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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기 파괴 실험실

파괴를 통해 창조의 길을 찾는 사람들

부러질 때까지 구부린다. 이는 미국 메인대학 첨단구조복합소재센터의 래리 페어런트 박사가 해풍실험실에서 풍력발전기 블레이드를 가지고 하는 일이다. 이곳에서 그는 길이 70m의 유리섬유 복합소재 블레이드에 엄청난 응력을 가한다. 그러면 대부분은 휘어지다가 부러져버 린다.

연구팀은 메인만 해안에서 30㎞ 떨어진 바다에 설치될 해상풍력발전기의 블레이드 개발을 위해 이렇게 파괴를 일삼는다. 그곳에서 맞닥뜨릴 극한의 기후환경을 버텨낼 강력한 녀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실험실의 책임자인 하브비 다거 박사의 말이다.

"메인만은 허리케인이 빈발하는 북대서양과 맞닿아 있는데다 시속 32~42㎞의 강풍이 끊이지 않고 불고 있죠. 이곳은 미국 해상 풍력의 미래입니다."

연구팀은 메인만 해상 풍력발전이 본격화되면 캔자스주와 텍사스주를 잇는 육상 풍력발전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본다. 다거 박사의 표현을 빌리면 '풍력발전의 사우디아라비아'가 되는 것이다.



실험을 위해 연구팀은 가장 먼저 콘크리트 벽면에 부착된 철판의 구멍 속에 블레이드를 끼운다. 그리고 반대쪽 끝부분에 하네스를 걸고 일주일 동안 유압 액추에이터와 윈치를 이용해 블레이드를 구부린다.

이처럼 실제 블레이드를 가지고 응력테스트를 실시할 수 있는 곳은 미국에 단 두 곳뿐이며 ASCC는 부수는 것에 더해 실험에 사용할 블레이드를 직접 생산까지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이 실험실의 면적은 3,440㎡. 정규 소프트볼 구장이 3,530㎡이니 실험실 내에서 소프트볼 대회를 열어도 되는 수준이다.

연구팀은 현재 추가실험을 위해 127만5,600ℓ의 해수 저장탱크와 파도 풀을 제작 중이다. 50분의 1 크기의 축소형 풍력터빈을 그 속에 넣고 태풍과 유사한 23m의 파도와 시속 230㎞의 강풍 조건 하에서 성능을 측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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