵보다 40배나 뜨거운 것이다. 빌 교수는 중성자 탐지기의 숫자가 끝까지 올라가자 소리쳤다.

"스누피가 더 이상 안 올라가!"

모니터에는 플라즈마 구름에서 자주색 스파크가 튀어나와, 테일러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놀라워하는 두 교수의 얼굴을 비추고 있는 모습이 잡혔다. 소년이 만든 발명품이 뿜어내는 불빛을 받은 학자들은 갑자기 나이를 거꾸로 먹은 것처럼 보였다.

테일러는 원자들이 충돌해 융합하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동안, 그리고 교수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만면 가득히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동안 손가락을 다이얼에 걸고 있었다. 테일러는 핵융합로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말했다.

"이게 바로 별이 탄생하는 순간이에요."

STORY BY TOM CLYNES
PHOTOGRAPHS BY BRYCE DUF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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