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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로봇 도서관

학술 도서관들은 예기치 못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책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디지털화에도 불구하고 장서의 숫자가 계속 늘면서 이제는 별도의 보관소에 책을 옮겨놓아야 하며 이런 책들은 대출 신청 후 대출 완료까지 며칠이 소요된다. 연간 15만권의 신간이 들어오는 미국 시카고대학 맨수에토도서관은 작년 6월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기존 서고보다 부피가 7분의 1에 불과한 350만권 규모의 로봇 서고를 건설한 것. 이곳의 사서들은 책을 십진분류법이 아닌 크기에 따라 분류한다.

이 서고는 보잉, 포드, IBM의 전자동 부품·재고 회수시스템을 개발한 물류자동화기업 디매틱이 맡았으며 5대의 로봇 크레인이 5층 규모의 지하서고를 관리한다. 지금껏 이 회사는 현재 건설 중인 3개소를 포함, 전 세계에 20개의 자동화 도서관을 건설했는데 시카고대학의 시스템이 가장 복잡하다.

핵심 작동 메커니즘
이 시스템의 기본 단위는 '빈(bin)'이라 칭하는 박스다. 지하 서고에는 15m 높이의 철제 선반 12개에 2만4,000개의 빈이 놓여있다. 빈의 크기는 대부분 46×60×120㎝며 내부가 여러 개의 칸막이로 나뉘어 있다. 일반 서적은 빈 하나에 100권의 보관이 가능하다. 필사본이나 지도처럼 크기가 큰 아이템은 별도의 특대형 선반에 보관된다. 서고 내부는 온도 15.5℃, 상대습도 30% 등 종이 보존에 최적의 환경이 유지된다.

1. 대출 신청
이용자가 온라인 카드 카탈로그를 통해 도서 대여를 신청하면 디매틱 시스템에 그 정보가 전달된다. 그러면 디매틱 시스템은 해당 서적이 지하의 어느 구역, 어느 선반, 어느 빈 속에 보관돼 있는지 파악한다.

2. 서적 인출
프로그램 가능한 논리제어장치에 의해 크레인이 책이 보관된 빈에 도착한다. 서고 내의 로봇 크레인 중 4대는 각각 2열의 선반을 책임지고, 나머지 1대가 특대형 선반을 담당한다. 이들은 바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수직과 수평으로 동시에 움직일 수 있어 이동거리가 단축된다. 빈에 도착한 크레인은 두 개의 핀으로 빈의 손잡이를 잡고 들어 올려 대출/반납 창구와 이어진 5개의 전용 승강기 중 하나로 보낸다.



3. 대여
빈이 대출/반납 창구에 도착하면 사서들의 컴퓨터에는 대출 신청된 서적의 제목과 그 서적이 담겨있던 빈의 정보가 뜬다. 이를 확인한 뒤 빈에서 책을 찾아 꺼낸다. 사서가 책의 바코드를 스캔하는 순간 시스템이 대출신청자에게 책이 준비됐다는 이메일을 발송한다. 신청에서 실제 대출완료까지 약 5분이 소요된다.

4. 반납
고객이 책을 반납하면 사서는 그 책과 유사한 크기의 책들이 보관된 빈을 호출한다. 빈이 도착하면 책을 넣고 바코드를 스캔한 뒤 서고로 되돌려 보낸다.

디매틱의 토드 헌터 문서관리부장에 의하면 크기를 기준으로 서적을 분류할 경우 기존의 십진분류법이 갖지 못한 장점이 있다. "대다수 도서관들은 매년 2~3% 책을 분실 또는 제 위치가 아닌 곳에 놓아 사실상 대출이 불가해집니다. 책의 크기로 분류하면 그럴 염려가 아예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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